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존재하는 성소수자, 존재않는 조례

  • 오피니언
  • 기자수첩

[취재수첩]존재하는 성소수자, 존재않는 조례

임병안 취재1부

  • 승인 2015-11-01 16:49
  • 신문게재 2015-11-02 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지난 9월 대전에서 성소수자를 보호하고 동등한 인권을 보장하자는 내용의 성평등조례가 일부 단체 반발에 재수정 움직임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 남성 성소수자가 폭행당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자신을 '이반'으로 표현하는 남성 동성애자들이 찾는 대전 휴게시설에서 지난 9월 5일 20대 성소수자 남성이 상대 동성애 50대 남성을 폭행해 결국 뇌출혈로 사망하는 사고였다.

사고가 발생한 해당 휴게시설은 목욕탕처럼 샤워장과 탈의실을 갖추고 어두운 조명의 내실을 두어 동성애자들이 그 안에서 만남과 교제를 하는 곳이었다.

당시 동성애자 시설 내에서 폭행이 발생했을 때 업소는 소방본부에 알려 피해자를 병원에 옮겼으나, 경찰에 신고한 것은 사건발생 두 시간 후였다.

업소 위치도 안내되지 않을 만큼 조용하게 운영되는 성소수자 시설에서 폭행은 가려지고 고혈압에 따른 단순 변사사건으로 종결될뻔한 일이 경찰의 수사로 뇌출혈 타살로 확인된 사건이었다.

성소수자는 또 올해 대전경찰청 인권영화제의 핵심 주제이기도 했다. 현직 경찰이 직접 각본을 쓰고 촬영한 짧은 인권영화는 주민등록상 남성이고 성전환수술을 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하는 트랜스젠더를 조사하고 유치장에 수용하는 과정에서 관공서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견과 인권침해에 대해 그렸다.

이 인권영화는 대전에서 실제로 발생한 70대 트랜스젠더의 실화를 바탕으로 내가 성소수자와 마주했을 때 차별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할 준비가 돼 있냐고 묻는 듯했다.

지난 5월 제정된 대전시성평등조례에서 성적 지향성과 정체성 관련 성소수자를 보호하고 인권보장에 노력한다는 부분이 지난달 삭제됐다.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가 사회에 함께 존재하는 상황에서 유독 조례에서 그들의 존재가 삭제되면서 보편적 인권 보장도 함께 지워지는 게 아닌지 생각해 본다.

임병안 취재1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립한밭대 연구자 11명, 세계 상위 2% 과학자 선정
  2. 이번엔 대동교… 트램 공사로 15일부터 왕복 2차로 축소
  3. 대전 배추값은 낮아졌지만 속재료는 인상... 김장철 앞 부담 늘어날까
  4. 천안지역 택시 운수종사자 조합, 택시통합·행복콜 폐지 성토...'사회적 합의 우선'
  5. 청주 원도심 다시 잇는다… 공간·상권·생활에 새 활력 대혁신
  1. 대전 태평동5구역 재건축 사업 난항… 시공사 선정 문제에 조합 내부 갈등까지
  2. 허태정號 기조실장 '믿을 맨' 오나 친정체제 강화
  3. "부지 매입비 아끼고 주차난 푼다"…인천시, 공원 지하에 주차장 800면 조성
  4. 멈춰 선 충남교육공무직 순환전보… 법적 판단이 분수령
  5. 서산 온가족축제, 추억의 교복부터 맷돌커피까지, 10월 31일 '레트로 여행' 떠난다

헤드라인 뉴스


세종 2031년까지 중앙행정기관 44곳 이전… 행정수도 발돋움

세종 2031년까지 중앙행정기관 44곳 이전… 행정수도 발돋움

정부가 2031년까지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의 세종 이전을 추진하면서, 세종시는 국가 균형발전을 견인하는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도약할 중대한 전기를 맞게 됐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종식하고 세종시를 실질적인 국정운영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사실상 모든 중앙부처를 집결시키겠단 의지다. 정부는 임시 청사를 활용하는 27개 기관을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이전하고, 나머지 17개 기관은 2031년까지 독립 청사를 신축 후 순차적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특히 정부가 '행복도시법'상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된 외교·통일·국방·법..

이혼 후 분할연금 안주려고 국민연금 반환일시금 제도 악용
이혼 후 분할연금 안주려고 국민연금 반환일시금 제도 악용

이혼한 배우자에게 국민연금을 나눠주지 않으려고 국민연금 반환일시금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해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이 국민연금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이후 이혼한 시점에 상대 배우자로부터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신청했음에도 상대 배우자가 연금 대신 반환일시금을 선택해 분할연금을 받지 못한 배우자가 22명으로 집계됐다. 이혼 당시 '분할연금 신청' 여부와 무관하게 상대 배우자가 4억 8783만원의 분할일시금을 받아가면서 22명의 국민연금 수급권이..

충남경찰,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운영한 34명 검거… 주요 가담자 13명 구속
충남경찰,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운영한 34명 검거… 주요 가담자 13명 구속

충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가 해외 서버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34명을 검거하고 주요 가담자 13명에 대해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 수사결과, 총책 A씨(40대)는 2023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3개의 도박사이트를 개설 후 프로그램 관리, 범죄수익 관리, 콜센터 등을 운영해 회원들로부터 약 568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자금세탁책 2명과 공모해 103억 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상품권 거래로 가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회피하기 위해 핵심 조직원을 IT 전문가로 구성하고 서버 유지 관리를 직접..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어르신들의 신중한 한수 어르신들의 신중한 한수

  • 기온 뚝…‘겉옷 챙기세요’ 기온 뚝…‘겉옷 챙기세요’

  • 구직자들로 북적이는 대전 일자리박람회 구직자들로 북적이는 대전 일자리박람회

  • 대덕구의회 파행에 뿔난 주민과 단식 돌입한 김찬술 구청장 대덕구의회 파행에 뿔난 주민과 단식 돌입한 김찬술 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