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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영 충남농업기술원 농촌지원국장 |
이러한 흐름 속에서 5월 24일까지 충남 태안에서 열리는 국제원예치유박람회는 매우 의미 있는 자리다. 특히 박람회장 내 '치유농업관'은 치유농업의 가치와 가능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핵심 전시관이라 할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나는 치유농업의 가치는 단순한 느낌이나 경험에 그치지 않고, 축적된 연구 결과를 통해 과학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15년간 국내 치유농업 관련 연구 1400여 건을 통합 분석한 결과,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스트레스·우울·불안이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자아존중감과 자기효능감, 대인관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과 연계한 현장 실증 연구에서도 치유농업은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조현병 및 우울증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치유농업 활동이 기존 약물치료를 보완하며 정서적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미 네덜란드는 치유농업을 보건·의료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자연과의 접촉과 농업 활동이 인간의 심리적 회복을 촉진한다는 사실이다. 흙을 만지고 식물을 돌보는 과정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자기효능감을 회복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확장하는 '치유의 과정'이 된다.
충남농업기술원은 이러한 치유농업의 과학적 가능성에 주목해 선제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치유농업 기반 조성을 위해 전문 인력 양성, 치유농장 인증 확대,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에 힘쓰고 있다.
더불어 농업과 복지·보건을 연결하는 새로운 서비스 모델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사회서비스 사업과 연계해 아동·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이 치유농업을 경험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확대한다.
특히 치유농업 시설의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된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에서는 전국 91개소가 지정되었으며, 이 가운데 충남은 12개소, 약 13.2%를 차지해 경기도에 이어 전국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는 치유농업이 단순히 농업의 새로운 소득원을 발굴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적 시도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농촌은 더 이상 생산의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치유와 회복의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지역사회 돌봄과 건강 증진을 지원하는 공익적 서비스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전시·체험·치유 서비스가 결합한 충남형 치유농업 통합공간인 치유농업관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사례 전시를 통해 치유농업이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충남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딸기, 국화뿐 아니라 100년 구기자나무, 토감, 무추처럼 신기한 작물들과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치유농업사가 치유농업관에 대한 해설을 진행하고, 하루 4번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아동·청소년, 성인, 가족 대상 생애주기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누리집'에서 예약이 가능하며, 일부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우리는 지금 '얼마나 빠르게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치유농업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회복시키며,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제시하는 중요한 해법 중 하나다.
과학으로 입증되고 정책으로 확장되는 치유농업.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더 많은 이들이 그 가치를 경험하고, 일상 속에서 작은 치유를 시작해 보길 기대한다. 흙을 만지는 순간, 우리는 이미 회복의 길 위에 서 있다. /이진영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농촌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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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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