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6·25 전사자 합동안장식 가보니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르포] 6·25 전사자 합동안장식 가보니

사진 한장 없어 더 커지는 유가족의 그리움

  • 승인 2020-06-21 15:35
  • 신문게재 2020-06-22 5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KakaoTalk_20200621_104802705
전사자들을 기리는 조총 발사를 끝으로 '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 실내 식순을 마치고 이들이 묻힐 묘역으로 향했다.

오전 11시 25분께 국립대전현충원 708 묘역지로 유가족들이 다시 모였다.

이날 대전현충원에 안장되는 6·25 전사자는 모두 3위. 고 임병호 일등중사, 김진구 하사, 서정돈 일병이다. 고 정영진 하사는 유가족의 요청에 향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치한다. 708 묘역지에서 이들이 묻히는 각자의 묘역에서 하관식과 허토를 진행했다.

그중 고 서정돈 일병의 묘역이 눈에 띄었다.



고 임병호 일등중사와 김 하사의 묘역엔 슬픔과 함께 늠름한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지만, 고 서정돈 일병의 묘역엔 '소속, 계급, 군번, 성명'만이 적힌 액자 하나만 올려져 있었다.

20200619-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1
고 임병호 일등중사와 고 김진구 하사의 영정사진을 봉송하는 모습. 이성희 기자
유가족들도 사진 하나 남겨있지 않은 현실에 그리움이 더 커진 듯하다고 말한다.

고 서정돈 일병의 아들인 서무교 씨는 "아주 어렸을 적 아버지 사진을 봤던 기억이 있는데, 젊은 시절 내 모습과 많이 닮은 것 같다"며 "내 모습, 내 사진 보면서 항상 아버지 그리워하면서 평생을 살았다"며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말에 아버지의 발굴유해 소식을 듣고 다시 한 번 잃어버린 사진을 찾아보려 했지만, 없어서 아버지께 죄송한 마음이 너무 크다"고 했다

고 서정돈 일병의 손녀인 서광미 씨는 "할아버지가 6·25 전쟁에 참전해 나라를 위해 희생하셨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안장식에 오니 할아버지의 기운을 느껴지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며 "다른 분들은 사진이 놓여있지만, 할아버지만 남은 사진이 없어 아버지와 고모께서 할아버지를 더 그리워하시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고 서정돈 일병이 국군 제9사단 소속으로 참전한 현리전투는 강원도 인제 현리지구 근방에서 벌어진 전투로 한국 역사 3대 패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현제 기자 guswp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성추행 유죄받은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 촉구에 의회 "판단 후 결정"
  2. 김민숙, 뇌병변장애인 맞춤 지원정책 모색… "정책 실현 적극 뒷받침"
  3. 천안 A대기업서 질소가스 누출로 3명 부상
  4. 회덕농협-NH누리봉사단, 포도농가 일손 돕기 나서
  5. "시설 아동에 안전하고 쾌적한 체육시설 제공"
  1. 천안김안과 천안역본점, 운동선수 등을 위한 '새빛' 선사
  2. 세종시 싱싱장터 납품업체 위생 상태 '양호'
  3.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4. '세종교육 대토론회' 정책 아이디어 183개 제안
  5. ‘몸짱을 위해’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면서 국론분열을 자초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권 초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 등 매크로 경제 불확실성 속 민생과 경제 회생을 위해 국민 통합이 중차대한 시기임에도 되려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론화 절차 없이 해수부 탈(脫) 세종만 서두를 뿐 특별법 또는 개헌 등 행정수도 완성 구체적 로드맵 발표는 없어 충청 지역민의 박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10일 이전 청사로 부산시 동구 소재 IM빌딩과 협성타워 두 곳을 임차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두 건물 모두..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2012년 세종시 출범 전·후 '행정구역은 세종시, 소유권은 충남도'에 있는 애매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해 7월 폐원한 금강수목원. 그동안 중앙정부와 세종시, 충남도 모두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사실상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한 탓이다. 국·시비 매칭 방식으로 중부권 최대 산림자원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었으나 그 기회를 모두 놓쳤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인접한 입지의 금남면인 만큼, 금강수목원 주변을 신도시로 편입해 '행복도시 특별회계'로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제안이 나왔다. 무소속 김종민 국회의원(산자중기위, 세종 갑)은 7..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전국 부동산신탁사 부실 문제가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토지신탁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뒷돈을 받은 부동산신탁회사 법인의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형사4부는 모 부동산신탁 대전지점 차장 A(38)씨와 대전지점장 B(44)씨 그리고 대전지점 과장 C(34)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시행사 대표 D(60)씨를 특경법위반(증재등)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 부동산 신탁사 대전지점 차장으로 지내던 2020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시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몸짱을 위해’ ‘몸짱을 위해’

  •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 ‘시원하게 장 보세요’ ‘시원하게 장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