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의 지역프리즘] 세종시 국회 분원이 더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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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식의 지역프리즘] 세종시 국회 분원이 더 현실적이다

  • 승인 2016-03-30 14:06
  • 신문게재 2016-03-31 22면
  • 최충식 논설실장최충식 논설실장
▲최충식 논설실장
▲최충식 논설실장
그 나물에 그 밥,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말들을 한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제법 괜찮은 건더기에 뜨끈한 국물 같은 공약이 숨어 있다. 포퓰리즘 커튼에 잔뜩 가려진 '세종시 국회 분원(分院)' 설치 공약이 그렇다. 새누리당도 29일 국회 분원 설치 공약을 내걸었다. 시간 순서상은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분원 공약이 하루 앞선다. 원래 더민주 총선 공약자료집에는 분원이 아닌 본원(本院)이었는데 시기상조 등의 이유로 한 발 후퇴했다. 새누리당은 “새누리당이 이미 공약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누가 원조인지를 여기서 가릴 의도는 추호도 없다.

본원이든 분원이든 거론해준 자체로도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결과적으로 같은 답안이 나온 것을 오히려 여야 공통된 인식의 토대로 평가하고 싶다. 2012년 말 정부세종청사 1단계 이전 즈음부터 필자가 국회 분원 설치를 신문사의 주장인 사설에 쓴 것만 10차례가 넘는다. 선거공약으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춘희 현 세종시장도 내걸었다. 그런데 포퓰리즘 교과서나 만난 듯 생급스럽게 대중주의 이데올로기의 포탄을 쏴대고 있다. 아무리 선거철이지만 형평과 균형을 잃은 처사로 보인다.

입법부가 내려오면 행정 비효율이 더 커진다고 급선회하는 태도는 더욱 비겁하다. 행정 비효율 걱정의 순수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국회 본원이 포퓰리즘이면 분원도 포퓰리즘일 터다. 정부세종청사는 정부대전청사 등과 더불어 제1의 중앙행정타운 구실을 너끈히 수행하고 있다. 집(세종) 놔두고 친정살이(서울) 하는 문제의 해결은 이제 시간, 예산, 행정력 낭비를 넘어 정책 품질과 행정문화로 승화시킬 계제가 됐다. 중앙행정기관 4단계 이전이 진행 중인 세종시가 규모 면에서 제2수도, 이중수도처럼 된 현실을 싫더라도 인정해야 한다.

더민주 '원안'에 들었던 본원도 공청회 등에서 거론됐었다. 이에 대해서는 “거꾸로 서울에 분원을 두는 식으로 획기적인 국정운영 개편이 요구될 수도 있다”고 필자가 에둘러 표현한 바 있다. 출장비와 출퇴근비로 수백억 원을 길바닥에 내다버렸으며 광의의 행정·사회적 비효율이 수조 원이라는 호들갑은 제발 그만 떨어야 한다. 정부청사를 세종으로 옮기는 바람에 메르스가 창궐했다는 비상식적인 인식을 갖고 어찌 명품도시로서 성공하겠는가. 보나마나 실패한 '공무원 도시'로 전락하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그 무엇보다 비효율 치유의 메인 키는 회의 유발 요인의 40%를 점하는 입법부가 쥐었다. '수도는 입법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어야 하며…'는 세종시 건설 이전의 헌법재판소 판결이다. 그때와 달라진 것은 외교, 국방, 통일 등을 제외한 국정 3분의 2가 서울에서 150㎞ 거리인 세종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뒤집어보면 세종청사는 어느덧 서울청사나 과천청사의 비효율, 국회의 비효율까지 끌어안아야 할 입장이 됐다. 따라서 낮은 단계인 국회 분원은 사탕발림의 지역 민심 후리기일 수 없다. 훨씬 높은 단계의 국회 본원은 가까운 미래에 불어닥칠 방향일지 모른다. 그 연장선상의 고고도(高高度) 단계에서 사법부 이전까지 검토해야 하는 수도 있다.

시각을 달리해 그것은 3분의 1이 세종시, 3분의 1이 도로 위, 3분의 1이 서울에 있다는 국정 비효율의 진원지를 아예 옮기는 일이다. '효율성'은 세종시가 있고 국회와 청와대가 서울에 있는 한, 어차피 계속 보완될 운명이다. 세종시를 제2의 과천처럼 만들지 워싱턴DC처럼 만들지를 결단할 시점이 곧 온다. 즉흥 제작 느낌은 살짝 들지만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쌍둥이 '세종시 국회 분원' 공약이 모처럼 건진 푸짐한 건더기이길 바란다. '저작권'이야 당연히 먼저 실천하는 정당 몫이다.

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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