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통과가 무산된 진짜 이유는 절차나 내용보다는 동상이몽(同床異夢)의 이중성에 있다. 통합을 내세웠으나 어느 시점부터 서로 다른 생각과 길을 가고 있었다. 특별법 유보 결정이 "아주 잘된 일"이라는 이장우 대전시장의 평가도 어쩌면 그 방증의 하나일 수 있다. "국민의힘이 선거 유불리를 이유로 통합을 가로막았다"는 더불어민주당도 그 주장을 겸허히 되비춰볼 일이다. 한쪽은 통합 방식이, 다른 한쪽은 통합 자체가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서가 아니었는지 양당에 엄정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법안 보류의 발단을 제공한 것은 지자체의 공공연한 반발이나 지역의 공감 부족만은 아니라고 본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통합과 야당의 방안이 교집합을 이루지 못해서다. 공론화 과정 부족보다 더 반성해야 할 것은 통합을 위한 진정성 결여다. 허물이나 화를 남에게 돌리는 가화어인(嫁禍於人)의 행보 대신 분명한 대안을 제시해 이제라도 명분과 원칙론 뒤로 숨지 않고 재추진해야 한다.
끝나면 다시 시작한다는 종이부시(終而復始)라는 말이 있다. 갈등의 마침표를 찍지 않은 채 6월 지방선거를 놓치면 2028년 총선 무렵에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5일 충남 지역 타운홀 미팅에서 언급한 "모범적 통합"의 길에서는 어긋났지만 2월 임시국회 기간 법사위에서 재논의해 본회의에 상정할 길은 다행히 열려 있다. 끼리끼리 초록동색의 결과로 1호 행정통합은 놓쳤으나 완성도 높은 광역 통합의 기회는 남았다. 아집과 구태의연함을 벗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3월 3일까지 계속되는 본회의 기간을 놓치지 않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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