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중도일보]김종희의 '섬 마을의 봄'

인생의 굴곡처럼
잿빛 스미는 날도
맑은 햇살이 비추는 날도
저 세월에 묻혀 순리대로
제각기 분주한 삶을 살아간다

승인 2018-04-25 06:19

오주영 기자

김종희 시인

섬마을 동백 처녀가

빨갛게 불타는 사랑을 하고 있을즈음

보슬비가 세상에 생명수를 뿌린다

수줍은 모습으로 꽃댕기 따는 봄도

어느새 설레임 머금고

예쁜 색동옷으로 갈아입는다

긴 겨울이 지나고

해빙기가 찾아온 땅 위로

사람들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씨를 뿌리고 자연의 섭리에 욕심 없이

순수한 모습으로 새날을 시작한다

인생의 굴곡처럼

잿빛 스미는 날도

맑은 햇살이 비추는 날도

저 세월에 묻혀 순리대로

제각기 분주한 삶을 살아간다

섬마을의 계절도

그렇게 봄의 전령을 올려놓고

비움으로 새 삶을 시작한다.

□김종희 시인은?

선진문학 회원

동인시집:(선진문학발간)민들레 외 다수

선진문학 소록도 시화전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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