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서시오-임신도 예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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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서시오-임신도 예외는 없다

  • 승인 2016-11-01 15:25
  • 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미디어 아카데미 명예기자
바쁜 병원에서는 한명의 일손이라도 아쉽다. 인력이 부족한 것을 막고자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임신에도 순서를 정하는 악습이 생겼다. 현재 임신순번제는 주로 부서장 지시로 이뤄지고 있다. 이를 거부하거나 임의적으로 임신을 할 경우에는 근무표에 불이익을 당하거나 타 부서로 이동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자기 순번이 아닌데 다른 사람과 겹쳐 아기를 가질 경우 질책을 우려해 몰래 중절 수술을 받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임신을 축복해주지는 못할망정 임산부에게 눈치를 줘서 아기를 지우게 하다니 몰상식하기 그지없다. 병원들은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인력이 부족하다. 병원에서 얘기하는 첫 번째 이유이다. 사람의 생명이 오가는 병원에서 인력이 부족하다면 업무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해서 또 다른 생명의 탄생을 병원의 이득에 맞추어 강제할 수는 없다. 부족한 인원을 충당하는 방법이나 원내에 육아센터를 만드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원시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 드니 답답할 따름이다. 더군다나 출산율이 저조한 나라에서 말이다. 굳이 순번을 정하지 않아도 고된 업무 때문에 유산을 경험한 간호사들도 18.7%에 달한다. 어렵게 가진 아이도 스트레스 때문에 유산을 하거나 남편 몰래 중절수술을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임신이 되어도 고민, 되지 않아도 고민이다.

간호사를 하나의 부속품으로 생각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예전부터 간호사 지위 향상을 위한 노력은 꾸준히 있었지만 아직도 이런 일이 자행되는 것을 보면 결과가 그리 좋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의 인권마저 통제하려고 들어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생명에 관련된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인력을 보강하여 개인당 근무시간을 줄이고 자녀를 낳는 일은 부부끼리만 결정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보장해줘야 한다. 병원 운영 때문에 아이를 지우는 가정은 없어야 할 것이다./김유진 미디어아카데미 명예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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