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법 유예, 해고위험은 여전…대학가 혼란

교원지위·1년이상 임용 골자 … 본회의 통과땐 시행 2년 연기

결국 논란이 됐던 '시간강사법'이 유예되면서 대학가의 혼란도 커질 전망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23일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열고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고등교육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에 통과한 '고등교육법개정안' 2016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시간강사법' 시행을 2년 더 유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강사법'은 오는 2018년 1월 1일로 연기된다.

벌써 세 번째 시행이 유예되는 '시강강사법'은 지난 2010년 조선대 강사 고(故) 서정민씨의 자살을 계기로 만들어진 법으로 시간강사에게 교원 지위(강사직) 인정과 1년 이상 임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한 학기 9학점 보장과 4대 보험 적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각 대학들이 비용 부담을 이용로 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대신 강사를 줄이고 기존 교수와 일부 강사에게 강의를 몰아주는 식으로 강사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시행이 유예됐다.

시행을 열흘도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강사법'이 유예되면서 대학가의 혼란도 커질 전망이다.

당장 우려가 제기됐던 시간강사들의 대량 해고 사태는 잠재워졌지만 상당수 대학들이 이미 시간강사 구조 조정을 위한 실질 절차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이미 시간강사를 본업으로 삼고 있는 상당수 강사들이 대학으로부터 다음 학기 강의 폐강 통보를 받거나 해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년간의 유예가 실질적인 문제 해결은 아니라는 점에서 대안입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역대 한 관계자는 “시행 유예로 당장은 강사를 줄이지 않아도 되지만 현재와 같은 고용보장과 처우개선 등을 맞추려면 장기적으로 강사들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벌써부터 비전업 강사들 위주로 초빙교수나 겸임교수 등으로 계약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