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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불안증후군과 발목통증, 지간신경종에 대해 뇌와 신경뿐 아니라 척추와 골반, 근육과 관절, 그리고 발까지 하나의 연결된 구조로 보아야 한다. (그래픽=AI 활용 손정형외과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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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문호 손정형외과의원 원장 |
▲밤만 되면 다리를 움직이고 싶다 '하지불안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은 가만히 있을 때 다리에 설명하기 어려운 불쾌한 감각이 생기면서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는 질환이다. 잠자리에 누우면 다리가 저리고 당기거나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 쑤시거나 근질거리는 느낌을 호소하기도 한다. 쉬거나 가만히 있을 때 심해지고, 움직이면 일시적으로 좋아지며, 낮보다는 저녁이나 밤에 악화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기본적으로 신경계 질환이다. 뇌의 철 대사 이상과 기저핵의 도파민 기능 이상이 중요한 병태생리로 거론되며, 철결핍·신장질환·말초신경병증·수면장애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러나 노인의 하지불편감을 신경계 문제만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나이가 들수록 척추 기립근과 몸통 근육의 힘이 약해지면서 허리가 굽고 무게중심이 앞으로 이동한다. 그러면 골반과 고관절, 무릎과 발목 주변 근육이 끊임없이 보상해야 하고, 하지 관절과 근육에는 반복적인 피로가 쌓인다. 이러한 근력 저하와 잘못된 보행이 하지불안증후군의 직접 원인은 아니지만, 하지의 피로감·당김·저림을 증가시키고 기존 증상을 더 심하게 느끼도록 할 수 있다.
손문호 손정형외과의원 원장 "노년기 하지불안증후군 진료 시에는 철분 수치와 신경학적 문제뿐 아니라 척추 자세, 허리·엉덩이 근력, 보폭, 보행 균형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 적절한 근력운동과 걷기, 장시간 같은 자세를 피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가조했다.
▲발목이 아프면 퇴행성관절염일까 '만성 발목통증'
나이가 들어 발목이 아프면 흔히 '연골이 닳아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물론 관절염도 중요한 원인이지만 발목은 무릎이나 고관절과 조금 다르게 보아야 한다. 젊은 시절 발목을 자주 접질렀거나 골절을 경험했던 사람이 수십 년 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제대로 치료하고 재활하지 않은 발목 염좌가 반복되면 만성적인 발목 불안정성과 통증이 생기고, 장기적으로 연골과 뼈 손상,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디가 아픈가, 언제 아픈가, 어떤 동작에서 아픈가를 찾는 것이 진단의 시작이다. 발목 앞쪽인지, 안쪽·바깥쪽인지, 아킬레스건 주변인지 환자에게 손가락 하나로 가장 아픈 곳을 짚어보게 하는 것만으로도 진단 방향이 달라진다. 아침 첫걸음에서 아픈지, 계단을 내려갈 때 아픈지, 오래 걷거나 울퉁불퉁한 길에서 불안한지도 중요한 단서다. 노년기에는 한 곳이 아프면 다른 곳이 보상한다. 허리가 굽으면 고관절과 무릎이 달라지고, 무릎이 아프면 발목과 발에 실리는 하중도 달라진다. 발목만 치료해서 해결되지 않는 환자가 있는 이유다. 발목통증을 '나이 탓'으로 참고 지낼 필요는 없다. 정확한 원인을 찾고 근력·균형을 회복하며 신발·보조기·운동치료를 적절히 활용하면 상당수 환자에서 통증과 보행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신발 속에 돌멩이가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간신경종'
정형외과 진료실에서 환자가 '걸을 때 앞발바닥에 작은 돌이 하나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면 떠올려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지간신경종, 흔히 모튼신경종(Morton's neuroma)이라고 부르는 질환이다.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중족골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압박과 자극을 받아 신경 주변 조직이 두꺼워지면서 통증과 이상감각을 만드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발생 부위는 세 번째와 네 번째 발가락 사이이다. 앞발바닥이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 아프고, 발가락까지 전기가 오는 듯 저릴 수 있다. '양말이 접혀 있는 것 같다', '구슬을 밟고 걷는 것 같다'고 표현하는 분도 많다. 오래 걷거나 앞볼이 좁은 신발을 신으면 통증이 심해지고, 신발을 벗거나 발을 쉬게 하면 편안해지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도 노년기의 보행 변화가 중요하다. 하지 근력이 감소하고 보폭이 짧아지며 균형이 떨어지면 발바닥에서 체중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밀어내는 방식도 달라진다. 발볼이 좁거나 잘 맞지 않는 신발까지 더해지면 앞발에 반복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치료의 시작은 의외로 단순하다. 앞볼이 충분히 넓고 굽이 낮은 신발을 고르고, 중족골 패드나 적절한 깔창으로 압력을 줄여준다. 증상이 지속되면 약물·주사치료를, 보존적 치료에도 심한 증상이 계속될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걷는다는 것은 노년의 독립성을 지키는 일
하지불안증후군과 발목질환, 지간신경종은 서로 전혀 다른 질환처럼 보인다. 하나는 신경계 질환이고, 하나는 관절·인대의 문제이며, 또 하나는 발의 신경이 눌리는 질환이다. 그러나 노년기 환자를 보는 정형외과 의사의 입장에서는 이들을 완전히 따로 떼어 생각하기 어렵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척추 기립근이 약해지고 자세가 변하며, 하지 근육이 감소하고 보폭이 짧아진다. 균형능력이 떨어지면서 무릎과 발목, 발바닥에는 이전과 다른 부하가 반복된다. 뇌와 신경의 문제 위에 근육·관절의 문제가 더해지고, 잘못된 보행과 신발까지 겹치면서 환자가 느끼는 불편은 더욱 복잡해진다.
손 원장은 "노인의 다리와 발을 진료할 때는 통증이 있는 한 부위만 보는 것이 아니라 뇌와 신경, 척추와 골반, 근육과 관절, 보행과 신발까지 하나의 연결된 움직임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라며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노년의 독립성을 지키는 일이고 다리와 발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일찍 알아차리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 그리고 근력을 지키고 꾸준히 걷는 것. 그것이 오래도록 자신의 두 발로 세상을 걸어가는 건강한 노년의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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