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初伏)은 첫 번째 복날을 뜻하는데 일 년 이십사절기 중에서 여름에 이르렀다는 하지(夏至)를 지나고 세 번째 경(庚)일을 초복이라 한다. 복(伏)은 "엎드릴 복" 자이며 엎드려 굴복한다는 뜻의 글자이니 초복은 무더위에 사람이 처음 굴복한다는 날이다.
중복(中伏)은 하지(夏至)를 지나서 네 번째 경(庚)일이 되는 날이며 이날은 사람들이 뜨거운 여름의 열기에 두 번째로 엎드려서 굴복하게 되는 날이다. 삼복(三伏) 중에서 가장 위력이 강한 것은 마지막 복(伏)에 해당되는 말복(末伏)이다.
말복(末伏)은 가을 절기가 시작되는 입추(立秋)를 지나고 첫 번째 경(庚)일이 되는 날이다. 경일은 천간(天干)이라고 하는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중에서 일곱 번째의 경(庚)이며 모두 열 개가 하루씩 순환하므로 경일로부터 열흘이면 또 경일이 돌아오기 때문에 삼복은 초복부터 삼십일이면 끝나야 되지만 중복과 말복 사이가 이십일이 되기도 한다.
2012년과 2014년에는 초복 열흘 뒤가 중복이고, 중복 열흘 뒤가 말복이었다. 그러나 2018년 올해는 초복은 7월 17일 이었고, 열흘 뒤 7월 27일이 중복 날이었는데 말복은 열흘 뒤가 아니고 이십일 뒤인 8월 16일이 말복 날이 된다.
삼복(三伏)기간이 제일 덥기 때문에 "삼복더위" 라고 하는데 2012년이나 2014년에는 삼복기간이 30 일이었고 올해는 삼복기간이 10일이 더 길어진 40일이 되는 것으로 뜨거운 폭염 삼복기간이 열흘정도 더 길어지는 것이 된다.
복(伏)이라는 글자의 뜻은 엎드리고 굴복한다는 뜻이지만 글자를 보면 사람인( ? )자와 개견(犬) 자가 모여서 한 글자가 된 것이며 너무 더우니까 집에서 기르는 개가 납작 엎드려 있듯이 사람도 개처럼 납작 엎드려 있게 되는 계절이란 뜻에서 엎드릴 복자를 써서 삼복(三伏)이라 했다.
너무 덥기 때문에 한 낮에는 바깥활동을 피하고 더위에 맞서지 말고 엎드려 굴복하고 더위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엎드릴 복"伏" 자를 써서 삼복더위 기간을 정해 놓고 복날에는 여름에 지친 몸을 보신(補身)하기 위해 누런 큰 개를 잡아서 장국을 가마솥에 끓여서 함께 나누어 먹은 것이 오늘날 '보신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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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한국임업진흥원 '숲드림' |
세시풍속에 복날에 팥죽을 쑤어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고 여름철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팥죽을 쑤어 먹기도 하니 많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개고기 보신탕을 추방하고 팥죽으로 대신하면 좋을 듯도 하다. 팥에는 몸에 좋은 성분도 많고 예로부터 붉은 팥은 액운을 막아주는 기운이 있어서 동짓날에도 팥죽을 끓여 먹어 친숙하다.
복(伏)날에는 수박이나 참외를 가지고 가까운 숲속 계곡에 들어가서 졸졸 흐르는 물에 신발을 벗고 발을 담그고 탁족(濯足)을 하면서 이야기도 하며 화합과 친목을 다지는 재미도 좋다. 해안 바닷가에선 바닷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며 땀을 내서 이열치열로 더위를 이겨내기도 한다.
복(伏)날에 금하는 것, 꺼리는 것도 있는데 복날에 시냇물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바짝 야위게 된다고 아무리 더워도 복날에는 목욕하는 것을 피한다.
만약 깜박 잊어버리고 초복 날에 목욕을 했으면 중복 날과 말복 날에도 꼭 목욕을 해야 몸이 야위지 않는다고 믿었다.
"복날에 비가 오면 청산, 보은에 큰 애기가 눈물 흘린다" 는 말이 있는데 우리나라 충청도 청산(靑山)지역과 보은(報恩)지역에서 대추가 특산물로 유명한데 대추나무는 해마다 복날 무렵에 대추 꽃이 피어나고 날씨가 맑아서 대추 꽃이 잘 피어야 대추농사가 잘 되는데 복날 무렵에 비가 자주 오면 대추 꽃이 잘 안 피고 대추농사가 흉년이 되면 시집갈 혼수비용을 장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유난히도 더 더워서 백년 만에 제일 더운 여름이라고도 하고, 온도 측정을 하면서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고 하며 41 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중에서도 폭염이고 열대야로 밤중에도 30도를 넘으니 잠자기가 어려운데 올해의 말복은 광복절 다음날인 8월 16일이 말복(末伏)이다. 아직도 한참 더 찜통더위가 계속될 것을 의미한다.
그래도 삼복더위 내내 날씨가 맑으니 청산 보은 큰 애기 눈물 흘릴 일은 없을 것이며 대추농사 풍년들게 될 터이니 좋은 일이다.
장석주 님의 "대추 한 알" 이라는 시…… "대추 한 알/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 안에 벼락 몇 개/저게 저 혼자 둥그러질 리는 없다/저 안에 무서리 내린 몇 밤/저 안에 땡볕 두어 달/저 안에 초승달 몇 날"
붉은 대추 한 알에도 바람과 태양과 땀방울들이 가득 담겨서 어렵게 이루어지는 것.
삼복더위 뙤약볕도 감사하게 즐겁게 받아들여 풍요로운 결실로 만들어 가자.
원종문 명인철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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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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