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보르도 둘러싼 英-佛 백년전쟁

[와인이야기]보르도 둘러싼 英-佛 백년전쟁

⑥ 와인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들

  • 승인 2007-03-15 00:00
  • 신문게재 2007-03-16 9면
  • 박한표 교수박한표 교수
17세기 유리병·코르크마개 개발
와인 제조·보관에 획기적 전기
20년간 전염병에 황폐화되기도


1.백년전쟁: 1152년 당시 프랑스의 한 공국(公國)이었던 아끼뗀느 공주인 알리에노르가 국왕 루이 7세(1137~1180)와 이혼하고 앙주 지방의 백작이었던 앙리 쁠랑따주네와 재혼했다. 바로 이 앙주 공작이 이후에 영국 왕 헨리 2세(1154~1189)가 되고 새로이 쁠랑따주네 왕조를 열게 되었으며 왕비가 지참금으로 바쳤던 보르도와 서남부 일대의 영토는 영국의 땅이 된다.

보르도와 서남부 지방의 와인은 곧 바로 영국의 식탁에 올랐고 프랑스의 왕위 계승권마저 주장하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백년전쟁(1337~1453)이 일어났다.

이 전쟁이 끝날 무렵 영국의 이익을 위해 끝까지 싸웠던 딸보(John Talbot) 장군이 1453년 까스띠옹(Castillon) 전투에서 전사함으로써 영국의 보르도지방 소유는 끝을 보게 되었고 또한 백년 전쟁도 끝나게 되었다. 이 후의 역사 속에서도 영국과 프랑스의 관계는 평탄치 못했다.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집권하면서 두 나라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되었다.

영국은 이에 맞서 보르도 와인을 금수조치하기에 이르렀고 보르도의 대체 시장을 찾아 나섰다. 바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훌륭한 대체 시장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와인이 발달하는 계기가 되었다. 19세기에 가야 영국과 프랑스는 관계 개선을 한다.

2. 유리병 개발: 17세기 유리병의 개발로 와인산업이 발전하면서 유명 와인에 라벨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1679년에는 동 페리뇽수사가 샴페인과 코르크 마개를 개발하여 와인의 제조와 보관에 있어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3. 프랑스 대혁명: 프랑스 혁명 이전의 영주나 수도원 소유였던 와인 산업의 시스템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프랑스 대혁명은 구체제와 신분제 등 왕정제도를 타파하고 새로운 부르주아 시민 사회의 탄생을 가져온 시민혁명이었다. 파리의 시민과 부르고뉴 등지의 농민들이 봉기한 것이다. 파리의 시민들은 바스티유 감옥을, 지방의 농민들은 영주의 성과 교회나 수도원들을 불태웠다. 혁명 정부는 봉기한 농민들에게 당시 교회와 영주가 소유하고 있던 토지, 물론 포도밭도 몰수하여 나누어 주었다.

따라서 오늘날 부르고뉴의 포도밭들은 영세한 규모로 여러 소유주들에게 나뉘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보르도 지역은 곧바로 신흥 금융자본에 의해 포도경작지가 대규모로 재통합되면서 넓은 경작지로 남게 된 것이다.

4. 큰 재앙: 1800년대부터 약 20년간 필록세라(Phylloxera)라는 전염병이 침투하여 포도원이 황폐화 되었다.

필록세라는 딱정벌레 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포도나무의 뿌리와 잎에 기생하여 혹을 만들어 나무를 말라죽게 하는 무서운 해충이다. 이후 유럽 전역에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 등 신세계 여러 나라로 이 포도 나무의 전염병이 번져 나갔다.

이 필록세라를 옮긴 것은 접목을 위해 들여왔던 미국의 포도나무였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이 전염병으로부터 포도나무를 구해준 것도 미국의 포도나무였다.

지금도 미국에서 들여온 수백만 그루의 토종 뿌리에 유럽의 포도나무 몸통을 접붙여 식재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교단만필] 목상초등학교서의 3년, 하루하루 소중한 나날들
  2.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용범·경제성장수석 하준경·사회수석 문진영
  3.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확대·AI기획수석·사법제도비서관 신설
  4. 대전현충원서 70주년 현충일 추모식 "모든 희생과 헌신을 가슴에 새겨야"
  5. NH농협은행 대전본부, 일손 돕기 봉사활동 실시
  1. 강훈식 비서실장 “태안화력 고 김충현 사망사고 엄중 처리”
  2. 李 “독립운동하면 3대 망하고 친일하면 3대 흥한다는 말 사라져야”
  3. 빨간 앵두 익어가는 숲속 배움터서 '즐거운 시간'
  4. (사)대한민국육군발전협회 대전세종지부, 현충일 맞아 애국심 고취 행사
  5. 대전YWCA, 현충일 맞아 임진각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캠페인

헤드라인 뉴스


세종시 `나노신소재`, 글로벌 시장서 기술 혁신 눈길

세종시 '나노신소재', 글로벌 시장서 기술 혁신 눈길

첨단 나노 소재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은 (주)나노신소재(대표 박장우)가 세종시 기업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김영신 원장은 6월 5일 부강면 나노신소재 본사를 찾아 중소기업 연국개발(R&D) 우수성과 선정기업으로서 성과를 눈으로 확인하고 간담회를 가졌다. 2000년 설립된 나노신소재는 나노입자의 2차 가공을 통해 슬러리 및 타겟을 생산하며, 미국과 폴란드, 일본에 법인을 두고 있다. 이 기업은 금속 및 비금속 산하물의 나노 미립자 합성 및 분산 기술을 자체 개발해 태양전지와 이차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8. 대전 유성구 노은3동 일대 카페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8. 대전 유성구 노은3동 일대 카페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충청 3선 강훈식 국회의원’ 이재명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 임명
‘충청 3선 강훈식 국회의원’ 이재명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 임명

이재명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에 충남 아산 출생인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국회의원(3선·충남 아산시을)이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4일 오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국무총리 후보자와 대통령 비서실장 등 새 정부 첫번째 인사를 직접 발표하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국무총리 후보자는 4선의 김민석(64년생) 국회의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는 이종석(58년생) 전 통일부 장관이 지명됐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강훈식(73년생) 국회의원, 안보실장은 위성락(54년생) 국회의원(비례), 경호처장은 황인권(63년생) 전 육군 대장, 대변인은 강유정(75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공공기관 시설물에 광고 전단지 안됩니다’ ‘공공기관 시설물에 광고 전단지 안됩니다’

  • 대통령 당선 현수막 대통령 당선 현수막

  • ‘제21대 대선 끝’…철거되는 벽보 ‘제21대 대선 끝’…철거되는 벽보

  • 제21대 대선 개표 시작 제21대 대선 개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