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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응진 전 논산문화원장 |
5일 논산시 신년 교례회에 참석해 단상에 오른 박응진 전 논산문화원장(86·사진)은 덕담을 넘어 논산시정의 현주소를 꿰뚫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박 전 원장은 가장 먼저 논산시정과 지역 정치권 내부에 흐르는 ‘불협화음’을 정조준했다. 그는 “논산 발전을 위해 한뜻으로 달려야 할 시장과 국회의원이 마음을 합치지 못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말문을 열었다.
특히 그는 권력의 본질을 ‘시민의 손가락’에 비유하며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주었다. “시장과 국회의원이 가진 권력은 누군가 주머니에 넣어준 것이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투표에서 나온 것”이라며, 공인으로서의 개인적 감정이 공무에 투영되는 것을 경계하고 시민의 뜻을 최우선으로 받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정치권을 향한 일성에 이어, 시민들에게는 당당한 주권 행사를 요청했다. 그는 시민을 ‘권리를 위탁한 주인’으로 정의하며, “위탁받은 사람이 일을 잘못할 때는 언제든 그 권한을 회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선출직 공무원들이 시민을 두려워하고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결국 시민의 깨어있는 관심과 실천에서 나온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약사 출신이자 운수업 경영인, 그리고 문화원장 등을 역임하며 평생을 지역 사회의 다양한 층위에서 헌신해 온 그는 기술 만능 시대 속 ‘문화’와 ‘인문학’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피천득의 시 ‘5월’의 한 구절을 낭독하며, “낙엽이 지면 다시 피지 않는 인생이기에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사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삶의 철학을 공유했다. 86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시를 사랑하고 삶을 성찰하는 원로의 모습에 장내에는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박 전 원장은 “힘없는 노인의 말이라도 귀담아듣는 정치가 실현되길 바란다”며 때로 느껴지는 소외감을 솔직히 토로하기도 했으나, 이내 “건강이 허락하는 한 매년 시민들과 만나 소통하겠다”며 지역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시민 A씨는 “지역 어른으로서 정치권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고, 동시에 삶의 지혜를 나눠주신 귀한 시간이었다”며 “시장과 국회의원이 원장님의 말씀대로 화합해 논산의 밝은 미래를 열어주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갈등과 분열의 시대, 박응진 전 원장이 던진 ‘협치’와 ‘주권’ 그리고 ‘인생’에 대한 메시지는 논산 사회가 올 한 해 되새겨야 할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논산=장병일 기자 jang39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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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