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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식 서울시의원 |
사무실에서 만난 최 의원은 대화를 나눌 때 표정이 진지하면서도 웃음을 머금고 있어 듣는 이로 하여금 집중하게 분위기가 있는 듯 했다.
현재 최 의원은 10대 서울시의회 전반기 때 이어 이번 후반기 때 의장에 재도전한다.
-지난 2018년 서울시의회 전반기를 의장단 선거를 회고한다면.
▲신원철 의장이 충분히 잘 이끌어갈 것이라고 여겼다. 1차 투표에서는 2표 차로 내가 이겼지만 결선 투표에서 패할 걸 예상했다, 그래서 신원철 의장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며 "열심히 해달라고 했고, 나는 뒤에서 묵묵히 쫓아가겠다"고 말했다. 의회 전반기 동안 낙선자가 앞에 나서는 것은 당선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같아서였다. 내가 부족해서 떨어진 것이니 내 잘못으로, 그래서 의장 임기 동안 의장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고 그것을 지켜왔다.
-지난 2018년 의장단 선거를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두 가지가 있다. 전반기 때 내가 시의회 의장이 됐다면 의장으로서의 활동은 왕성하게 했겠지만, 의원으로서의 활동은 못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9대 때 전반기 운영위원장을 하다 보니까 후반기 의원활동을 만족할 정도로 활동을 못했다. 그래서 10대 전반기 의장 선거에 낙선하고 더 좋은 모습을 동료 의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후반기 의정활동을 더 열심히 해왔고, 상임위 자체 내에서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활동을 열심히 했다.
그리고 전반기 의장단에게 협조한 것에 대해 의장단이 고마움의 표시를 했다. 일을 하다 보면 100% 만족이란 없다. 전반기 의장이 무난히 시의회를 이끌어왔고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봤다.
-의원 본인 성격의 장·단점은.
▲직설적이고 솔직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시간 지나면 다 드러나는 게 성격이고 활동했던 흔적이다. 자업자득이라고 자신이 한 일이 자신에게 되돌아오기 때문에 잘못된 일이라도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 원내 내 성격은 내성적이다. 어느 정도로 내성적인가 하면, "콩나물가게에 가서 콩나물 좀 주세요"라는 말을 못할 정도라 어머니가 심부름을 보내지 못했을 정도다. 이런 성격을 고쳐보려고 보이스카웃을 하기도 했는데, 성격이 별로 바뀌지 않았다. 그러다 고3 때 우연히 친해진 친구와 어울리다 보니 성격이 바뀌게 됐다. 그러면서 나 자신의 잠재능력(리더쉽)을 찾았고, 그러다 정치의 길로 들어선 게 벌써 20여 년이 됐다.
그러나 아직도 내성적인 부분이 남아 있어 동료 여성 의원님들 방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그분들이 먼저 다가오지 않고는 찾아가는 게 내게는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주변에서 "최웅식 의원은 친한 사람과만 소통한다"는 평가가 간혹 나오기도 하는데, 막상 나와 대면해서 대화를 해보면 "진작부터 친했어야 했는데"라고 얘기들을 한다.
-본인의 의정 철학은.
▲명함에 뒤에 씌어있는 '함께 나누고, 함께 소통하고, 함께 이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글귀는 명함 속에 변함없이 찍혀있다. 이게 내 정치적 신조다. 모든 걸 함께 같이 이루어 가는 게 내가 꿈꾸는 정치다. 10년 전에 시의원이 되면서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향후에도 이 말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정치를 시작하게 된 동기와 앞으로의 진로는.
▲1988년도에 선거운동을 하다가 정치 쪽으로 들어와 민주당에서 당직생활로 시작했다. 그러다 2010년에 영등포갑 김영주 의원의 제안으로 정치 노선을 함께 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을 거치면 구청장이나 국회의원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의원이 되고 나면 되는 순간부터는 자신의 진로를 행정가로 갈 것인지 입법부로 갈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입법 분야를 선택했다.
-'시의회 의원 3선 이상해선 안 된다'는 이유는?
▲초선 때는 의욕은 앞서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재선 때는 시의원의 역할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테크닉도 발휘하게 되는데, 3선이 되다 보니 열심히 하려 해도 꾀가 생기고 테크닉을 발휘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 또 후진양성을 위해서 그리고 시민들을 위해서 신진 의원들이 새롭게 시의회에 들어와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야 좋을 듯싶다. 물론 3선 이상 되는 분들 중에는 능력이 뛰어나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아무튼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나는 나태해지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으며, 내 역할이 필요한 곳을 찾아보려고 한다. 그래서 다음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생각이다. 진로는 내가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현재의 일을 열심히 해 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지방선거에서 자치구의 장으로 출마하려다 보면 의회를 대변할 수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특히 시의회 의장이나 원내대표 등이 구청장으로 출마하다 보면 시의회는 중구난방이 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지역의 대변인 노릇을 해야 할 시의원이 제 역할을 다 못할 수 있어 사실 안타깝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시의회 의장에 출마해서 당락에 관계없이 시의원으로서 해야 할 고유의 역할을 할 생각이다.
-현재 국회에서 지방자치법전부 개정안 통과가 무산된 걸로 아는데 앞으로 지방분권의 향방은?
▲지방분권은 무조건 해야 한다. 지방분권 역사가 30년 정도 됐으면 이제 성인이다. 이제는 변화를 꾀할 때가 됐다는 얘기다. 언론인이나 정치인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면 모두 같은 의견으로 "지방분권으로 가야된다"고 얘기하지만,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면 말과 행동이 바뀐다. 특히 정치권에서 심한데,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면 핑계를 대면서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자는 식으로 30년을 끌어왔다.
민주국가는 지방자치가 기본이라고 생각해, 지방자치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민주화가 됐다고 보지 않는다. 특히 지방자치가 활성화 된다면 시의회 의원들도 서로가 경쟁상대가 아니라, 자신의 지역을 발전을 위해 의정활동을 더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와의 경쟁에 집착하지는 않게 될 거라는 생각이다. 지방자치의 진정한 활성화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중앙정부통제 하에 있어 정책을 추진하려고 해도 대부분 행안부 방침에 저촉된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인사독립권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일례로, 현재 서울시 예산이 50조에 육박한다. 행정사무감사 예산 심의 때 보면 서류로 담을 쌓을 수 있을 정도로 그 양이 굉장히 많다. 시의원 개인이 이 엄청난 양의 서류를 읽고 분석하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연말에 있는 행정사무감사 때는 읽고 분석하고 판단해야 될 서류의 분량이 많아 간이침대를 가져다 놓고 밤새워 작업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다 찾아내겠는가. 그래서 지방자치법을 통해 시의원도 고정적으로 보좌관을 확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볼 때 제일 열심히 하는 분들이 기초의원과 광역의원들이다. 특히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본다.
-서울시 예산 50조원을 심의하는데 시의원 몇몇이 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인력 지원을 놓고 의견들이 다른 것으로 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론 예결위원들이 있지만 분량이 많아 예산안을 제대로 보려면 의원들끼리 그룹별로 나누는 분업화를 한다. 누군가의 조력이 있다면 엄청난 세비를 아낄 수 있다. 이게 단 1%라도 세비를 아낄 수 만 있다면 그 액수가 5000억 원이 되니 얼마나 좋겠나. 그 돈으로 지원관이나 보좌할 인력을 채용해도 충분히 남는다. 그런데 내부의 생각과 외부의 시각은 다르다. 외부에서는 예산안 심사를 위한 인력지원이 불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시의원들의 간혹 위상에 손상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100 명 중 99명이 잘하고 1명이 잘못 했는데, 전부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것은 곤란하다. 시의회에서 보면 8대 때보다 9대 때가 낫고 9대 때보다 10대 때가 낫다. 의원님들도 점점 전문성 있고 실력 있는 분들이 들어오더라. 그럼 거기에 걸맞게 시의원들을 지원해줘야 한다. 건물도 노후화 되면 재건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데 시의회가 과거의 틀로 그대로 가서는 안 된다.
-어떤 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나.
▲최웅식이라는 사람이 서울시에서 그래도 나름 소통할 수 있는 역할과 소통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한 사람이었다고 기억된다면 만족한다.
중도일보=노춘호 기자 vanish1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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