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44. 의리웅장(義理雄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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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사자성어] 44. 의리웅장(義理雄壯)

S형이 그리운 까닭

  • 승인 2016-07-19 01:00
  • 홍경석홍경석

S형을 만난 것은 D일보에 근무할 때다. 그런데 첫인상이 마치 조폭의 보스쯤으로 보였다. 괄괄한 성격 역시 금세 돋보였기에 몸조심을 해야겠다고 느끼게 하는 단초로 작용했다.

더욱이 나처럼 술을 물보다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 터여서 그러한 나름의 강박관념은 더욱 공고화되었다. 하지만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더니 그 말이 꼭 맞았다.

바짝 경계했던 나의 옹졸했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킨 것은 무모한 망상과는 사뭇 달리 그 형의 본마음은 심청사달(心淸事達)이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맑으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뜻을 지닌 것처럼 마음씨 역시 마치 부드러운 비단결과도 같았다.

하루는 지인들과 보령(대천)으로 놀러가게 되었다. 그래서 보령이 고향인 그 형에게 자문을 구했다. “형~ 바다까지 가는데 최소한 생선회는 먹고 와야겠지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추천 좀 해 주세요.” 그러자 즉시 어디론가 전화를 건 S형의 입이 환했다.

“대천 해수욕장에서 좌회전하여 무창포 쪽으로 가다보면 다리가 놓아져 있는 00도(島)가 나와. 거기로 들어가서 <00식당> 주인을 찾아. 그리곤 내 얘길 하면......” 하여 그대로 했더니 정말이지 어찌나 푸짐하게 싱싱한 생선회를 잡아서 주든지 배가 터질 듯 했다.

가격 또한 그야말로 ‘파격세일’ 비슷해서 동행한 이들도 놀라 열린 입을 다물지 못 할 정도였다. 이후 가중되는 경영난으로 인해 D일보의 지사장님이 사업을 접으셨다. 그래서 우리도 ‘의리 차원’에서 거길 그만 두고 나와서 S형과 동업하여 사무실을 얻었다.

3년 여를 같이 동고동락했으나 겨우 목구멍에 풀칠이나 하는 정도에 그쳤다. 그래서 ‘개 잡은 포수’인 양 쓸데없는 일을 해 놓고서 멋쩍게 노는 꼴이란 자격지심도 들었지만 그래도 그 형이 ‘진국’이란 사실 하나만큼은 여전하다는 수확이 있었다.

그 형의 건강이 악화되어 입원했다기에 병원을 찾은 게 두 달 전이다. 궁금하기에 전화를 몇 번 했으나 당최 안 받는다. 그래서 오늘도 다음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요즘 어찌 지내세요? 건강이 제일입니다! 꼭 건강하세요!!’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반을 잃은 것이다. 그렇지만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또한 사람은 비록 돈은 없으되 의리(義理)만큼은 지녀야 옳다. 그 의리가 남달리 으리으리(雄壯)했던 S형께서 늘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자신은 정작 술 한 방울조차 못 하면서 만나기만 하면 내가 좋아하는 삼삼한 맛의 아귀탕을 곧잘 사주시던 바다처럼 너른 심성의 S형이 그립다. “경석아, 소주도 한 병 마셔야지?”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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