[맛있는 여행] 93-아름다운 경관과 맛이 공존하는 아산시 신정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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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93-아름다운 경관과 맛이 공존하는 아산시 신정호수

김영복 식생활연구가

  • 승인 2025-12-08 16:48
  • 신문게재 2025-12-09 10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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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신정호. (사진= 김영복 연구가)
서울역에서 열차나 지하철을 타면 일찍이 온천으로 유명한 온양온천역을 갈 수가 있다.

이번 맛있는 여행은 아름다운 경관과 맛이 공존하는 아산시 신정호수로 떠나 본다.

신정호수는 온양온천역에서 약13km 정도 떨어져 있는 인공호수로 이곳은 야외음악당, 잔디광장, 음악분수공원, 생태수상공원 등 친환경적인 테마별 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곳이다.

신정호가 위치한 곳은 충청남도 아산시 방축동 일원이며 오목천(烏木川)의 중류이다. 주변은 대략 남고북저 지형으로, 남쪽 지역은 동쪽부터 월라산[247m], 황산[347m], 금암산[318m], 보갑산[319m], 덕암산[260.5m]으로 동서 방향의 산줄기가 이어져 있다.

이 산줄기와 신정호 사이에는 낮은 산과 사이사이에 형성된 들판이 신정호 남쪽에 닿아 있다. 남남서에서 북북동 방향으로 길쭉한 신정호 동서 양쪽에는 온양 남산 산줄기와 치학산 남쪽 산줄기가 저수지와 대략 나란히 이어져 있다. 신정호 북쪽의 오목천 주변은 저지대 평야를 이룬다. 오목천은 덕암산 북쪽 신창면 창암리에서 발원하며 보갑산 북쪽 황산천 물을 받아들인 뒤 신정호 상류에서 황산 북쪽 초사천의 물을 받아 신정호를 이루며 다시 북쪽으로 흐르다 행목천 물을 추가로 받아들이고 흘러 곡교천에 합류한다.

신정호 인근에는 조선시대에 이미 희안제(希安堤)라는 저수지가 있었다. 희안제는 18세기 중엽의 『여지도서』「온양군읍지」의 '제언'조에둘레 1,920장, 수심 6척의 연방제(蓮坊堤), 둘레 1,800장, 수심 3척의 종야제(宗也堤)와 함께 기록되어 있는 저수지이다. 조선시대에는 인공적으로 만든 저수지를 주로 제(堤) 또는 제언(堤堰)이라 하였고, 저수지(貯水池)는 일본

인들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로 추정된다.

일제는 산업화의 결과로 식량이 부족해지자 우리나라에서 쌀을 수탈하여 이를 보충하고자 1920년부터 이른바 산미증식계획을 추진하였고, 이러한 일환으로 1926년 1월26일 인 일제강점기 온양수리조합 설립을 총독부로부터 인가를 받았는데, 이 당시 아산군수는 홍우숭(洪祐崇)이었다.

홍우숭(洪祐崇)은 1923년 4월에 아산군수로 임명되어 1927년 3월까지 4년 동안 재직하였다.

저수지 준공 직전인 1927년 3월 14일 자로 홍우숭은 홍성군수로 전임하게 되었고, 새로 아산군수로 온 조한욱(趙漢勖)이 마무리하였다고 하니 3월 말경에 준공하였는데, 이 저수지의 이름을 홍우숭(洪祐崇)의 공을 기념하기 위해서 저수지 이름을 '홍공제(洪公堤)'라 하였고, 제방 동쪽 끝 둔덕 위에 지금도 남아 있는 준공비에도 '홍공제(洪公堤)'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해방이후 홍공제(洪公堤)'는'마산저수지(馬山貯水池)'로 개칭하였는데, 이는 이곳에 저수지가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마산(馬山)'이라는 명칭의 마을이 있었기 때문에 수몰된 부락(部落) 명을 따 저수지 이름을 '마산저수지'라고 했다.

이후 신정호 바뀌게 되었는데, 1904년에 일본 자본가 등이 온양행궁(溫陽行宮)을 강탈하여 온양관이라는 일본식 여관 겸 대중탕으로 영업을 시작하였고, 1922년에 현재의 장항선인 충남선 철도를 신설한 경남철도주식회사가 1926년 인수한 뒤 서양식 건물로 신축하여 신정관(神井館)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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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구이. (사진= 김영복 연구가)
당시 신정관(神井館)이라는 온천과 숙박시설을 운영하던 지금의 온양관광호텔 전신인 경남 철도주식회사에서 저수지에 수상각을 짓고 휴식처를 제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는데, 이곳이 경남철도주식회사에서 신정관의 부속시설로 이용되면서 그 이후부터 신정호라 부르게 된 것이다.

온양온천에 목욕을 위해 왔던 사람들은 신정호에 들러 쉬거나 놀다 가는 경우가 많았으며, 당시에 온양온천이 '조선의 자랑거리'라고 했을 만큼 단연 우리나라 최고의 휴양 및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왔고, 신정관의 부속 유원지인 신정호에도 역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이미 초기부터 술과 음식을 팔던 수상각 외에도 '야가다'라고 부르던 유선(遊船)인 큰 놀잇배 유람선. 두 명 정도 타고 노를 젓는 작은 놀잇배, 모터보트, 수중 자전차 등도 갖추고 있었으니 당시로서는 최첨단의 유원지라 할 수 있었다. 낚시는 물론이고 가을 단풍도 구경 거리였으며 겨울에 스케이트도 탈 수 있었으니 이곳은 사계절 유원지가 된 셈이다.

신정호는 무넘기의 동남쪽, 수상각 주변의 흔히 '유원지'라고 일컫던 곳 일대만으로는 공간이 부족해졌다. 저수지 건너편, 제방 남서쪽의 천마산 옥련암 아래에도 저수지 가에 음식점들이 생겨 길게 이어졌다. 수상각 비슷하게 물 위에 띄워 만든 수정궁도 새로 들어섰다.

신정호는 1970년대까지는 인근 지역의 마을이나 각종 모임을 갖는 사람들이 단체로 와서 놀다 가는 곳으로 아녀자들은 모처럼의 나들이를 위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오기도 하고, 술과 음식을 장만해 가지고 와서 북과 장구를 치면서 노래하고 춤추며 놀기도 하였으며 전축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중에는 속칭 악사 또는 밴드를 불러 노는 것이 유행하기도 하였다. 뱃놀이를 즐기기도 하고 사행성이 있는 소소한 오락시설들도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산정호 제방 주변에 다수의 맛집들과 수상보트를 즐기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이곳에 역시 일제 강점기인 1936년 한광호씨가 광흥루라는 상호로 한식집을 개업하였다.

그러나 해방 즈음에 주메뉴로 장어구이를 하게 되고 1957년부터 '영춘'으로 바뀌었고, 1976년부터 또다시 '연춘(戀春)'으로 바꿨다.

광복 당시 광흥루의 주메뉴가 한식에서 장어구이로 바뀌게 된 이유는 제방공사로 신정호의 물이 빠지자 장어가 가득한 것을 보고 주메뉴를 장어구이로 바꾼 것이다.

광흥루의 대물림은 1대 한광호에 이어 2대 연춘의 안주인인 어머니 김예남의 손맛을 현재는 3대 한경수, 현금옥 부부가 이어오면서'연춘(戀春)'을 지키고 있다.

가을 단풍이 짙게 물든 늦가을에 지인과 함께'연춘(戀春 충청남도 아산시 신정호길 67)을 찾았다.

이 집은 건물 자체도 남 다르다.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목조 건물로 충청남도의 향토지적 재산으로 선정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오래전부터 각종 언론을 통해 유명해진 곳으로 초기에는 조병옥박사 부부가 즐겨 찾았고 박정희대통령과 김영삼대통령도 즐겨 찾던 곳이라 고 한다.

늦은 점심인데도 '연춘(戀春)'의 호수가 식탁에는 많은 식도락가들이 장어구이를 시켜 식도락을 즐기고 있었다.

호숫가의 식탁 이만한 경치의 뷰 맛집이 있을까 싶다.

특히 이 집은 '비극은 없다''장군의 아들'을 쓴 소설가 백파(白坡) 홍성유(洪性裕1928~2002)선생의 『한국 맛있는 집』 666점에 선정된 집이다.

백파(白坡)선생은 필자와도 인연이 많은 분으로 99년 '한국 맛있는 집 1234점' 북한산 베어하우스에서 열렸던 출판기념회 당시 필자가 사회를 본 적이 있다.

특히 말년 건강이 안 좋으실 때 필자가 선생님 대신 맛집 취재를 다닌 적이 있었다. 홍 선생님이 다녀간 맛집'연춘(戀春)'에 와 『한국 맛있는 집』 666점 간판을 보니 선생님과 생전에 함께 활동했던 모습이 떠올린다.

'연춘(戀春)'은 장어구이말고도 메기매운탕과 새우매운탕, 닭구이, 닭야채볶음, 시래기장어탕 있다.

우리는 소금구이 한마리와 양념구이 한 마리, 그리고 시래기장어탕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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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구이. (사진= 김영복 연구가)
필자는 바다 붕장어구이나 민물장어 모두 좋아한다.

붕장어는 담백한 맛으로 먹고 민물장어는 입안에 감기는 찰진 맛으로 먹는다.

그러나 바닷가 출신인 우리 아내는 담백한 붕장어구이를 더 좋아한다.

주방에서 초벌구이를 하느라 장어구이를 시켜 놓고 한 20여분을 신정호의 물결을 가르며 달리는 모터보트를 바라보며 기다렸다.

모터보터를 탄 손님들이 간간히 손을 흔든다. 식탁에 깔리는 밑반찬들이 꽤 정갈하다. 장어구이용 생강채와 특제소스가 제공되는데, 남다른 이 집만의 노하우가 담겨 있는 소스의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초벌구이한 장어구이가 식탁에서는 식지 않게 연한 불에 데우기만 한다.

연춘의 장어구이는 장어의 깊은 속살부터 구워져 부드럽다. 장어는 간장양념장 위에 고추장 양념장을 덧칠하는 연춘만의 노하우로 구워 장어와 양념장의 어우러짐이 씹을수록 다채롭게 입안으로 퍼지며 진정한 장어구이의 깊은맛을 느끼게 해준다.

장어의 맛이 너무 흐물거리지도 않고 질기거나 퍽퍽한 느낌이 없이 탱글거리는 육질이 달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맛이 있다.

그리고 소금구이는 담백한 것이 고소한맛이 난다.

이 집의 민물장어는 같은 사이즈만 고집한다고 한다. 민물장어가 작으면 육질이 연해 씹히는 맛이 없고, 너무 크면 맛이 질기고 퍼석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장어탕은 장어의 부산물을 넣어 끓인 탕인데, 들깨가루와 시래기가 들어가 입안에 착 붙는 것이 시래기가 부드러우면서 짜지 않고 구수한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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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 장어탕. (사진= 김영복 연구가)
장어 한 마리씩 다 먹고도 시래기 장어탕 한 그릇을 거뜬히 해치웠다. 노포 중에 노포인 '연춘(戀春)'에서 몸보신을 하고 가는 느낌이다.

사실 우리는 풍천장어를 어느 특정 지역의 장어로 잘못 알고 있는데, 풍천장어는 바람을 따라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장어라는 의미이다.

옛사람들은 뱀장어가 알을 낳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뱀장어 알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알을 낳지 않는데 어떻게 번식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그 결과 온갖 종류의 황당한 이론이 탄생했다.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기 위해 설치한 한국통감부가1908년에 간행된 『한국수산지(韓國水産誌)』 제1집에 의하면 "장어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잡혔다. 특히 남해안에서 많이 잡혔다." 그러나 일부러 잡지는 않았다고 한다. 『조선통어사전』에는 사람들이 잘 잡지 않고, 뱀처럼 생겨서 먹기를 꺼리고 일본에만 판매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먹기 시작했다.

조선 중기의 문신 남용익(南龍翼1628 -1692)이 효종 6년(1655) 조선통신사(朝鮮通信使)의 종사관으로 일본에 다녀왔다 기록한『부상록(扶桑錄)』의 「문견별록(聞見別錄)」식생활기록에 "일본인들은 구이(炙)는 생선이나 새(鳥)로 하는데 뱀장어를 제일로 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1949년 10월 9일 한글날을 맞이해 한글학회 한글전용촉진회에서는 왜색 간판을 고쳐야 한다면서 '가마야키'를 '뱀장어구이'로 제안했다. 그만큼 식민지시기에 이 음식이 조선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모양이다. 김영복 식생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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