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불안 사회에서도 빛나는 봄꽃은 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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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불안 사회에서도 빛나는 봄꽃은 피어나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 승인 2026-03-30 17:01
  • 신문게재 2026-03-31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심은석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산과 들에 봄이 가득하다. 하얀 목련에서 불타오르는 벚꽃에서 봄의 향기가 피어난다.

세상이 전쟁과 사건 사고, 고물가와 원화 하락, 소비가 줄어든 빈 상가, 걱정과 불안에도 따뜻한 봄은 어느새 곁에 다가왔다.



세상은 위험하고 피로하고 불안해도 지금 이 순간 소중한 꿈들이 봄꽃처럼 피어 난다면, 세상은 온통 꽃밭 되지 않겠느냐고,하나 둘 예쁜 꽃 피면 결국 활활 타오른다고, BTS 방탄 소년단의 메아리치는 아리랑 노래에 하루를 연다.

베스트셀러로 작년 발행된 '불안 사회'라는 한병철 교수 책을 집어 들었다. 고려대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하다가 삶에 대한 의문과 불안을 잠재우러 떠난 독일에서, 선지자들처럼 사색하는 연구를 통해 현대사회 아픈 곳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한 교수는 위험사회와 피로사회에 대한 잔잔한 해법과 함께 현대인의 근원적인 고독의 문제와 불안 심리를 심층적으로 진단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멈출 수도 없고 지쳐서 멈추지도 못한 채, 끊임없이 흔들리는 사회를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경쟁이 집어삼키는 번 아웃의 피로시대에서 나아가 '불안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과 가축처럼 길 들여지는 인간사회의 굴레를 비판하고 있다. 과거에는 "너는 할 수 있다"는 긍정의 명령 아래 스스로를 혹사시키다 성취의 뒤켠에서 탈진했다면, 지금은 "언제든 탈락할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멈추지 못한 채 달려가는 피로가 이제 불안이 되어 인류와 사회 공동체를 흔들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인간은 타인의 강제가 아닌, 스스로 욕망과 목표에 의해 과잉 생산과 착취하는 성과에 몰입했다.

지난 40년간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번영 속에 한국은 눈부시게 발전하였고 그 흐름에 올라탄 신흥국들이 강대국이 되었다. 이제 정보, 인터넷 사회를 빠르게 넘어서며 초지능 (ASI) 시대를 살아가는데, 오늘날의 불안은 우울과 분노, 무기력의 절망이 혼합하여 다가와 멈추지 않고 불안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 무한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한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미래는 예측 불가능해졌으며, 사회적 안전망은 흔들리고 우리는 삶을 설계하기 전에, 생존을 걱정하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초지능 AI 사회에 취업 준비 청년은 끝없이 스펙을 쌓지만, 고용은 사라져 정답을 알지 못하고, 직장인은 성과를 내면서도 해고의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스트레스와 불안이 가득하다. 더 잘하려고 더 노력하고 더 효율적으로 계산하면 불안이 사라질 것이라 기대하지만, 승자독식 적자생존의 무한 경쟁에 살아간다. 노력은 더 많은 비교를 낳고, 효율은 더 높은 성과를 갈구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불안을 생산하는 삶의 구조에 허우적댄다.

우리가 피로와 불안에서 벗어나려면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내려놓고 타인과 비교의 고리를 끊고 삶의 목표를 좋다는 직업이나 권력, 돈이 성공이라는 경로에 매몰될수록 불안은 더욱 커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시 '삶'을 회복하는 것, 과잉의 노동에서 과잉의 가능성에서 한 번뿐인 소중한 삶을 옥 쥐며 어두운 불확실에 흔들리는데, 욕심이 가득한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 자유로운 선택과 만족과 보람, 자존과 믿음으로 우주보다 소중한 자신을 보듬고 가꿔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스스로 몰아붙이다 지쳤고, 멈추지 못한 채 계속 달려가는데 더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왜 달리고 있는지를 다시 묻는 일이 필요하다. 이 아름다운 행성의 주인인 만물의 영장,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잔인한 전쟁과 파괴, 불안하고 시끄러운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감싸주는 따뜻한 봄꽃이 올해에도 다시 찾아와 피어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방향 없이 속도를 내는 삶은 홍수에 휩쓸리는 흙탕물이라고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보이는 데까지만 가거라. 목소리 들리는 곳까지만 가거라", "너무 멀리 가면 돌아갈 길 잃을까 두렵다"는 풀꽃 시인의 속삭임이 오늘 아침에는 더 크게 들린다.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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