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주민 '원정 의료' 고착화… 지방 의료 환경 변화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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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주민 '원정 의료' 고착화… 지방 의료 환경 변화 숙제는

지역 넘어 의료 소멸 위기 직면한 충청권
공공보건의료 3차 기본안 등 정부 대안은
건보 대전·세종·충청본부, 9일 토론회 마련
나 교수, '살던 곳서 끝까지 거주' 조건 발제
예방과 방문·재택, 간호·간병, 돌봄 혁신 필요

  • 승인 2026-09-09 17:49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대전·세종·충청 지역은 필수 의료 인력 및 인프라 부족과 수도권 원정 의료 심화로 인해 거주지에서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기 어려운 의료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토론회를 개최하여 지역필수의료법 시행과 예산 확충 등 정책 변화를 진단하고, 예방부터 사후 돌봄까지 아우르는 지역 완결형 공공의료 체계 구축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역 가산제 도입과 공공의료 거점 강화 등 실질적인 혁신안을 통해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드맵
2030년까지 시기별 과제. (사진=건보공단 제공)
대전과 세종, 충남·북 주민들은 은퇴 이후 '살던 곳에서 끝까지(Aging in Place, AIP)' 살 수 있는 의료 환경에 놓여 있을까.

현실은 필수 의료 공백과 의사수 및 첨단 의료기기 부족, 수도권 원정 의료 과다, 의료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3월 공포된 지역필수의료법과 상반기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및 제3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안 마련(2026~2030), 내년도 예산안에 지역 필수의료비 1.26조 원 배정, 2027년 초 지역필수의료법 전면 시행이 달라진 지역 의료 환경으로 대전환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본부장 이경란)는 9일 오후 3시 만년동 대전 서부지사에서 2026년 상생협의체 토론회를 열고, 달라질 의료 환경 진단과 미래 과제 찾기에 머리를 맞댔다.

냉정한 현실은 붕괴 위기란 표현으로 어울린다. 쉽게 말해 살던 곳에서 끝까지 살 수도 없고, 지금 현재로도 응급 상황에서 불안감을 떠안아야 하는 것으로 진단됐다.

이날 첫 순서로는 을지대 나백주 교수가 '지역필수공공의료의 이해와 발전 방향'이란 주제 아래 'AIP를 지탱하는 지역 완결형 필수 공공의료'에 대한 발제에 나섰다.

나 교수는 AIP를 복지가 아닌 '의료 배치'의 문제로 재정의하고, 올 한 해 동시에 진행된 입법·재정·시범사업 변화를 종합해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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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백주 교수가 이날 토론회에서 첫 발제에 나서고 있다.
▲무엇이 위기인가=나 교수는 지방소멸과 지역보건의료 소멸이 동시 진행되고 있다는데 문제 인식을 드러냈다. 65세 이상 진료비 비중이 2021년 43.1%에서 46.1%로 올라가고 있고, 인구감소지역 89곳과 취약 진료권 27곳의 지표가 이를 보여준다.

또 고령화로 만성 질환 및 복합 돌봄 수요 증가 대비 인구 감소로 의료기관 유지 기반이 약화되고 있고, 공중보건의 공급이 줄고 행위별 수가의 구조적 한계에 직면하는 등 3대 축이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의 성적표도 좋지 않다.

병원 신축과 증축 등의 인프라 지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으나, 치료 가능 사망률이 41.5명으로 목표치보다 11명 높고 이 지표의 지역간 격차는 1.55배로 목표치를 하회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재난적 의료비 발생률은 고소득층보다 10.6배, 미충족 의료 경험률도 1.9배 높았다. 여전히 경상의료비에서 차지하는 예방 영역 비중은 4.1%에 불과했다.

변화
2026년 달라지는 의료환경과 5개 제도 흐름.
▲계획만 반복되던 현실, 2026년부터 달라질까=외형적으로 올해 의료 정책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지역필수의료법과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되고, 내년 정부 예산안 중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가 1조 2614억 원에 달하고 있어서다.

▲지역완결형 필수 공공의료에 필요한 건 뭐=나백주 교수는 예방과 방문·재택, 급성기 완결(24시간 체제), 간호·간병, 퇴원 후 돌봄까지 모두 5가지를 지역 완결의료 체계의 완성으로 봤다.

그래야 말 그대로 '살 던 곳에서 계속 살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방문진료·재택의료에 이동시간을 보상하는 지역가산, 환자 등록 기반의 월정액 지불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의 공공병원 전 병동에 우선 시행, 공공의료 거점에 역할 지원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완결형
지역완결형 의료 구조.
이와 함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총리급 이상 상설 기구인 '국가시민건강위원회'로 격상하는 방안, 광역 단위로는 특별회계 자율 편성권 부여와 필수공공보건의료위원회란 통합 기구 구축, 시군구 차원에선 건강돌봄 통합보장협의체 운영안 시행을 언급했다.

나 교수는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미지정된 15개 진료권부터 채우기, 공공이 민간과 분업, 최초 접촉은 수요 측 유인으로 뒷받침, 방문·재택의료에 고정비 보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1차 의료를 국가 특별회계의 정식 프로그램으로 편입하고, 성과지표에 진료권 격차 축소를 성과로 넣는 등의 혁신안 추진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임정혁 대전시의사회장, 이주병 충남도의사회장, 양승덕 충북도의사회장, 양병준 우송대 교수, 배현숙 한국소비자교육원 대전시지부 회장, 손순란 충남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이 자리에 참석, 지역 의료의 혁신안과 중앙 및 지방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대책 추진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경란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장은 "오늘 토론회는 지역 필수 공공의료 체계 구축을 위한 정부 정책 변화와 의료계 및 지역민 의견수렴의 장으로 마련했다"라며 "민관학 협력을 통해 지역 및 의료계 현안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충청권 내부적으론 충남과 충북, 세종에서 대전으로, 다시 수도권으로 원정 의료가 횡행하고 있다. 암과 응급수술, 고위험산모, 심뇌혈관 질환, 소아 중증 등 필수 의료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원정 의료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뺑뺑이 전원으로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도 지속 발생하고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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