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인생은 '관계'다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심리 톡] 인생은 '관계'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 승인 2019-08-15 22:51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박경은

인생은 ‘관계’다.

 

교류심리학자 에릭 번(Eric Berne)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쓴 각본대로 살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것을 ‘인생각본’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삶에 대해 계속적으로 유지되는 확고한 어떤 결정을 가지고 있으려는 것으로 6세 이전에 부모를 포함한 의미 있는 주위사람들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각본에는 금지령(injunction), 허용(permission)과 같은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어린 시절에 자신에 대한 어떤 결단 즉 초기결단(early decision)을 내리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어떤 생활 자세를 가지도록 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 말라’,‘~중요하지 않다’.‘~가까이에 하지 말라’ 등의 금지형의 언어들이 ‘위험하니 가지마라’, ‘너는 아직 어리니까 가만히 있어라’, ‘너는 그것을 할 수 없어’, ‘결코 성공할 수 없어’ 등으로 자신의 욕구와 행동에 제한을 두게 된다. 그러한 것들이 단단하게 굳어지면서 자신 안에서 ‘행복해야 해’. ‘인정이 많아야 해’, ‘멋진 사람이 될 거야’, ‘성실해야 해’, ‘친절해야 해’라는 또 다른 구조의 틀을 만들어 놓게 된다. 그것을 비합리적 신념이라고 말한다.

 

인지행동치료의 창시자 엘리스는 사람들이 정서적 문제를 겪는 이유는 그 사람이 겪는 사건들 때문이 아니라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하여 ‘ABC이론’을 발표했다. 즉 어떤 사건을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기존의 생각들에 비추어 비합리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그 결과로 정서적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A 선행사건(Antecedents) ‘날씨가 추워서 뛰어감’

B 비합리적 신념(Beliefs) ‘나랑 함께 하는 게 싫은가!’

C 행동적 결과(Consequences) ‘기분 상함’

 

서두에 말했던 것을 토대로 설명하면, 추워서 뛰어간 것은 선행사건(A)이라 말할 수 있고, ‘나랑 같이 함께 하는 게 싫어서 그런가?’는 자신의 비합리적인 신념(B)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비합리적인 신념으로 기분이 상해서 싸우게 되는 결과(C)를 가져오게 된다.

 

이렇게 비합리적 신념이 자기 암시와 자기반복의 과정을 통해서 자기 안으로 스며들면서 정서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관계의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어릴 때 부모의 영향을 받더라도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로 우리는 성장한다.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고, 비록 어려운 환경일지라도 과거의 자신을 새롭게 결정할 수 있는 힘이 모두 내재되어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요구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으나 자신에 반복되어지고 버리고 싶은 행동유형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과 많은 부분이 닮았다고 생각한 연인들의 편지 일부다.

 

“내 마음이 심란하다. 눈이 내려서 세상은 깨끗한데 내 마음은 어둡다. ‘마음’이라는 것이 서로 같지 않아서 힘들다. 세상에 같은 마음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는 각도에 따라 보는 위치에 따라 마음의 무게는 달라진다. 저울로 달아 똑같은 마음일지라도 내가 생각하는 마음하고 상대가 생각하는 마음하고 다를 수 있다. 인간은 각자 유전자가 다르고 살아온 생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가 상대의 마음에 맞추고 상대가 나의 마음에 맞춘다면 그것이 같은 마음일까? 굳이 똑같은 틀에 맞추며 살아야하는 걸까? 내 마음이 많이 좋아져서 네 마음과 내 생각과 맞지 않아도 덜 속상해지겠지. 단단해진 증거일테지.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본성으로 돌아올 수도 있지만, 지금은 네 걱정뿐이다. 밤새워 고민하고 속상해 했을 네 마음이 먼저 보인다. 내 마음은 네게 많이 향해 있고, 어느 정도는 같다고 생각하고 나한테 다 맞추라는 것 아니라는 것 알고 있지만 나름대로 맞추고 있다. 네 생각 안에서 나를 생각하지 말아줘. 밤새 또는 짧은 시간이라도 맘대로 생각하지는 말자.”

 

여기서 주 내용은 ‘네 생각 안에서 나를 생각하지 말아줘’라는 말에 전달하고자 하는 많은 메시지가 숨어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게 되면 관계는 어렵지 않게 된다. 과연 관계가 어떤 것일까?

자신의 마음을 읽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읽게 된다면, 또 다른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가장 우선 자신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잘 드려다 봐야 한다. 순간순간마다 달라지는 감정의 변화를 잘 점검하다보면 자신의 마음의 움직임도 볼 수 있다.

 

인생은 ‘관계’다. 우리는 자기(Self)보다 사회적 자아로 잘 만들어 가고 있다. 즉 관계의 달인은 얼마만큼 상황에 맞게 가면을 잘 바꿔 쓰느냐에 따라 달인이 되는 것이다. 관계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가면을 벗고 내면의 깊은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다. 마음에서 말하는 것을 마음의 귀를 열고 듣는 연습이 중요하다. 그 연습이 잘 된 사람은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구미, 주민안전 무시한 보행자 보도정비공사 논란
  2. [대입+] 종로학원 2026 수능 가채점 정시 분석… 서연고 경영 280점대, 의대는 290점 안팎
  3. 세종시 어린이들의 '가족 사랑' 그림...최종 수상자는
  4. 초록우산 박미애 본부장, '시낭송 상금' 100만 원 기부 귀감
  5. 한남대, 2025 산학프로젝트 챌린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1. 건보공단, 미혼 한부모가정 위한 따뜻한 지원 눈길
  2. 충남대, 중국약과대학과 협약…바이오 재료·약학 분야 공동 연구 추진
  3. 세종충남대병원, '당뇨병 예방과 공연' 이벤트..건강한 삶 이끈다
  4. 세종도시교통공사, 저출산·지방소멸 해결 위한 시민 소통 강화
  5. 세종테크노파크, 네트워킹데이 개최...입주기업 성장 돕는다

헤드라인 뉴스


서연고 경영 280점대… 수도권 의대 285, 비수도권 275점

서연고 경영 280점대… 수도권 의대 285, 비수도권 275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한 정시 합격선 예측에서 서울 주요 대학의 경영·의학계열 합격선이 280~290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문과 지원확대와 의대 정원 원복, 탐구영역 선택 변화 등으로 인해 정시 지원전략에서 문·이과 모두 경쟁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종로학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어·수학·탐구(2) 원점수 합 기준으로 서울대 경영대학 합격선이 284점, 연세대·고려대 경영이 280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이 279점, 서강대 경영학부 268점, 한양대 정책학과..

캡틴 손흥민과 조규성의 합작…한국 대표팀 볼리비아에 2-0 승리
캡틴 손흥민과 조규성의 합작…한국 대표팀 볼리비아에 2-0 승리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캡틴' 손흥민과 조규성의 활약에 힘입어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홍명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9월과 10월 A매치에서는 스리백을 시험했지만, 이날은 포백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했다. 손흥민을 원톱에 세운 뒤 2선에 황희찬과 이재성, 이강인을 배치해 공격 라인을 꾸렸다. 중원조합은 김진규와 원두재를 내보냈고, 포백라인은 이명재, 김태현, 김민재, 김..

대흥동의 `애물단지` 메가시티 건물…인공지능 산업으로 부활하나
대흥동의 '애물단지' 메가시티 건물…인공지능 산업으로 부활하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설립을 앞둔 대전 중구 대흥동의 애물단지인 메가시티 건물이 기피시설이란 우려를 해소하고 새롭게 변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정부 부처 간 협력을 통해 미래 첨단 산업 및 도시재생과의 연계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은 국회의원회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관계자를 만나 대전 중구 대흥동에 인공지능 산업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대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메가시티 건물은 2008년 건설사의 부도로 공사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 ‘수능 끝, 해방이다’ ‘수능 끝, 해방이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