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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아이의 기억
제5차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린 11월 26일 밤 서울 청와대 인근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한 어린이가 아빠 어깨에 올라타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 |
‘비선 실세’ 최순실과는 별도로 그녀의 딸 정유라에 대한 원성까지 여전히 자자한 즈음이다.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특혜와 관련하여 이화여대의 관계자들은 파면과 해임 등의 중징계를 받아야 하는 등 형사처벌이 불가피해졌다.
이대의 이러한 후안무치 행위는 당시 수시모집에서 정유라보다 높은 성적을 지닌 두 명의 애먼 학생을 대신 탈락(희생)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거센 민심의 들불을 불러왔다. 뿐만 아니라 정유라가 수업을 한 차례도 듣지 않았지만 학점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드러났다고 하는 부분에 이르면 ‘이러고도 과연 교육이랄 수 있을까?!’ 라는 처참함의 길목에까지 닿기에 이른다.
우린 다른 건 몰라도 교육만큼은 민주주의에 입각하여 평등하다고 배워왔다. 따라서 필자처럼 비록 ‘개돼지’이자 흙수저 민중일지라도 자녀의 교육만큼은 유일한 성공의 사다리로 신봉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꼭두새벽부터 내 아이와 가족을 위해 가장과 주부는 그야말로 죽어라 일을 해오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순실과 그의 딸, 그리고 그의 동조자들에 다름 아니었던 이대 관계자들로 말미암아 이러한 기초적 상식과 통념마저 누구 말마따나 사상누각(砂上樓閣)이 되고 말았다. 최순실과 그의 부역자들은 뿐만 아니라 세인들은 도무지 평생 만질 수조차 없는 천문학적인 돈과 재물을 역시도 부정한 방법으로 태산처럼 쌓았다는 의심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돌지 않는 풍차’라는 노래가 있다. 그래서 말인데 서민들에게 있어선 제아무리 노력을 해봤자 ‘줄지 않는 채무(빚)’일 따름이다. 실제로 어려워서 급기야 제2금융권 대출까지 이용하고 있는데 그러나 매달 납부할 때 보면 채무액이 도무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어이가 없을 정도다.
이러한 어둡고 헝클어진 현상은 또한 제국과 민국의 차이를 새삼 고찰하게도 한다. 제국(帝國)은 황제가 다스리는 나라이다. 반면 우리나라처럼의 민국(民國)은 민주정치를 시행하는 나라를 뜻한다. 때문에 제국의 주인은 왕이지만 민국의 주인은 국민인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법적은 물론이요, 도덕적으로 진즉 자격을 상실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열차의 출발이 마침내 시작되었다. 이 탄핵열차의 출발은 대통령 비극의 출발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여당 의원들의 표심이 관건이긴 하지만 ‘민심은 천심’임을 모를 리 없는 그들인지라 국민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아가 헌법재판소의 관문마저 파죽지세로 훌쩍 넘길 소망한다. 그래서 ‘하야’보다 더 끔찍한 ‘탄핵’으로 물러난 국정논란의 주인공이었던 대통령으로 역사에도 길이 남길 기대한다. 지난 11월 26일은 기온이 급강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200만에 가까운 국민들이 차가운 길거리로 나와 “박근혜 퇴진”과 “박근혜 구속”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렇게 많은 시민들이 모였음에도 딱히 불상사라든가 경찰에 저항하는 등의 불미스런 일이 없이 되레 경찰차에 꽃 스티커를 달아주는 등 끝까지 비폭력과 평화시위를 유지했다. 이처럼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질서정연한 시위문화에 대해 외신들까지 경탄을 금치 못하겠다는 칭찬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차분한 평화시위 뒤엔 거리에 남아있는 쓰레기를 자발적으로 줍는 시민들도 점증하였다. 이러한 까닭에 또 다른 ‘역사의 현장’에 다름 아닌 광화문을 찾은 어린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도 가시적 효과를 안겼다는 게 중평(衆評)이다.
따라서 이러한 거대한 민심의 풍향계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위대한 국민들 VS 엇절이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200만 하야 촉구 시위가 있던 지난 11월 26일엔 첫눈이 내렸다. 첫눈은 보통 서설(瑞雪)이라 하여 상서(祥瑞)로이 보는 시각이 대세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하야와 퇴진, 나아가 구속의 촉구는 분명 상서롭다(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이 있다)의 징후를 몰고 올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느낌이다.
사람은 돈보다 명예가 우선이다. 하지만 여전히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을 ‘제국’으로 오인하고 있으며, 자신 역시 ‘여왕’으로 착각하는 듯 행동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단 하나 남은 선택이자 최소한의 명예랄 수 있는 하야의 기회마저도 스스로 헌신짝인 양 걷어찼다. 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홍경석 / <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월간 오늘의 한국> 대전·충청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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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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