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신선한 문화생활 '뮤지컬'

  • 오피니언
  • 기자수첩

[편집국에서] 신선한 문화생활 '뮤지컬'

  • 승인 2019-06-23 09:05
  • 신문게재 2019-06-19 22면
  • 최고은 기자최고은 기자
33309_20610_01
뮤지컬 '메피스토' 포스터. 예스24 제공

 

1년에 한번 뿐인 여름 휴가 시즌이 돌아왔다. 기자는 조금 이르지만, 날씨에 덜 구애받고 좀 더 자유로운 휴가를 만끽하려 신속하게 행동했다. 황홀한 여름 휴가의 첫 여정은 뮤지컬 관람이었다. 평소에 크게 관심 있는 분야는 아니였지만 일상에서 벗어났을 때 많은 경험을 하고 싶어 고민 끝에 결제 버튼을 눌렀다.

유명한 고전인 괴테의 파우스트를 색다른 관점으로 해석했다는 뮤지컬 '메피스토'. 1931년 뉴욕, 세상의 모든 지식을 섭렵하고 사람들에게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파우스트 박사는 학자로서 모든 걸 이루었지만 병이 든 몸과 마음속 자신을 괴롭히는 공허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한편 신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메피스토는 파우스트 박사를 두고 내기를 벌여 신의 허락을 받아내고 그에게 접근하는데 성공한다. 생명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 앞에 결국 악마와의 거래를 택하는 파우스트. 파우스트와 메피스토는 서로 몸이 바뀌게 되고 병든 파우스트는 젊은 메피스토의 몸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원작을 찾아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닌 것 같아 걱정됐지만 직접 무대를 보고 나니 생각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첫 번째로 좋았던 점은 뮤지컬 배우들이었다. 춤, 노래, 연기 등 많은 것을 한 번에 소화해야 되는 직업인 건 익히 들었지만, 어느 하나 모자라지 않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박수가 나올 것이다. 특히 주연 중 미성의 목소리로 노래하던 배우가 정말 악마처럼 인간 파우스트를 조종하며 유려하게 움직이는 장면은 쾌감이 느껴질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로 눈을 사로잡은 건 무대였다. 사실 첫 뮤지컬 경험치고는 눈높이가 높은 작품을 골라서 그런지 감탄밖에 할 수 없었다. 무대 뒤편에 구현된 스크린 같은 배경도 굉장히 멋있고 세밀하게 잘 만든 느낌이 들었다. 또한, 장면이 바뀔 때마다 무언가 올라가고 내려가고 빛이 나다가 꺼지며 달라지는 게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신기했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았던 점은 역시 음악이었다. 공연이 처음 시작할 때 중앙에서 사람이 톡 튀어나와 인사를 해서 놀랐는데 들어가지 않고 내내 지휘자처럼 계속 움직였다. 정말 그런 공간이 따로 있어서 지휘를 하시는 건지 의문이었는데 알고 보니 뒤편 무대에 조그만 모니터가 달려있었고 오케스트라 연주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던 거였다. 녹음된 반주를 트는 게 아니라 생생한 연주를 함께 듣고 있던 거라니!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이렇게 잠깐만 회상해 봐도 감상평을 술술 풀어낼 수 있으니 뮤지컬 관람은 확실히 탁월한 선택이었다. 끌리는 영화도 없고, 비슷한 공연을 보는 것에 지쳤다면 주말에 취향대로 고른 작품을 보러 가는 건 어떨까. 기자처럼 새로운 즐거움에 눈 뜰 수도 있을 것이다. 

 

최고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경찰 인력난에 승진자도 저조… 치안공백 현실화
  2. 대전시와 5개구, '시민체감.소상공인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3. 세종시 '학교급식' 잔반 처리 한계...대안 없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여현덕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인공지능(AI) 경영자과정 주임교수. KAIST-NYU 석좌교수
  5.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1. 세종시 도담동 '구청 부지' 미래는 어디로?
  2. 세종시 재정 역차별 악순환...보통교부세 개선 촉구
  3.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4. 세종시 '공동캠퍼스' 미래 불투명...행정수도와 원거리
  5.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헤드라인 뉴스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유치 전략 주효...8개 기업 유치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유치 전략 주효...8개 기업 유치

집현동 세종테크밸리 내 기업의 이탈 방지와 투자 유치에 공을 들여온 세종시. 올 하반기 전격 도입한 '첨단기업 유치 임차료 지원사업'이 모두 8개 기업 유치로 결실을 맺고 있다. 지원안은 타 지역에서 본사 이전 또는 공장, 연구소를 테크밸리로 신설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핵심은 2년간 임차료 4000만 원, 사무실 공사비 500만 원 지원에 있다. 또 지원 기업은 시 지원과 별개로 임대기업으로부터 2년 계약 기준 총 6개월의 임대료 무상혜택(렌트프리)을 추가 제공받을 수 있다. 시는 이를 토대로 지난 8월 첫 번째 사업 참여 모..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관아골 아트뱅크`로 내년 새출발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관아골 아트뱅크'로 내년 새출발

충주 옛 조선식산은행 건축물이 '관아골 아트뱅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2026년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서 새롭게 문을 연다. 17일 충주시에 따르면 성내동에 자리한 옛 조선식산은행 건축물은 1933년 목구조와 서양식 석조 방식이 혼합돼 지어진 독특한 근대식 건축물로, 철거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으나 2017년 5월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며 보존 가치가 공식 인정됐다. 새 명칭인 '관아골 아트뱅크'는 성내동의 옛 별칭인 관아골과 예술가·청년 창작 활동의 기반을 의미하는 아트뱅크를 결합해 지어졌다. 시는 이 공간을 '역사와 문..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기획시리즈] 2. 세종시 신도시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2026년은?

2026년 세종시 행복도시 신도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지난 12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거치며, 내년 청사진을 그려냈다. 이에 본지는 시리즈 기사를 통해 앞으로 펼쳐질 변화를 각 생활권별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행정수도 진원지 'S생활권', 2026년 지각변동 오나 2. 신도시 건설의 마지막 퍼즐 '5~6생활권' 변화 요소는 3. 정부세종청사 품은 '1~2생활권', 내년 무엇이 달라지나 4. 자족성장의 거점 '3~4생활권', 2026년 던져진 숙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족보, 세계유산으로서의 첫 걸음'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