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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새로운 대입제도에서 기하와 과학Ⅱ를 수능에서 제외한다. 수험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와 학습부담을 줄이겠다는 교육부의 취지다.
현재 중3 학생들은 고등학교에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으로 공부한다. 기존 이공계열은 '수학 가형', 인문사회계열 학생은 '수학 나형'을 치르던 것에서 모든 학생이 공통과목과 필수선택과목(확률과 통계 또는 미적분)을 치르게 된다.
2020학년도까지 수학 가형에 포함되는 기하는 필수선택과목에서 빠지고 기존 8과목이던 과학탐구영역 선택과목 중 과학Ⅱ(물리Ⅱ·화학Ⅱ·생물Ⅱ·지구과학Ⅱ)4개 과목도 빠지게 된다.
교육부의 이러한 방침을 두고 학계와 시민단체 사이에서 찬반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하와 과학Ⅱ를 빼는 것이 교육과정 취지에 맞다'라는 주장과 '이공계 진학생들의 기초학력과 경쟁력이 저하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교육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전국 학생·학부모 112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8명(86.7%)이 '2022 수능에 기하 과목이 들어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6명(66.4%)은 '과학Ⅱ 역시 2022 수능에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수학회 등 11개 학회로 구성된 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는 "2022학년도 수능을 현재처럼 가형과 나형으로 분리해야 하며, 이공계열 시험 영역에 '기하'를 포함해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등 13개 과학기술계 단체도 "수학·과학 교육을 축소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반대했다.
반면 학생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전의 한 중3 학부모는 "기하와 과학Ⅱ가 학생들의 경쟁력을 무조건 높이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창의융합인재를 키우겠다는 2015 개정교육과정은 물 건너가는 것인지, 학생 선택에 맞춰 과목을 운영하는 고교학점제는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 쉬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수학·과학계 주장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교육부가 20~24일께 대입개편안을 내놓겠다고 했으니 기다려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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