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박종우 이사장이 기억하는 황인범

  • 정치/행정
  • 지방정가

[특별기고]박종우 이사장이 기억하는 황인범

대전 굿모닝유치원 박종우 이사장 기고
"경성유치원 다니던 황인범 기억하며
지금도 대한민국 국가 대표를 키운다"다짐

  • 승인 2018-09-02 10:30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박종우
박종우 대전 굿모닝유치원 이사장
"우리 인범이 아주 잘 컸구나!"

아주 오래 전 일이지만 오늘 꼭 어머님들께 드릴 말이 있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벌써 20년이나 지난이야기입니다. 제가 경성유치원 원장으로 있을 때 일입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유치원 옆 작은 운동장에서 원생들과 공차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눈에 띄게 즐거워하는 5살 원생이 하나 보였습니다. 제 눈에 그 원생은 공놀이를 좋아할 뿐 아니라 공차기를 꽤나 잘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공차기 시간이 쌓여갈수록 저는 느낌이 왔습니다.

그날부터 저는 백방으로 다른 유치원 원장님들은 만나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유치원과 유아축구시합을 벌이기 위해서였죠. 어머님들의 예상대로, 대부분 원장님들은 일언지하 거절하셨습니다. 괜한 일을 만들어서 원생들이 다치기라도 하면 불편한 일들이 생길테니 말입니다. 그래도 제가 누굽니까. 한 번 마음먹으면 꼭 이루고야 마는 성격, 게다가 그때 저는 겁 없는 30대였습니다.



그러던 중 한 원장님께서 고민 끝에 제 제안을 받아주셨습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롯데백화점 맞은편에 위치한 라우리 유치원이었습니다. 그날부터 라우리유치원은 시합을 위해 축구 전문가들을 초빙해 원생들 연습을 시켰고 시간이 갈수록 저는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꿋꿋하게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그저 아이들과 체육시간을 이용해 공놀이만 즐겼습니다. 제 목적은 이기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 5살 원생에게 어떤 계기를 만들어주는 게 저의 단 하나 목표였습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습니다. 전반 20분, 쉬는 시간 10분, 후반 20분. 축구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라우리 원장님의 얼굴 표정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고 전반전 축구 경기의 결과는? 0대 3.

라우리 유치원의 리드로 전반전을 마치고 원장이자 감독이었던 저는 후반전에서야 공차기 잘하는 5살 그 친구를 투입했습니다. 결과는 11 대 3 ! 우리 경성유치원의 대승이었습니다.

그 경기 이후 더욱 확신에 찬 저는 그 아이의 부모님께 축구 선수로 꼭 키워야 한다고 종용하였습니다. 그날의 결과 때문이었을까요?

그 친구가 바로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에서 펄펄 날고 있는 황인범 선수입니다.

"이 녀석, 우리 인범이 아주 잘 컸구나!!!"

어머님들, 우리 황인범 선수가 저의 제자라고 하니 덩달아 자랑스러운 느낌이 들지 않으십니까.

서두가 너무 길었습니다. 저는 우리 굿모닝 유치원 친구들 한 명 한 명의 특기, 장점, 재능을 늘 관찰하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단순한 보육과 교육이 아닌 아이들 개개인 미래의 꿈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연예인을 해도 될 만큼 재능 있어, ○○이는 탐구심이 참 많아, ○○이는 레고할 때는 집중력이 정말 뛰어나" 등 선생님들끼리의 대화만 들어도 느낄 수 있습니다.

약속드립니다. 저 뿐만 아니라 우리 굿모닝을 이끄는 모든 선생님들은 원생들을 매일 꼼꼼하게 관찰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희 모두는 앞으로도 늘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제2의, 제3의 황인범 선수와 같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가대표. 멀리 있지 않습니다. 과학자, 운동선수, 교육자, 정치인, 종교인, 한류스타 등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저희가 돕겠습니다.

친구들아, 사랑한다. 이미 너희들 모두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2. [기획]3.4.5호선 계획으로 대전 교통 미래 대비한다
  3. 충청권 광역철도망 급물살… 대전·세종·충북 하나로 잇는다
  4. [사이언스칼럼] 아쉬움
  5. [라이즈 현안 점검] 거점 라이즈센터 설립부터 불협화음 우려…"초광역화 촘촘한 구상 절실"
  1. "성심당 대기줄 이제 실시간으로 확인해요"
  2. [사설] 이삿짐 싸던 해수부, 장관 사임 '날벼락'
  3.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 24개 공동체 성과공유 간담회
  4.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5. 실패와 편견 딛고 환경보전 실천한 빛나는 얼굴들…"금강환경대상이 큰 원동력"

헤드라인 뉴스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도시 혈관’ 교통망 확충 총력… ‘일류도시 대전’ 밑그림

민선 8기 대전시가 도시의 혈관인 교통망 확충에 집중하면서 균형발전과 미래 성장동력 기반 조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전 대중교통의 혁신을 이끌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전 구간에서 공사를 하는 등 2028년 개통을 위해 순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충청권 광역철도와 CTX(충청급행철도) 등 메가시티 조성의 기반이 될 광역교통망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의 30여년 숙원 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연말 착공식을 갖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철도 2..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기획]2028년 교통 혁신 도시철도2호선 트램 완성으로

2028년이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완공과 함께 교통 혁신을 통해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할 전망이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개최하고, 현재 본선 전구간(14개 공구)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까지 주요 구조물(지하차도, 교량 등) 및 도상콘크리트 시공을 완료하고, 2028년 상반기 중 궤도 부설 및 시스템(전기·신호·통신) 공사를 하고, 하반기에 철도종합시험 운행을 통해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년 대전시 정부 예산안에 공사비로 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