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칼럼] 개혁은 '말'이 아닌 '실천과 행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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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칼럼] 개혁은 '말'이 아닌 '실천과 행동'으로

  • 승인 2018-05-16 08:46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권율정 원장님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현재 추진 중인 '적폐청산' 이나 지난 정부의 '비정상의 정상화' 모두 표현만 다를 뿐 그 기본 바탕은 중단 없는 개혁을 강조한다. 개혁이 좋다고 하면서도 실질적 추진에는 여간 쉽지 않다. 왜냐하면 개혁을 하다보면 불이익을 받는 소수가 있기에 그 소수의 저항을 극복하는 것이 때로는 불가능하기도 하다. 그것을 돌파하는 힘이 발전을 향한 요체다.

그리고 개혁을 하자면 흔히 '돈' 이 든다고 여러 핑계를 댄다. 그러한 생각은 어떻게 보면 그 자체가 개혁 대상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오히려 돈이 든다면 개혁의 본질에서 멀어진다. 그래서 개혁은 돈이 거의 들지 않는 경우도 있고, 설령 들더라도 소액이라서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의식의 선행과 실천과 행동이 나와야 한다.

이상의 원론적 언급은 이 정도로 하고, 지난 주간의 체육행사와 작년 말의 어느 단체 회비 사례를 통해서 개혁이 얼마나 좋은지 알아보자.

공공 기관은 일반적으로 체육행사가 연중 봄, 가을 2회 열린다. 다른 기관과 달리 우리 국립대전현충원은 근무 시간 내내 안장 등 필수적 업무가 계속되기에 전체 구성원이 참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이번 체육행사도 매일 합동안장식이 종료된 오후 세 시에야 겨우 이루어졌지만 그래도 전체 참여는 어려웠다.

이번 체육행사는 널리 알려진 명품 보훈둘레길을 두 팀으로 나누어서 전체 순환 산책으로 했다. 그러면서 보훈둘레길 중간 부분에 위치한 초록길에서 보물 찾기 등을 통해서 즐거움을 배가했다. 그런 후에 식당에서 간식을 드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그런데 실무 준비팀에서 간식 준비 보고에 평소와 달리 내가 조금은 깐깐하게 점검하고 확인을 했다. 보고를 듣다 보니 기존과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항상 느낀 바이지만 음식을 과다하게 준비해 남아도 너무 남는다는 인식을 저버릴 수 없었다. 마치 먹지 않아도 일단 보는 것만으로도 풍성하게 해야 한다는 아주 낡은 인식이 깔려 있었다. 그리고 풍성히 준비해야 다른 사람들로부터 불만이나 비판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기인했을 것이다. 그 바탕은 겉치레, 허영, 가식 등이 깔려 있고 사회 저변의 고질적인 외형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내가 이러한 점을 지적하면서 과다 음식으로 인한 음식 쓰레기 문제와 비용의 과다 지출, 그리고 준비하는 직원의 불필요한 업무 등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는데도 언제까지 이러한 잘못된 관행을 할 것인지 조금 과장하면 읍소에 가깝게 그러한 문제점을 과감히 극복 개선하자고 수차례 독려했다. 심지어 직원들이 이러한 점을 제기해야 하는데 오히려 우리 현충원은 기관장인 원장이 제안 추진하고 직원들은 오히려 주저하는 식의 반대 현상이 벌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결과는 개혁의 완전 승리였다. 한 말 정도의 쑥떡과 과일로는 참외 한 종류, 그리고 음료수 페트병으로 네 병 정도 준비로 거의 남은 음식 없이 간단하게 여흥을 즐겼다. 구체적 비용측면으로 보면 거의 정확히 반을 절감하였다. 더불어서 일회용 컵 문제도 제기된 만큼 과거와 달리 식당 컵을 사용해서 환경보호에도 일조하였다.

이러한 개혁의 결과를 보고 난 뒤에 직원들도 만족하고,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겠다고 오히려 더 큰 소리로 다짐하는 모습에서 행복을 느낀다.

또 다른 개혁 사례로 대전 지역 기관장 모임 회비 문제를 완전 해결한 일을 언급해 본다.

정례 회비를 징수하는데 오로지 목적이 이미 전근대적인 전별금 지급이 전부였다. 이런 점을 평소에도 갸우뚱했는데, 담당 실무직원이 교육 파견 중이어서 결국은 내 회비를 직접 내다보니 문제점을 실감하였다. 회비 징수 대원칙이 부담 비례만큼 혜택이 주어져야 하는데 결과는 심한 왜곡현상이 있었다. 이것은 아니다 싶어서 문제점을 제기하였는데 이미 제도화에 순치되어서인지 소수의 반대로 진전이 되지 않았다. 우리 직원들도 당연히 개혁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점에 실망을 표했다. 다시 문제점을 구두가 아닌 문서로 소상히 제기하여 결국은 회비 징수를 완전 폐지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각 기관의 담당 직원들도 당연히 대환영이었다. 그 모임의 회비 징수가 모임 관련 업무의 70% 이상을 차지했던 점을 생각해 보면 얼마나 고질적 문제를 안고 있었는가 짐작이 갈 것이다.

나는 참여했다가 탈퇴한 다른 기관장 모임의 회비 징수도 금년 초에 폐지되었다고 한다. 내가 주도한 개혁 사례를 그대로 모방한 경우다. 지적소유권 (?)이 있는 내게 사전 공지 없이 추진하였지만 흐뭇한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개혁 결과가 좋으니 더 이상 논란이 없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유기체인 사회가 움직이는 데에는 크고 작은 문제가 연속된다. 특히 고질적인 문제로 언젠가는 치유가 되어야 한다면 한 순간이라도 빨리 개선되면 더 없이 좋다. 문제를 문제로만 인식하고 그친다면 발전은 더디고 오히려 퇴보하기 쉽다.

그렇다고 개혁이란 이름으로 무조건 변화가 능사는 아니다. 지켜야 할 것은 소중히 지켜 나가면서 발전을 향한 개혁에 주안을 두어야 한다.

중단 없는 개혁, 생활 속의 개혁, 평소의 개혁이 자연스럽게 체화될 때 사회와 국가는 선진화로 나아간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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