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식 화법 1: 여름에 아부지 복숭아 깎아드리는디 껍질이 두껍게 느껴지셨는지
"아이고야 니는 씨 먹을라구 그케 열쒸미 깎는겨?"
충청도식 화법 2: 충청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 둘째, 친구가 옷 잡아당기니깐
"이러다 이거 내년까지 입겄다.~"
충청도식 화법 3: 초복 때 몸보신한다고 삼계탕집 갔음.
사람 많아서 삼계탕 늦게 나오니까 같이 간 사람들 다
"아 배고프다. 언제 나오나...." 정도였는데, 충청도 분이 벨 누르더니,
"곧 가을이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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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방송과 인터넷 등에서 충청도식 화법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충청도식 화법이란 충청도 지역의 말투를 소재로 한 문화적 이미지로, 느긋하게 돌려 말하면서도 은근히 핵심을 찌르는 어투를 이른다. 말에 악의가 없어 해학적으로 해석되는 특징이 있다. 코미디언 중에 충청도 출신이 많고, 속도가 느리면서 말끝을 흐리는 충청도 사투리가 반전을 극대화하는 개그 소재로 채택되는 예가 많은 것도 우연은 아닌 듯하다. 반면에 "말이 느린 것이지 행동이 느린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희극적 요소를 어필하는 장면이 아닌 한 폭력물이나 액션 영화에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인물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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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식 화법이 화두에 오르면서 일본의 "교토식 화법"이 덩달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본 예능인 중에 오사카(大阪) 출신이 많다는 점에서 오사카식 화법과 충청도식 화법이 비교· 대조될 듯하나, '웃으면서 깐다'라는 교토식 화법이 '느리게 깐다'라는 충청도식 화법과 견주어지는 점은 극히 의외다.
교토식 화법은 겉으로는 칭찬·호의처럼 말하지만, 속뜻은 거절·항의·퇴장 등을 요구하는 우회적 완곡어법을 특징으로 한다. 흔히 교토식 화법은 일본어의 '혼네(本音)'와 '타테마에(建前)'를 잘 보여주는 실례로 꼽힌다. '혼네'와 '타테마에'는 개인의 실제 감정과 욕구 등 본심을 숨기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예의를 지켜 갈등과 충돌을 피하고, 관계의 조화를 유지하려는 장치로 여겨진다. 교토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속마음을 더 숨기는 지역적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이해된다.
"말(言)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한국 속담이 있다. 말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속담으로, 막힘이 없이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말을 하더라도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충청도식 화법의 효용을 더듬어가다 보니, 솔직함이라는 명목으로 무례한 언사를 서슴잖고 선택하지는 않았는지 내내 옛 시간을 맴돈다.
박진희 명예기자(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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