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자성어] 152. 무지막지(無知莫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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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사자성어] 152. 무지막지(無知莫知)

‘트라우마’ 유감

  • 승인 2016-11-22 16:47
  • 홍경석홍경석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교육부의 고위 간부가 “(대한민국)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고 하여 국민들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은 바 있었다. 이후 ‘금수저’와 ‘흙수저’까지 회자되기에 이르렀다. 아무튼 그렇게 구분하자면 나는 분명 ‘흙수저’이자 또한 ‘개돼지’에 불과한 가난뱅이다.

그렇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오늘도 열심히 이 풍진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국민 중 하나이다. 이는 진실은 결국 승리하는 것이며 거짓은 반드시 필패한다는 사실만큼은 여전히 믿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감사결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는 고3 때 17일 밖에 출석하지 않는 등 출결과 성적 관리 등에서도 특혜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따라서 서울시 교육청은 정유라의 고교 졸업 취소까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2013년 5월 청담고 예체능부장교사였던 이 모 교사는 당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개명 전 이름 = 정유연)를 맡고 있던 송 모 체육교사(여)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하여 이 교사가 달려가 보니 송 교사는 울고 있었는데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송 교사는 “정유연 학생의 경기 출전이 규정된 횟수를 초과해 문제를 제기했더니 어머니(최순실)가 삿대질과 함께 폭언을 퍼붓고 갔다.”며 “저분 얼굴만 보면 감정이 올라와서 도저히 못 맡겠으니 제발 담당을 바꿔 달라!”고 호소했다는 것이었다.

이쯤 되면 이건 분명 트라우마(trauma)에 다름 아닌 셈이란 생각에 착잡했다. ‘트라우마’는 일반적인 의학용어로는 외상(外傷)을 뜻하나, 심리학에서는 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충격인 ‘정신적 외상’을 의미한다고 한다.

따라서 트라우마는 아무리 세월이 흐른다손 쳐도 뇌리에 각인되어 잊을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최순실이란 아낙이 박 대통령의 비호와 호가호위에 편승하여 자신의 딸이 다녔던 학교까지를 찾아가 얼마나 무지막지(無知莫知)하게 횡포를 부렸으면 그 같은 트라우마까지를 남겼을까!

사적인 얘기지만 나는 아들에 이어 딸이 학생일 적에도 학교엔 가본 일이 없다. 이는 딱히 선생님이 학부모인 나를 부른 적도 없거니와, 또한 아이들이 알아서 공부까지를 척척 잘해 준 덕분이다.

후안무치한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무지막지’는 이뿐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서울시 교육청의 감사 결과, 정유라가 고3 때 실제 등교한 일수는 모두 17일에 불과했다고 하니 말이다. 그러고도 버젓이 고등학교 졸업에 더하여 소위 명문대까지를 부정으로 입학했다는 설이 난무하는 즈음이다.

따라서 검찰은 당연히 정유라까지를 소환하여 조사해야 옳은 것 아니겠는가? 최순실이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귀국했을 당시, 그의 변호인은 “20세밖에 안된 딸이 세상에서 모진 매질을 받게 된 데 대해 어미로서 가슴 아파 하고 있고 (따라서) 관용을 베풀어주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무 살이면 이미 성인이다. 또한 벌써 아이까지 낳은 ‘엄마’라고 한다면 진즉 소환하여 조사를 받아야 마땅한 것 아니었을까! 국회에 의해 생성될 ‘박근혜 정부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특검법)’은 분명 현재의 ‘미지근한’ 검찰수사까지를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소위 ‘최순실 게이트’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가족을 위해 오늘도 성실하고 착하게 사는 국민들을 충격의 트라우마 벽에 가두었다. 또한 새벽까지 잠을 안 자며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코자 열공하는 학생들까지도 허무와 허탈의 경지로까지 내몰았다.

검찰은 왜 정유라를 소환 않는가? 최순실이 주범(主犯)이라면 그녀는 종범(從犯)이다. 더욱이 그녀는 이 땅의 학생들을 절망과 분노, 그리고 좌절의 늪으로 밀어 넣은 핵심이다.

비록 개돼지와 흙수저 출신이긴 하되 지금도 학자금 대출 이자에 몸서리치며 고작 삼각 김밥 따위로 한 끼를 때워가긴 하되 미래를 상상하며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봐서라도 최순실 딸의 소환 조사는 당연한 수순이란 생각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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