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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정부출연연구기관, KAIST 등을 기반으로 AI와 반도체, 바이오, 우주·방산, 양자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전력 공급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은 대전산단을 항공 촬영한 모습. (사진=대전산업단지관리공단 제공) |
정부가 최근 발표한 충청권 첨단산업 민간투자 규모는 총 392조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충남에서는 올해 202조 원 규모의 투자사업이 착공과 인허가 등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단기적인 생산과 고용 증가에 머물지 않고 지역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기업 투자를 계기로 산업 기반을 확충하고 지역별 산업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충청권 전체의 선순환 산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충청권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확충하고, 지역별로 특화된 기능을 연결해 지역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방안을 제안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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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지역 경제계는 8월 12일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직접공급 허용과 대전산업단지 입주제한 업종 완화 등 규제개선 현안 15건을 전달했다. (사진=김흥수 기자) |
첨단산업 분야 기업들이 입지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크게 전력과 용수, 부지, 인재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연구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어도 공장을 가동할 에너지와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거나 적정한 산업용지와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기업 유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전이 대표적이다.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정부출연연구기관, KAIST 등을 기반으로 AI와 반도체, 바이오, 우주·방산, 양자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전력 공급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대전시의 전력자립도는 3% 수준으로, 사용하는 전력 대부분을 충남 등 외부 지역에서 공급받고 있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전력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확보는 기업 입지 경쟁력과 직결된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메가 프로젝트 계획에서 대전이 사실상 제외된 이유 중 하나로 전력 수급 여건을 지목하고 있다. 향후 산업 수요를 고려해 발전·송배전 등 관련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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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이 위치한 연동면 명학산업단지 위치도. (사진=세종시 제공) |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민간 산업과 일자리 등 자족 기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민간 산업을 육성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첨단기업의 투자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이를 개별 기업 유치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지역 산업생태계 형성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삼성전기의 8조 원 규모 투자계획은 세종의 민간 산업 기반을 한 단계 넓힐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된다. 다만 대규모 첨단 제조시설의 가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을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중앙부처와 국책연구기관이 밀집한 세종만의 정책·행정 역량도 충청권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차별화된 자산이다. 기업 지원과 규제 개선, 국가 정책과 지역 산업을 연결하는 기능을 강화한다면 대전의 연구개발, 충남·충북의 제조 기반과는 또 다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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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현 충남도지사와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8월 18일 충남도청에서 지역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지사는 천안·아산·당진·서산 4개 시에 충남 지역내총생산(GRDP)의 약 75%가 집중돼 있다는 점을 주요 개선 과제로 꼽았다.(사진=대전상의 제공) |
현재 천안·아산·서산·당진 등 서북부 4개 시에 기업과 제조업이 집중돼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의 산업이 밀집하면서 충남의 경제성장 역시 서북부가 견인해왔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최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천안·아산·당진·서산 4개 시에 충남 지역내총생산(GRDP)의 약 75%가 집중된 산업 불균형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결국 충남의 과제는 서북부의 성장을 다른 지역으로 어떻게 확산하느냐에 있다. 대기업 투자에 따른 협력기업과 공급망을 내륙·남부권까지 연결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는 새로운 산업 기능을 배치해 성장의 파급효과를 도내 전역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
지역별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충청권 전체의 산업구조를 연결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그동안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은 각자의 전략산업을 선정하고 기업과 국책사업을 유치하는 데 집중해왔다. 앞으로는 개별 지역 중심의 산업 육성을 넘어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산업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다.
충청권은 이미 이를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대전에는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국가 연구개발 역량이 집중돼 있다. 충남은 천안·아산의 반도체·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서산·당진의 자동차와 철강, 석유화학, 이차전지 등 국내 대표 제조업 집적지를 보유하고 있다. 충북 역시 청주를 중심으로 반도체와 바이오, 이차전지 등 첨단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대전에서 개발한 기술이 충남과 충북의 생산현장으로 이어지고, 제조현장에서 필요한 기술과 과제가 다시 대덕특구의 연구개발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개별 지역이 각각 움직일 때보다 더 큰 산업적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AI와 제조업, 바이오와 첨단소재, 반도체와 미래모빌리티, 우주·방산과 로봇 등 산업 간 경계를 넘는 융복합도 같은 맥락이다. 충청권의 경쟁력을 특정 산업 하나에서 찾기보다 연구개발과 제조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만들어내는 능력 자체를 경쟁력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는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의 산업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필요하다.
최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주춤하고 있지만 초광역 산업협력은 행정통합과는 별개의 문제다. 수도권에 기업과 인재가 지속적으로 집중되고 지방의 인구 감소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개별 도시가 기업과 대학, 산업시설을 각각 모두 갖추는 방식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5극 3특' 역시 행정구역을 넘어 권역별 산업과 교통, 인재, 생활권을 연결해 수도권에 대응할 성장거점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 추진되다 동력이 약화된 '충청권 메가시티' 역시 행정통합의 관점에 한정하기보다 장기적인 산업·경제 어젠다로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행정구역을 당장 합치지 않더라도 산업 분야에서 먼저 협력을 시작할 수 있다.
대전의 연구개발 역량과 세종의 정책·행정 기능, 충남과 충북의 제조 역량을 연결하고 광역교통과 산업인력 양성, 기업지원 시스템 등을 공동으로 구축한다면 충청권은 사실상 하나의 산업경제권으로 움직일 수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 주도의 메가 프로젝트를 통해 충청권에 400조 원에 달하는 민간 투자가 예정돼 있다. 이는 전례 없는 규모"라며 "이번 민간투자를 단순한 일시적 생산·고용 확대에 그치게 할 것이 아니라 산업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지역별 산업 클러스터를 연결해 초광역 산업협력을 현실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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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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