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용성 교수 |
올해 1월 CES에서는 집안일을 대신하고, 물건을 옮기며, 청소하는 가정용 로봇들이 선보였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Neo'라는 이름의 가정용 로봇이 시판되고 있다. 가정용 로봇이 곧 우리의 일상이 될 것이라면, 산업 현장의 변화는 훨씬 더 급격하다. 현대차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로봇 생산 비용은 여전히 높지만, 이 로봇이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의 범위를 보면 공장 현장의 상당수 직원을 대체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현대차 노조는 해당 로봇을 공장에 단 한 대도 들여올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필자는 최근 미국 출장에서 이미 자동화되고 있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 웨이모(Waymo) 자율주행 택시는 완전 무인으로 안전하게 도심을 누비고 있었고, 배달 전문 로봇이 거리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아직 미래처럼 느껴지는 일들이 미국에서는 이미 일상이 된 것이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무인 택시를 타고, 배달 로봇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가 머지않아 우리의 현실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도입 속도는 다소 느릴 수 있지만, 결국 우리 삶 속으로 점차 스며들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만약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 때문에 이러한 기술 도입이 지연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AI 강국'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피지컬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의 여러 기업도 피지컬 AI 시대에 발맞춰 로봇 기반 자동화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점차 직업의 소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 입장에서는 심각한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대학에서 인재를 양성해도 정작 일자리가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대학은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사회·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강력한 변화의 물결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변화해야 한다.
첫째, 대학은 단순히 취업을 위한 학문적 기반을 제공하는 기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과 적응 역량을 길러주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졸업생들이 갈 수 있는 전통적인 직장은 점점 줄어들겠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직업도 많이 등장할 것이다. 대학은 학생들이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
둘째, 지역 기업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지역 기업들이 자동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분명 인재가 필요한 영역이 있을 것이다. 대학은 이러한 수요를 지속적으로 파악해 이에 맞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개편해야 한다. 산학협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빠르게 대응하는 민첩성이 필요하다.
셋째, 교육과정의 유연한 개편이 필수적이다. 전통적인 학과 신설이나 교육과정 개편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모듈형 교육이나 마이크로 디그리와 같은 방식을 활용하면, 피지컬 AI를 비롯한 신기술 분야의 교육을 비교적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구조 자체가 더욱 유연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 인재들의 재교육 허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급격한 기술 변화 속에서 재교육이 필요한 인재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기관은 바로 대학이다. 지역의 다양한 재직자와 경력 단절자를 대상으로 재 교육을 실시하고,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평생교육의 중심 허브로 기능해야 한다. 이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이자, 동시에 새로운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피지컬 AI 시대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다. 지역 대학이 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지역 사회의 혁신 거점이자 인재 양성의 핵심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변화를 인정하고, 빠르게 움직이며, 끊임없이 혁신하는 자세다. 지금이야말로 지역 대학이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결정적인 시점이다.
/김용성 충남대 사범대학 기술교육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정바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