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여행] 103-바다 내음 물씬한 보령의 건강 향토음식 ‘세모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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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103-바다 내음 물씬한 보령의 건강 향토음식 ‘세모국’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 승인 2026-03-30 17:01
  • 신문게재 2026-03-31 10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보령의 향토 음식인 세모국은 3~4월에만 맛볼 수 있는 제철 별미로, 외연도 등 인근 섬 갯바위에서 직접 채취한 천연 해조류인 세모가사리를 주재료로 사용합니다. 세모가사리는 양식이 불가능해 희소성이 높고 항암 및 중금속 배출 등 건강 효능이 뛰어나며, 조선 시대 지리지에도 기록될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귀한 식재료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조개 육수에 세모가사리를 넣어 끓인 시원하고 꼬들꼬들한 세모국을 최고의 해장 음식으로 꼽으며 그 맛과 영양을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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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외연도. (사진= 김영복 연구가)
봄이 오는 3월~4월 보령에 가면 향긋한 지역의 향토 음식 '세모국[細毛羹]'을 맛볼 수가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내년 겨울에나 가야 맛볼 수 있는 제철 음식이다.

세모국은 보령 사람들이 '세모가사리로 부르는 '참가사리'로 끓인 국이다.

세모가사리의 학명은 세모(細毛)가사리, 참가사리의 학명은 Gloiopeltis furcata, 또는 Gloiopeltis tenax이다.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外煙島)의 주민들은 추운 겨울철에 갯바위에서 가시리를 채취한다.

세모 가시리는 서해안의 갯바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해조류였지만 지금은 외연열도(外煙列島)에 속하는 외연도·대청도·중청도·수도·횡견도·외횡견도·외오도·오도·황도·당산양도·무마도·석도 등 약 10여 개의 섬들 중 일부 섬 갯바위에만 자생하고 있다.

보령에서 해장국으로 즐겨 먹는 세모국[細毛羹]을 메뉴로 내놓는 집은 몇 군데 있으나 필자는 보령시의 신시가지인 동대동에 자리 잡고 있는 생선매운탕집 대화식당(충남 보령시 큰오랏6길 45 전화 041-932-5109)을 추천하고 싶다.

대화식당의 주인 내외가 외연도에서 이곳 대천으로 이사 와 개업한 지 올해로 30여 년이 된다고 한다.

외연도는 충남의 수많은 부속 섬 중 제일 먼 서해 바다의 섬이다.

외연도는 대천항에서 53km 떨어져 있어 뱃길로만 꼬박 두 시간 반을 헤쳐 나가야 만날 수 있는 섬이다.

외연도는 낚시와 트레킹, 섬 여행으로 유명해 매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데, 다만 섬 지역 특성상 배편 시간표와 예약 방법을 미리 확인하지 않으면 당일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

외연도 배편은 보령 대천항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을 통해 이동할 수 있으며, 계절과 날씨에 따라 운항 시간이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출발 전 최신 시간표 확인이 중요하다.

이 섬은 지척에 도달하기까지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신비함에 싸여 있다. 이름처럼 짙은 해무가 섬을 감쌀 때가 많아 망망한 바다 한가운데서 불쑥 솟아오른 듯한 외연도의 모습과 만나게 된다.

약 20만 평의 크지 않은 섬이지만 바다에서 곧바로 솟아오른 세 개의 산이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이루고 있어 탄성을 자아내게 하며 산들이 온통 상록수림에 덮여 있어 신비함을 더해 준다.

외연도에 도착하면 섬 전체를 둘러보는 트레킹 코스를 따 둘러보는 것을 추천하고 대표적인 관광 코스로는 외연도 해안 산책로, 상록수림, 외연도 등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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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외연도. (사진= 김영복 연구가)
특히 외연도는 낚시 명소로도 유명해 광어와 우럭 낚시를 즐기려는 여행객이 많이 찾는 섬이다. 섬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하루 정도면 주요 관광지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

보령시에 속한 70여 개의 섬들 중 가장 먼 거리에 있으며, 주위에 자그마한 섬들을 호위하듯 거느리고 있어 흔히 외연열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십여 년 전만 해도 해마다 해상에서 열리는 어시장(魚市場)인 파시(波市)가 형성될 만큼 어장이 발달한 곳이었다.

'참가사리'는 붉은말무리 홍조류에 딸린 바다풀로 키 5~15cm쯤이고, '풀가사리'와 비슷하나 몸이 두껍고 속이 빈 구멍이 훨씬 작은 편이다.

서해안 일대에서 자라는 해조류인데 김처럼 갯바위에 민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곳인 '밭미테'에 서식하는 것을 썰물로 바닷물이 빠졌을 때인 일곱 물부터 아홉 물까지 조수가 가장 많이 빠져나가는 사리에는 수백 평의 바위가 드러난다. 물속에 잠겼던 바위가 드러나면 황금빛의 세모가시리가 드러난다. 물 때에 맞춰 외연열도 주민 중 10여 명이 각자 어선을 이용해 황도로 간다. 바위 위에 돋아난 세모가시리는 전복 껍데기나 수저를 이용해 긁어 채취했으나 오랜 시간 작업하기에 나쁘므로 손잡이가 달린 전용 긁갱이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긁갱이로 쓱쓱 갯바위를 긁으면 삐죽이 자란 세모가시리가 떨어진다. 세모가시리와 더불어 톳·돌김·돌미역 등도 함께 채취하기 때문에 이물질이 거의 없다.

'세모가사리'는 한국의 양식이 안 되고 겨울철 1월에서 봄철인 4월 소량만 생산되기 때문에 쉽게 맛보기 어렵다. 현지 식당에서도 재료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점심 특선 정도로만 판매한다.

충남 보령에서는 '참가사리'를 '세모가사리'라 하는데, '가는 털'과 닮았다 하여 '세모(細毛)가사리'라 부르고 있다.

가슬가슬해서 가시리라고 하지만 경상도에서는 '까실까실하다'고 '까시리'라 한다. 경남 통영에서는 다양한 국에 넣어 먹고, 전라도 해안마을에서는 '새미'라 하여 파래 등속과 말려 자반으로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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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가사리. (사진= 김영복)
청정 해역에서 자란 '세모가사리'는 맛과 향이 일품인데다가 민물로 씻어 햇볕에 말린 후 기름에 볶거나 생것을 굴과 함께 끓여 굴국으로 먹기도 하는데, 건강 기능성 성품을 함유하고 있어 귀한 해조류로 취급받고 있다.

광해군 3년(1611)에 귀양지인 전북 함열에서 허균(許筠)이 쓴 『성소부부고(惺所覆藁)』 권 1-2에는 "細毛。西海皆有。而海西最好-세모 서해에는 모두 나는데, 해서(海西)에서 나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되어 있다.

조선 후기 『육전조례(六典條例)』에 의하면 "기름·꿀·밀랍,소찬(素饌)·후추를 관장한 의영고(義盈庫)에서 소선(素膳 : 고기나 생선이 들어 있지 않은 반찬)에 김(海衣) 등과 함께 세모(細毛)"가 들어가 있다.

17세기 조선 중기 때 인물인 금곡(金谷) 박상연(朴尙淵.1631-1696)의 문집 『금곡집』(金谷集) [해의국사(海衣國史)]는 해조류인 김을 의인화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영호남 지방에서 '짐(朕. 임금이 자기를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이라고 부른 김과 어려서 삭발하고 스님이 된 황태자 세모(細毛) 등 해초류를 의인화했다."

충남 보령에서는 '세모가사리'의 역사가 꽤 깊다.

참가사리인 세모(細毛)는 일찍이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세종지리지(世宗地理志)」와 조선 후기 실학자 유형원(1622~1673)이 편찬한 전국 단위의 사찬 지리지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 충청도(忠淸道) 우도(右道) 홍주진(洪州鎭) 보령현(保寧縣) 토산(土産)에 '참가사리[細毛]'가 등장한다.

1959년 5월 13일 동아일보 기사에 "상공부 수출 결손 보조금으로 5억 원을 계상했는데, 15개의 대상 품목 중 '세모가사리'가 포함되었으며, 1966년 5,30 매일경제 기사에는 '방임원시산업수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가냘픈 해녀들의 손으로 '세모가사리', '불등가사리'를 연간 314만 톤을 채취 80여만 불의 외화를 획득한다"고 했다.

1967년 4월 26일 매일경제 기사를 보면 정부는 수출입 기준가 10% 상하한가 발표에 '동가사리'와 '뜬세모가사리'는 8불 50센트, '불등가사리'는 15불 50센트를 정했다.

세모가사리는 일본 사람들이 아주 좋아해서 한때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었으며, 일본에서는 세모가사리의 중금속 해독 효과가 알려지면서 학생들 급식에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오르는 메뉴라고 한다.

이렇듯 '세모가사리'는 식이섬유, 미네랄 및 무기질과 비타민 그리고 항산화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영양소 덕분에 성인병 예방, 혈액 개선, 중금속 배출 등 다양한 건강 효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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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해장국 세모국. (사진= 김영복 연구가)
한편 일본에서는 '세모가사리'를 '후쿠로노리(フクロノリ)'라고 한다. '후쿠로노리(フクロノリ) 유출물 중 끈끈한 물질 속에 들어 있는 후노란 성분은 면역력을 강화해서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어서 갑상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요오드는 갑상샘 호르몬인 티록신(thyroxine) 생성에 필요한 미량 원소인데, 1일 섭취 권장량이 100~150㎍(0.1~0.15mg)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적은 양이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요오드 섭취량은 3000~4000㎍(3.0~4.0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인 150㎍의 20배가 넘을 정도로 많은 편이다.

대장암, 간암, 유방암 등 암세포 증식 억제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소화 기관인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해 몸의 붓기를 빼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몸의 열을 내리고 단단하게 뭉친 것이나 가래를 삭이며, 소화를 도와준다. 그래서 몸에 열이 있는 사람의 갑상선 종양이나 담이 결린 데, 명치 밑이 단단할 때, 치질을 치료한다. 또한 열량이 낮아서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저칼로리로 미네랄, 식이섬유가 많은 건강 해초다.

장의 기능을 조정하는 일, 즉 정장 작용과 다이어트 수용성 식이섬유 후라논 해초 중에도 많은 고농도이며, 장내를 정리하여 변비를 해소하고 비만을 예방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 갑상선에서 오는 관절의 통증에도 좋다고 한다.

고추장 속에 넣어 두었다가 맛이 든 뒤에 꺼내 먹는 세모장아찌, 또는 세모를 채쳐서 양념한 세모채로도 먹는다. 또한 회충을 없애는 효과가 있어서 구충제로도 이용된다.

비교적 채취 역사가 오래된 보령에서는 '세모(細毛)가사리'를 이용한 세모국을 끓여 해장으로 즐겨 먹는다.

세모국은 세모가사리와 조개로 육수를 내고 파, 마늘로 양념해 끓여 낸다. 보통 맑은 국물로 먹지만 취향에 따라 된장을 넣어 구수한 맛으로 먹기도 하고, 얼큰한 맛을 원한다면 고추장을 풀어 먹기도 한다. 세모가사리의 꼬들꼬들한 식감과 바다 향이 나는 국물의 시원한 맛 때문에 지역 주민들에게 해장 음식으로 사랑받는다.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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