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페 '중고나라 사기' 범죄 온상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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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 '중고나라 사기' 범죄 온상으로 전락

'안전결제'도 사이트 조작해 돈만 받고 연락두절
구인·구직 관련 글 악용해 대포통장 거래에 이용

  • 승인 2019-08-05 09:12
  • 신문게재 2019-08-05 7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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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씨는 에어팟을 사기 위해 네이버 카페인 '중고나라'에 접속했다. 여러 개의 물건이 대부분 비슷한 가격으로 올라왔다. 저렴한 곳을 선택해 결제했다. '안전거래'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말이다. 며칠이 지나도 물품이 오지 않았고 판매자도 연락되지 않았다. A씨가 결제한 안전결제 사이트는 조작된 페이지였기 때문이다.

# B 씨는 구인·구직 사이트서 육아하며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다. 댓글 아르바이트가 눈에 띄어 연락했다. 마감된 아르바이트고, 그 외에 거래를 관리하는 자리가 비었으니 해보지 않겠느냐는 권유가 이어졌다. 자신의 통장으로 입금된 금액을 회사에 보내기만 하면 됐다.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통장으로 이상한 내역이 찍혔다. 1원 이체된 내역에 '해당 계좌 중고나라 사기에 이용 중, 재이체금지'라는 문구로 말이다. 해당 계좌가 사기임을 안 구매자가 자신의 돈이 사기단에 보내지기 전에 미리 연락한 것이다.



개인 간의 사기로 많이 알려진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가 사기수법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안전결제 사이트가 조작되거나, 대포통장에 이용될 수 있는 재택아르바이트 구인·구직 관련한 글은 일반 게시물보다 50배 이상 많을 정도다.

대전 경찰에 따르면, 사이버범죄 수사 요청의 절반 이상은 중고나라와 관련된 사건이다. 사기 사례도 많이 올라오고 해당 계좌가 사기에 이용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감시망을 피해가며 범죄가 날로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물품이 사기 거래 용도로 사용되지만, 그중에서도 '아이폰, 에어팟' 관련 제품이 많다고 한다. 중고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중고물품 사기 거래다. 보통 건실한 회사인 것처럼 위장해 대포통장을 만들어줄 사람을 모집한다. 모집된 피해자는 별다른 의심 없이 자신의 통장을 빌려주고, 통장으로 입금된 금액을 회사로 다시 이체한다. 대포통장의 주인이 사기인 줄 알고도 묵인했다면 이는 사기방조에 해당한다

B 씨는 "내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사용될지 몰랐다"며 "피해자에게 미안하다. 어떻게 보면 나도 피해자인데, 가해자 같은 느낌이 들어 괴롭다"고 말했다.

‘안전거래’라며 믿고 거래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심리를 이용해 안전거래 사이트를 조작한 사례도 있다. 해당 거래창을 메신저로 유인해 결제하게 하는 수법이다.

경찰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안전거래를 가장한 결제시스템인지 철저하게 살펴야 한다며 가격이 너무 싸다면 일단 의심을 하고 직거래를 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김소희 수습기자 shk3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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