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여행[ 106-가평 잣나무 숲을 걷는 맛 있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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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106-가평 잣나무 숲을 걷는 맛 있는 여행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 승인 2026-04-27 16:57
  • 신문게재 2026-04-28 8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가평의 '잣향기푸른숲'은 축령산 일대에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잣나무 숲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과 무장애 나눔길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깊은 휴식과 힐링의 시간을 제공합니다.

신라 시대부터 명성이 높았던 가평 잣은 1970년대 식목 사업을 통해 전국적인 특산물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는 고위험의 수확 과정을 거쳐 식용 및 약용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기력 회복과 미용에 탁월한 효능을 지닌 잣은 잣죽이나 잣두부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으며, 인근 아침고요수목원과 연계한 1박 2일 여행 코스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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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나무 숲길. (사진= 김영복 연구가)
이번 맛있는 여행은 아내와 함께 힐링도 할 겸 잣의 고장 가평을 찾기로 했다.

가평 상면에 위치한 축령산과 서리산 일대에 우리나라 최대의 잣나무 숲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곳 '잣 향기 푸른 숲'은 산림치유 프로그램과 숲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산림휴양공간으로 산림청이 선정한 명품 숲길 10중에 하나다.

서울 경기권에서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90년 이상 된 잣나무 숲에서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곳은 전체 길이 약 6.5km 정도의 잣나무 숲이 펼쳐져 산림욕과 치유 효과가 탁월하다.

가평 여행에서 명소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곳은 그래도 아침고요수목원을 들 수 있다.

가평 잣향기푸른숲을 가려면 아침고요수목원을 이정표로 삼는 게 좋다. 아침고요수목원 가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약 3.5km를 더 올라가면 잣향기푸른숲에 이른다.

이번 여행에서 아침고요수목원은 몇 번 다녀온 적이 있어 생략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유를 가지고 아침고요수목원과 '잣 향기 푸른 숲'을 함께 다녀오는 일정을 잡아도 좋을듯 싶다.

아침고요수목원과 '잣 향기 푸른 숲'모두를 즐기기에는 1박 2일 코스로 잡는 것이 여유로운 힐링을 즐기기에 좋을듯싶다.

어쨌든 잣향기푸른숲 매표소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매표소를 지나 200m 정도 오르면 잣향기푸른숲의 중심이자 시작점인 축령백림관에 이른다.

잣향기푸른숲은 축령산과 서리산의 해발 450~600m 사이에 조성되었다.

이곳은 숲 체험과 산림치유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산림휴양공간으로 축령백림관, 잣향기 목공방, 화전민마을, 힐링센터, 물가두기 사방댐 등의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나무데크가 깔린 무장애 나눔길이 1km가량 조성되어 있어 누구나 편하게 잣향기푸른숲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마침 이곳 직원이 나와 "가파른 길로 가지 마시고 무장애 나눔길로 가시면 힘이 안 들고 힐링을 즐기며 오르실 수 있습니다."며 길 안내를 한다.

쭉쭉 뻗은 높은 나무와 우산처럼 하늘을 가리며 펼쳐진 푸른 잣나무 가지들이 장관을 이루는 무장애 나눔길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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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골. (사진= 김영복 연구가)
아내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 공연히 미안한 생각이 든다.

이곳은 어디에 카메라를 대도 포토 죤(Photo Zone)이라 할 수가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

잣은 삼각형 또는 달걀형으로 날개가 없으며, 양면에 얇은 막이 있고 길이 12∼18㎜, 지름 12㎜이다. 가을에 채취하여 식용하거나 약용한다. 잣을 약으로 사용할때에는 해송자(海松子)라고 하는데, 한문으로 백자(栢子), 송자(松子), 실백(實栢)이라고도 한다.

잣은 신라시대부터 우리나라의 특산으로 명성이 높아 예로부터 중국에까지 널리 알려져서 당나라 때의 『해약본초(海藥本草)』에는 그 생산지를 신라로 기재하였다. 또, 명나라 때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신라송자(新羅松子)라 칭하기도 하였다.

중국어로는 신라송(新羅松)이라 하는데, 신라시대 때 한국산 잣이 알려져서 고급품으로 취급받은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잣나무를 조선 소나무란 뜻의 '조센마쓰'(チョウセンマツ)라 한다.

가평은 산이 많은 고장으로 잣나무가 자라기 좋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한편 오늘날과 같이 가평 잣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70년대 초에 일어난 화전 정리 사업과 식목 사업이다.

1968년 1월 21일 김신조가 이끄는 북한 특수 부대원 31명이 파주를 거쳐 산악 지대를 이용하여 서울로 진입하게 된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후 정부는 주민들이 산속에서 거주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1972년 정부는 화전민들에게 한 가구당 35만원을 주고 자진 철거하고 이주하도록 권유하였다. 이것이 1차 화전 정리 사업이다. 1차 사업이 끝나고 도유림 식목 사업이 시작되었는데, 당시 낙엽송과 잣나무를 심었다. 오늘날 낙엽송과 잣나무가 심어진 산비탈은 과거 화전을 하던 자리이다. 당시 심었던 잣나무는 20~30년이 지난 후 부터 수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2000년대 전후는 가평 잣이 본격적으로 많은 수확물을 내놓게 되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잣은 8월 하순부터 12월 중순 사이에 수확하는데, 잣나무는 도유림에 있기 때문에 매년 주민들은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에 신청을 하여 마을 사업으로 받아서 작목반과 합의하여 잣을 수확한다고 한다.

잣을 딸 때는 긴 사다리와 장대가 있어야 하며 나무에 오르기 위해서는 나무의 줄기에 발판 역할을 할 수 있는 스파이크(spike)나 갈고리(spur)를 부착하여 작업자가 나무 줄기를 딛고 올라갈 수 있도록 설계된 신발 또는 발목 장비인 승족기 (昇足器)를 차야 한다. 먼저 긴 사다리를 나무에 대놓고 올라간 후 다시 더 위로 높이 올라가야 원활하게 딸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매우 위험하다. 높이 올라가야 하나 잣나무가 약하기 때문에 가지가 부러질 우려가 커 위험부담이 크다. 따라서 잣나무에 올라가는 사람은 생명 보험을 들어놓고 있다고 한다. 잣나무 상단에 올라가서 비교적 안정된 곳에 앉아서 장대를 휘두르며 잣을 딴다. 이때 올라간 나무만 따는 것이 아니다. 장대가 닿는 것은 다 딴다. 보통 다섯 그루의 잣을 따고 내려온다. 전수 조사를 한 후 전체 수확량의 10%를 경기도에 세금으로 낸다. 그리고 10%는 마을 발전 기금으로 사용하며 나머지는 나무에 올라간 사람의 몫이 된다. 잣나무에 올라가는 것은 수익은 좋으나 매우 위험하여 대개 60대 이하의 사람들이 올라간다. 나무가 약하기 때문에 몸무게도 가벼워야 한다. 여자들도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다. 잣 수확이 많은 해도 있고 적은 해도 있다. 날이 너무 더우면 쭉정이인 불잣이 나온다고 한다.나무에 올라 장대로 치면 잣은 송이채 떨어진다. 떨어진 송이는 자루에 담아서 탈곡장으로 옮기게 된다. 보통 한 그루에 네 자루 정도의 잣송이가 생산된다. 탈곡장에서 탈곡을 하면 송이에서 알맹이가 떨어진다. 이것을 '피잣'이라고 하는데 대개 잣송이 네 자루를 탈곡하면 피잣 한 자루 즉, 40㎏이 나온다.피잣의 껍질을 벗겨야 판매할 수 있는 '백잣'이 된다. 이렇게 백잣이 생산되면 주민들은 탈곡장에 도정비를 지불하고 도매로 판매를 한다고 한다.

우리의 속담 중 어떤 사람에게 불행한 일이 생기면 그와 가까운 사람이 함께 동정하며 서러워한다는 말로 소나무가 말라 죽으면 잣나무가 슬퍼하고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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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두부 전골과 잣두부 김치. (사진= 김영복 연구가)
옛 의학서적에는 "잣을 백일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300일을 먹으면 하루에 500리를 걸을 수 있다."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절에서는 선방 스님들이 용맹정진 즉 안거(安居) 중 일주일 동안 잠을 자지 않으면서 정진할 때 반드시 잣죽을 먹는다고 한다. 동치미 물김치와 함께 잣죽을 내놓는데 잣죽을 먹으면 기운이 나고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잣죽에 관한 기록은 1919년 심환진이 상주군청 괘지에 필사한 한글 필사본인 조리서 『시의전서(是議全書)』 및 조선후기의 실학자 유암 홍만선(流巖 洪萬選:1643년~1715년)이 지은 농업 책이자 가정생활 책인 『산림경제(山林經濟)』등의 문헌에 '잣과 쌀을 3:1 내지 2:1의 비율로 한다. 만드는 법은 먼저 쌀을 물에 담가 불린 다음 곱게 갈아서 앙금이 가라앉게끔 정치시키고, 잣은 물을 조금씩 주면서 곱게 갈아서 앙금을 가라앉힌다. 쌀 간 것과 잣 간 것의 윗물을 함께 모아 한소끔 끓인 뒤 먼저 쌀앙금을 넣고 중간 불에 끓여 쌀 녹말이 충분하게 호화되게 한 다음 잣 앙금을 넣고 고르게 섞으면서 중간 불에서 끓인다. 잣의 향이 풍기면 주걱으로 떠올렸을 때 걸쭉하게 흐르는 정도로 농도를 조절한다. 먹을 때 소금으로 간을 하거나, 또는 꿀로 달게 하고 소금을 약간 가미한다.'라고 되어 있다.가평에는 잣을 활용하여 잣막국수, 잣콩국수, 잣국수, 잣닭갈비, 잣해물짬뽕, 잣곰탕, 잣죽를 개발하여 판매한다고 하나 더러 잣콩국수나 잣 막국수 메뉴를 적은 식당들이 간간히 눈에 띄기는 하지만 가평 시내를 둘러봐도 잣을 이용한 음식이 그렇게 활성화 된 것 같지는 않다.

경기 가평군 북면 가화로 777 에 위치한 명지쉼터가든에서 잣국수, 잣곰탕, 잣죽, 해물짬뽕을 판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시간 관계상 명지쉼터가든은 후일 다시 방문하기로 하고 가평 시내에서 잣죽 한 그릇을 한 후'잣 향기 푸른 숲'을 방문하고 잣 향기 푸른 숲'과 '아침고요수목원' 갈림길 인근에 위치한 '옛골'이라는 토속음식전문점에 들러 저녁식사로 잣두부전골을 시켰다.

잣두부전골과 함께 잣두부김치가 함께 따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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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두부 김치. (사진= 김영복 연구가)
갑자기 잣두부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잣을 갈아 넣었을까? 그런데, 잣두부전골의 잣두부를 입에 넣으니 고소한 잣이 씹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잣두부김치이 하얀 두부에 잣 하나가 빼꼼히 나와 인사를 한다.

이내 의문이 풀리기 시작한다. 우리 부부는"잣이 씹히내..."하며 미소를 지었다.

잣에는 지방유가 약 74% 정도 들어 있고 그 주성분은 올레인산·리놀렌산이다. 약성은 온화하고 맛이 달다. 오래 먹으면 노인성 변비에 장의 유동운동을 촉진시키면서 배변을 용이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가래가 나오지 않는 이른바 마른기침을 하는 사람이 복용하면 폐의 기능을 정상으로 이끌면서 기침을 멈추게 한다. 또, 사람이 너무 수척하고 기운이 없을 때 먹으면 기운이 소생하며, 피부가 윤택하여지고 탄력을 얻게 되므로 미용에도 좋다. 그러나 설사와 물변을 보는 사람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민간에서는 변비치료제로 활용되었으나 약용보다는 주로 식용으로 주로 쓰여 왔다. 각종 음식에 고명으로 들어가며 죽을 끓여 먹기도 한다.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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