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식 칼럼]바른정당이 죽는 길, 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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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식 칼럼]바른정당이 죽는 길, 사는 길

  • 승인 2017-01-25 12:03
  • 신문게재 2017-01-26 22면
  • 최충식 논설실장최충식 논설실장

▲ 최충식 논설실장
▲ 최충식 논설실장
바른정당 창당으로 보수 진영 대권 가도가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공식 출범 다음날(25일) 남경필 경기지사, 그다음날(26일) 유승민 의원이 대선 도전 의사를 밝힌다. 모든 시작하는 것들의 속성이 그러하듯 바른정당에는 가능성과 한계가 있다. 무릎 한 번 잘 꿇어 국정농단 공동책임이 탕감될 성질은 아니다. 이름처럼 곧고 반듯하려면 보수의 길을 가는 데도 결단이 필요하다.

"좌파 집권을 막겠다"는 신당 사람들에겐 진보가 여전히 짬뽕 같은 빨갱이로 보이는 것 같다. 그런 보수를 진보는 시커먼 짜장면처럼 본다. ‘적통’ 어쩌고 하지만 정실 자식, 후실 자식이 어디 있는가. 27년 만에 선보인 4당 체제가 군사독재 유지 세력과 종식 세력의 양분으로 착각된다면 좀 비극적이다. 그렇다고 성급한 짬짜면 메뉴는 내놓지 않는 게 좋다. ‘진보적 보수주의자’라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유념할 일이기도 하다.

조심할 것은 짬짜면은 짜장이나 짬뽕 마니아가 기피하는 메뉴라는 점이다. 바른정당도 조심해야 한다. 새누리당 탈당에만 기댄다면 당 정체성을 의심받게 된다. 설 명절을 전후한 새누리당 2차 분열 조짐 속에 “공산당 아니면 따라간다”던 일부 충청권 의원의 합류도 관심사다. 정계개편 시나리오엔 김종인, 손학규, 정운찬 등 ‘반기문 빠진’ 제3지대론도 잠복해 있다.

어떻게 가닥이 잡히든 보수가 지금 살 길은 어차피 쇄신이다. 보수 진영 ‘이혼부부’인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경쟁은 안방과 사랑방 차지하기 양상을 띤다. 사랑방 주인은 잘나도 바깥주인이고 진정한 집주인은 안주인일 수 있다. 정치 현실로는 TK가 안방이거나 사랑방이다. 정병국 초대 당 대표가 밝힌 보수 재건도 대통령을 다섯 번 배출한 보수텃밭을 무시하고 할 수 없다.

이것도 가능성이며 한계다. 헌법상 불소추 특권과 탄핵심판 지연전으로 겨울나기를 하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동정심이나 태극 정신에 기댈 때는 한계가 커진다. 정치를 떠나 알파고가 바둑 두고 파파고가 외국어를 번역하는 시대에 걸맞은 행동은 아니다. 불신보다 위험한 믿음이 있음을 대통령을 통해 질리도록 보지 않았나.

바른정당의 기대치도 바로 이 지점에서 갈라진다. 기대가치 0 이하의 복권을 사는 이유인 기대효용 같은 것이 바른정당에 있을지는 의문이다. 평균 2.5년인 정당 수명의 역사를 확인하고 1987년 이후 등록 정당 114개의 하나에 그친다면, 보수의 개념적 혼동만 초래해 포장지만 바꾼다면 국민이 먼저 알아차린다. 상대적으로 더 정신 차릴 쪽은 “남의 집 며느리 예쁘다고 불러내는 격”이라며 발끈한 새누리당이다. 독자 노선의 둘은 원수 같지만 떨어지면 애틋해질 수도 있는 관계다.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면 욕하면서 손잡을 날이 닥칠지 모른다. 사안별 연대든 범보수 연합이든 원칙 있는 협력은 가능하다.

신당이라고 지난 세월을 모두 쓰레기통에 쑤셔박을 의무는 없다. 다만 이제부터 보수의 퇴행성을 뛰어넘어야 대안보수다. ‘지질함’은 금물이다. 예를 들어 ‘올랭피아’와 ‘잠자는 비너스’를 패러디한 누드화 ‘더러운 잠’ 또는 ‘예쁜 여동생’ 발언 따위를 물고 늘어지려 한다면 이 역시 지질하다. 따질 건 따지되 지엽보다 본질이다. 과거 청산이나 미래 지향이 앞으로는 구조의 변화, 문화의 변화로 흘러갈 것으로 예견된다. 보수나 진보나 ‘지킨다’는 면에서 다르지 않다.

지키지 않아야 할 것도 있다. ‘미련이 많은 사람은 어떤 계절을 남보다 조금 더 오래 산다’(오은 ‘계절감’)는 자세로 사는 사람이 있다. 그런 마인드로 버티는 정당이 있다. 바른정당은 보수를 부끄럽게 하지 않아야 한다. 국민은 보수(保守)를 보수(補修)한다는 언어 포장에 쉽게 속지 않는다. 바른정당은 덧셈정치, 곱셈정치를 하는 ‘바른’ 정당으로만 살아남길 바란다.

최충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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