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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충식 논설실장 |
전통적인 대선 프레임에서 보면 반기문은 유력 후보이며 그로 인해 TK(대구·경북)-충청 연합론까지 꿈틀거린다고 봐야 한다. 반기문의 상종가 지지율에 언젠가 박근혜 대통령은 “저는 모르겠고 국민들께 여론조사를 해서 한번 물어보시죠”라고 '정답'을 말했었다. 사람의 사람에 대한 즐거운 경험은 호감이 들게 한다. 그 경험을 만끽해보려는 친반국민대통합, 친반통일당, 친반평화통일당, 친반연대 등 친반 정당도 명멸했다.(사진은 친반통일당 선거공보) 반기문 인기는 전문용어로 '강화 정동(强化靜動) 모델'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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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여야 충청권 출신끼리 대선 후보로 맞붙은 행복한(?) 시나리오를 상상해볼 수도 있겠다. 다음 기회에 쓰겠지만, 이걸 의도된 지역주의라거나 충청지역주의의 특수성으로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반기문의 인기는 또한 정치의 변동성, 불안정성과 관련 있지만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대표적 친박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반기문이 “새누리당에는 상수(常數)이고 변수(變數)가 아니”라고 했다. 이런 일종의 찬사부터, “반 총장만 옹립하면 대선이 아무 문제 없는 것처럼 인식되는 문제가 새누리당의 더 큰 위기”라는 비박계 김성태 의원의 폄하까지 뼛속 깊이 새겨야 한다. 국민은 사실과 가치를 구분할 줄 안다. 보지 않았던가.
많은 이들은 반기문의 입장을 놓고 소명감으로 애써 믿으려 한다. 그런데 유엔 사무총장직 수행에 방해돼도 말해야 할 때가 있다. 오스트리아 대통령이 된 쿠르트 발트하임 총장이나 페루 총리를 지낸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총장처럼 4~5년 뒤 출마할 계획이 아니라면 말이다. “유엔 회원국은 사무총장 퇴임 직후 어떠한 정부직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반기문 귀국을 겨냥해 살짝 비튼 규정이다. 반기문 자신의 함구는 “사무총장 자신도 그러한 직책을 수락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는 유엔 결의 11호 때문은 아닐 것이다. 입장 표명하기가 모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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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6일간의 방한 일정에서도 역시 그럴 것이다. “UN의 목적”이라며 억측 차단을 시도하지만 로타리클럽 참석도, 안동 하회마을 방문도 정치적으로 해석된다. 출마 의향을 물으면 임기 중 지구 100바퀴를 돌았는데 더 돌게 해 달라고 하고 싶을 테지만 지지하는 국민과 지지하지 않는 국민, 대선 구도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서도 의중을 드러내야 한다. 누군가를 믿고 마음이 편안한 것은 배신의 염려가 사라질 때다. 보여주고 검증하는 과정을 누구든 생략할 수는 없다. 쉬쉬할 일 아니잖은가. 유엔 사무총장 잔여 임기는 올해 말일까지다. 반반 치킨 화법의 남은 수명도 그쯤이다.
그 이전에 0%인지 50%인지 '101%'인지 말해줘야 한다. 되도록 유엔 비정부기구 콘퍼런스(경주), 제주포럼(제주), 로타리 국제회의(일산) 등의 기자회견 어느 단계에서 밝혀 여야 반반, 출마 가능성 반반인 '반반총장' 태그를 떼길 바라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대선은 꿈과 현실의 경쟁이다. 그루터기를 지켜 토끼를 기다리는 수주대토(守株待兎)의 꿈만으로 도달 불가능한 자리가 대통령직이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NCND) 반반화법이 너무 길면 지루해진다.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중요한 것처럼 대선 시간표도 중요하다.
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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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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