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59. 거수마룡(車水馬龍)

  • 문화
  •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59. 거수마룡(車水馬龍)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20-03-24 17:52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 이에 걸맞게(?) 춘하추동(春夏秋冬)처럼 사람 역시 십인십색(十人十色)이다. 그래서 누구는 봄을, 다른 사람은 여름 내지 가을, 심지어 겨울이 좋다는 이도 있다.

하지만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반기는 계절은 역시 봄이다. 봄은 사자성어에서도 쉬이 만날 수 있는데 먼저 사면춘풍(四面春風)이 돋보인다.



이는 사면이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언제 어떠한 경우라도 좋은 낯으로만 남을 대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어 양춘방래(陽春方來=따뜻한 봄이 바야흐로 온다)와 '따뜻한 봄날에 온갖 생물이 나서 자라 흐드러짐'을 뜻하는 만화방창(萬化方暢)도 봄을 찬미하고 있다.

이와 대척점엔 두문불출(杜門不出)이 포진한다. 바야흐로 봄이 왔다. 말 그대로 '완연한 봄이 왔나봄'이다. 그러나 이 좋은 계절 봄이건만 나들이를 갈 수 없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사태가 드러낸 팬데믹 민낯에 우리나라 전역이 큰 시름의 먹구름에 덮여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봄은 오고 있다.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도 있는 법이다. 코로나 사태도 분명 종착역이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희망을 버리지 말자! 이런 관점과 맥락에서 봄이 완연히 도착한 대전천 인근의 둔치(물가의 언덕)와 천변(냇물의 주변)을 찾아 나들이 겸 운동을 했다.

목척교를 출발지로 하여 한남대교~한밭대교까지 약 1시간을 걸었다. 대전천에 닿기 전에 들른 조그만 간이공원엔 목련꽃이 반 이상 개화해 있었다. 물가의 능수버들 또한 봄기운이 솟는지 휘영청 한껏 기지개를 펴는 듯 보였다.

대전천에서 낚시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은 마치 세월을 초월한 듯 보여 부러웠다. 저만치서 달려오는 호남선 열차는 코로나 사태를 타개할 요량인지 그야말로 전광석화로 질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루미로 보이는 녀석은 물고기를 낚을 속셈에 물에 발을 담그고 있었으며, 그러거나 말거나 수정처럼 맑은 대전천은 합류지점인 갑천을 향해 줄달음질치고 있었다.

하늘을 날던 까치가 내려와 타는 목마름을 적시는 곁에는 자전거와 도로로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의 표정이 밝았다. 이윽고 한밭대교와 오정 농수산물도매시장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코로나 사태로 요즘 다들 어렵다는데 오정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상인 여러분들 역시 현 위기를 어찌 극복하고 계실까 싶어 마음이 짠하였다. 돌다리를 건너노라니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속담이 떠올랐다.

코로나의 위기를 교훈 삼아 다시는 이런 아픔이 없길 기도했다. 착용하면 갑갑하고, 구입하기조차 어려운 마스크는 이제 그만. '완연한 봄이 왔나봄!'을 누릴 수 있는 명실상부(名實相符)의 봄을 진정 소망했다.

지금의 두문불출과 개점휴업(開店休業)을 거둬내고 대신에 그 자리를 거수마룡(車水馬龍)이 들어서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거수마룡(車水馬龍) = 수레와 말의 왕래(往來)가 많아 매우 떠들썩한 상황. 즉, 행렬이 성대(盛大)한 모양을 말함. 장사가 잘 되고 관광지에서 사람들이 많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함.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사자성어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행복로 통큰세일·빛 축제’로 상권 활력과 연말 분위기 더해
  2. 서산 대산단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기존 전기료比 6~10%↓
  3. 충남대 올해 114억 원 발전기금 모금…전국 거점국립大에서 '최다'
  4. 셀트리온 산업단지계획 최종 승인… 충남도, 농생명·바이오산업 거점지로 도약
  5. 한남대 린튼글로벌스쿨, 교육부 ‘캠퍼스 아시아 3주기 사업’ 선정
  1. 심사평가원, 폐자원의 회수-재활용 실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
  2. "천안·아산 K-POP 돔구장 건립 속도 낸다"… 충남도, 전문가 자문 회의 개최
  3. 충남도, 도정 빛낸 우수시책 12건 선정
  4.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224강 위기득관(爲氣得官)
  5.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파업 장기화, 교사-전담사 갈등 골 깊어져

헤드라인 뉴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에 충청 3선 조승래 의원 거론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에 충청 3선 조승래 의원 거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각종 비위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가운데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 중 충청 출신이 거론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인공은 현재 당 사무총장인 3선 조승래 의원(대전유성갑)으로 그가 원내사령탑에 오르면 여당 당 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이 모두 충청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민주당은 김 전 원내대표의 후임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를 다음 달 11일 실시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보선을 1월 11일 실시되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날짜와 맞추기로..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30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0대 직장인의 구..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서울 고척 돔구장 유형의 인프라가 세종시에도 들어설지 주목된다. 돔구장은 사계절 야구와 공연 등으로 전천후 활용이 가능한 문화체육시설로 통하고, 고척 돔구장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였다. 돔구장 필요성은 이미 지난 2020년 전·후 시민사회에서 제기됐으나, 행복청과 세종시, 지역 정치권은 이 카드를 수용하지 못했다. 과거형 종합운동장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충청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에 고무된 나머지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서다. 결국 기존 종합운동장 구상안은 사업자 유찰로 무산된 채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행복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 세밑 한파 기승 세밑 한파 기승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