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등천서 물고기 의문의 떼죽음…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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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등천서 물고기 의문의 떼죽음…왜?

  • 승인 2016-01-17 16:52
  • 신문게재 2016-01-18 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17일 오전 유등천 상류에서 민물고기 수천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유등천 상류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것은 2009년 이후 7년만이다. 오리나 기러기 등 조류들이 폐사된 물고기를 먹고 죽을 수 있는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이날 오전 9시께 뿌리공원 환경보호요원인 황의삼씨가 중구 안영동 안영교에서 유등천 하류 쪽으로 붕어, 쏘가리 등 민물고기 1000여 마리가 집단 폐사된 것을 보고 중구청에 신고했다.

 폐사된 물고기들은 안영교에서부터 복수교 구간(약 1.6km)까지 발견됐다. 일부는 떠내려 와 버드내교 근방에서도 목격됐다. 유등천 상류인 안영교 위쪽(뿌리공원 방면)으로는 폐사된 물고기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을 찾아 물고기 사체를 따라가보니 안영교-사정교-복수교 구간에서 작은 피라미, 쉬리에서부터 어른 팔뚝만 한 붕어와 누치, 쏘가리 등이 하얀 배를 드러낸 채 죽어있었다.

 밤사이 떠내려 간 듯 안영교보다 사정교와 복수교 근방에서 죽은 물고기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천변에 가까울수록 아직 숨이 붙어 있는 물고기들이 수면 위로 입을 내밀고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하천에 들어가 돌을 뒤집자 치어(새끼물고기)들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대부분 죽은 상태였지만, 일부는 살기 위해 오염이 덜 된 천변 쪽으로 헤엄치기도 했다. 죽은 참게나 민물새우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정교 근방에서 만난 주민 송모(52)씨는 “산책할 겸 버드내 아파트에서부터 걸어 내려오는 길이었다”며 “죽은 물고기들이 하나둘 보이더니 복수교를 지나자 배를 드러내고 죽어 있거나 힘없는 물고기들이 많이 보여 놀랐다”고 설명했다.

 죽은 물고기 중에는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야생동물로 지정된 물고기도 있었다.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인 감돌고기와 퉁사리, 2급인 가시고개, 꾸꾸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유등천 상류에는 무대장어, 어름치, 미호종개, 꼬치동자개 등의 천연기념물도 서식하고 있어 이번 물고기 떼죽음에 의한 피해가 심각할 전망이다.

 또 유등천의 오리나 기러기, 덤불해오라기 등의 조류가 폐사된 물고기를 먹고 죽을 수도 있어 물고기 수거 등의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뿌리공원 환경보호요원 황씨는 “하천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멸종위기종이나 천연기념물이 유등천 상류에 많이 서식하는 편인데 이번 집단 폐사로 개체수가 줄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또 죽은 물고기를 오리나 기러기 등이 먹게 될 경우 죽을 수도 있어 폐사된 물고기를 빨리 수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구청은 복수교에서부터 안영교까지 폐사한 물고기를 수거하는 한편 물을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소에 수질검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복수교에서부터 안영교까지 죽은 물고기를 모두 수거하고 있다”며 “유등천 상류와 하류 쪽 물을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소에 수질 검사를 의뢰하고 조사 등을 통해 이번 집단 폐사의 원인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천 내 오물이나 오염물질, 독극물을 투기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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