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임수정, 눈물에 담긴 세 가지 의미

  • 스포츠
  • 스포츠종합

'파이터' 임수정, 눈물에 담긴 세 가지 의미

입식격투기대회 '더 칸3'에서 호쾌한 승리

  • 승인 2012-01-16 00:13
승리가 확정되자 그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곧바로 양 손을 로프에 올린 채 고개를 푹 숙였지만 눈물은 좀체 멈추지 않았고, 어깨는 계속 들썩거렸다.

임수정(27)은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입식격투기대회 '더 칸3' 슈퍼파이트에서 미쿠 하야시(일본, 28)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이날 임수정(27)이 흘린 눈물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우선 기쁨의 눈물이다. 그는 지난 7월 일본 민방 TBS의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일본 남자 개그맨 3명과 불공정한 격투 끝에 전치 8주 부상을 당했다.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한동안 두문불출하며 시합 준비에 몰두했다. 그는 당시 사건에 대해 침묵했지만 세간의 입방아는 그칠 졸 몰랐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더구나 한일전이었다. 대회를 앞두고 부담감이 더욱 컸다. 그러나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은 멋진 경기로 이어졌다. 임수정은 호쾌한 타격으로 이날 하야시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또 하나는 안도의 눈물이다. 임수정은 전날 계체량에서 계약체중(54kg)에서 1.8kg을 초과해 2점 감점을 당한 상태에서 경기에 나섰다. 마음이 무거웠다.

그는 "계체할 때 힘들어서 시합 전날 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했다. 처음 운동 시작했을 때 기록을 살펴보며 '나는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경기내용 면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않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러나 한 수 위의 기량으로 하야시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마지막으로 고마움의 눈물이다. 어느덧 격투기 선수생활 8년차. 임수정의 이름 앞에는 늘 'K-1 최초의 여성 파이터'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격투기 팬들 사이에서는 '얼짱 파이터'로 유명하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격투기는 부상 위험이 항상 도사린다.

그래서 가슴 한 켠에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늘상 간직하고 있다. '운동하다 행여 다치면 어쩌나' 가족들이 늘 노심초사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경기 후 "미안하고 사랑한다"며 가장 먼저 가족에게 승리의 영광을 돌렸다.

팬들의 환호 속에 입장한 임수정은 강펀치를 내뿜으며 1라운드에서 우위를 점했다. 2라운드에서는 좌우연타를 쉴새 없이 퍼부어 하야시에 스탠딩 다운을 빼앗았고, 3라운드 중반 무렵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상대 안면에 적중시켜 두 번째 다운을 얻었다.

활발한 타격전이 전개되자 관중석은 후끈 달아올랐고, 임수정의 펀치가 적중될 때면 "임수정"을 연호하며 힘을 실어줬다. 관중에게 멋진 경기를 선사한 후 "자꾸 눈물이 난다"며 울먹거리던 임수정. 그녀는 예뻤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서산을 비롯한 서해안 '물폭탄'… 서산 420㎜ 기록적 폭우
  2.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재선출'
  3. 세종시 북부권 중심으로 비 피해...광암교 붕괴
  4. 천안교육지원청, 호우 특보 관련 비상대책회의 개최
  5. "위험경고 없었다" 금산 수난사고 주장 엇갈려
  1. 19일까지 충청권에 180㎜ 더 퍼붓는다…침수 피해 '주의'
  2. 이장우 "3대하천 준설 덕에…더는 물난리로 불편 없도록"
  3. 새솔유치원, '북적북적 BOOK 페스티벌'로 독서 문화 선도
  4. [문예공론] 점심 사냥
  5. 8년간 재활용품 수집으로 모은 1천만원 기부한 86세 이형진 할아버지

헤드라인 뉴스


폭우 오후 다시 온다…19일 새벽까지 시간당 50㎜

폭우 오후 다시 온다…19일 새벽까지 시간당 50㎜

충남권 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중인 가운데, 밤사이 강수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우려했던 추가 침수 피해는 가까스로 피해갔다. 그러나 서해상에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구름대가 점차 접근하는 중으로 오늘(18) 오후부터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예상돼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18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우려했던 강수는 밤사이 소강상태를 보이며 지역에 간헐적으로 비를 뿌렸다. 17일 오후 9시부터 18일 오전 8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천 춘장대 30㎜, 연무 16㎜, 태안 14.5㎜, 부여 10.9㎜, 대전 정림 9..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18일부터 나흘간 개최
제10회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 18일부터 나흘간 개최

올해로 10회를 맞은 대한민국 국제 관광박람회(KITS:Korea International Tourism Show)가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7홀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와 KITS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전시산업원이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국내외 관광업계 정보 제공의 장과 관광객 유치 도모를 위한 비즈니스의 장을 마련해 상호 교류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KITS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역별 특색을 살린 여행 콘텐츠와 국제 관광도시 및 국가 홍보, 국내외 관광 콘텐츠 간 네트워..

[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이슈현장] 꿀벌이 사라진다… 기후위기 속 대전양봉 위태

우리에게 달콤한 꿀을 선사해주는 꿀벌은 작지만 든든한 농사꾼이기도 하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수박, 참외, 딸기 역시 꿀벌들의 노동 덕분에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 공급의 약 90%를 담당하는 100대 주요 농산물 중 71종은 꿀벌의 수분 작용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꿀벌응애'라는 외래종 진드기 등장에 따른 꿀벌 집단 폐사가 잦아지면서다. 전국적으로 '산소호흡기'를 들이밀듯 '꿀벌 살리자'라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대전 지역 양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위험한 하굣길 위험한 하굣길

  •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폭우에 대전 유등천 교량 통제

  •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창구 준비

  •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 밤사이 내린 폭우에 충남지역 피해 속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