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만남과 헤어짐의 인사가 오가는, 우리의 삶 닮은 플랫폼… '기차가 출발합니다'

  • 문화
  • 문화/출판

[새책] 만남과 헤어짐의 인사가 오가는, 우리의 삶 닮은 플랫폼… '기차가 출발합니다'

정호선 지음│창비

  • 승인 2020-07-13 06:55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기차가출발합니다
 창비 제공
기차가 출발합니다

정호선 지음│창비



하늘에 노을이 퍼지기 시작하는 평화로운 오후의 기차역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땡땡땡!" 기차의 도착을 알리는 소리가 울리고, 한순간 플랫폼은 여행자들의 설렘, 그리운 이와 재회하는 기쁨, 친애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으로 고조된다. "환영해요." "만나서 기뻐요." "행운을 빌어요." "보고 싶을 거예요." 마음이 담긴 말들이 전해진다. 웅장한 증기기관차를 운행하는 곰 기관사, "엄마 언제 와?"라는 아이의 재촉에 부지런히 일하는 얼룩말 회사원, 처음으로 둘만의 여행길에 오른 아빠 고양이와 아이 고양이, 오랜 노력 끝에 손 빠른 매표원이 된 나무늘보 등 이웃처럼 친근한 68종의 승객들이 보인다.

기차의 물성을 살려 병풍(아코디언) 제본으로 묶인 양면 4m 너비의 그림책은 거대하면서도 섬세하다. 증기기관차의 외관은 0.1㎜ 두께의 가는 펜선으로 촘촘하게 묘사됐다. 커버 안쪽에는 캐릭터 소개를 넣어 등장인물을 스쳐 지났더라도 다시 살펴보게 한다. 그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작가의 이웃과 친구들로부터 모티프를 얻어 탄생하게 됐다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다. 전체 면을 펼치고 감상하면 탁 트인 기차역 풍경을, 한 면씩 꼼꼼하게 보면 작품의 세부가 선사하는 아름다움을, 책장을 빠르게 넘기면서 읽으면 달리는 기차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여행자들이 오가는 기차역 풍경을 통해 만남과 헤어짐을 되풀이하는 삶을 은유하는 이 작품은 스쳐 지나기 쉬운 구석구석의 안부를 물으며 우리가 놓치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낯선 곳에 도착한 이들과 익숙한 곳을 떠나는 이들이 받는 순수한 사랑의 인사말은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세상을 향해 걸음을 내딛게 하는 용기를 전한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청권 인구감소지역 15곳 그대로… 대전 원도심 3곳 ‘인구활력+지역’ 전환
  2.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3. "우리 위성이다,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진 사출 지켜보며 환호
  4. 세종시로 '국가기관' 이전… 수도권 문제 해법으로 유효
  5. "지천댐 건립 지자체 결정권 없어" 선 그은 박수현 지사…주민들 사이 찬반 대립 지속
  1. [22대 첫 국감] 충청 하계U대회·행정수도 완성 강하게 어필
  2. 체육중·고 없는 '세종시', 국립체육영재학교 유치 절실
  3. 통합신청서 부결 충남대, 주요 보직 인선…조직 안정화 ‘속도’
  4. 충남대 통합신청서 부결 한 달…“국립대 통합 재추진 필요” 민병권 대표 제언
  5. "내년 4월 서구형 지역화폐 발행"…취임 100일 전문학 대전 서구청장

헤드라인 뉴스


[한글날 제정 100주년]AI 시대, 한글의 힘을 기르자

[한글날 제정 100주년]AI 시대, 한글의 힘을 기르자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글을 쓰고 번역하며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시대다. 몇 줄의 질문만 입력하면 보고서는 물론 시와 소설까지 순식간에 만들어낸다. 한국어도 예외가 아니다. AI활용이 늘어나면서, AI가 한국어를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밥 먹었어?"라는 표현에 대해 AI는 이를 단순히 식사 여부를 묻는 질문으로 설명하면서도 "한국어에서는 실제로 식사했는지를 확인하는 의미뿐 아니라 상대방의 안부를 묻는 인사처럼 사용되기도 한다"고 답했다...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발행을 확대하고 있지만 소비가 일부 상권에 집중되면서 정책 실효성을 보다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되는 만큼 발행 규모뿐 아니라 지역 내 소비가 어디로 흘러가는지까지 정책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7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2026~2030)'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31조 20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국비도 올해 1조 1500억 원에서 내..

최근 5년 건설현장 사망자 1220명… 절반 이상이 `추락사`
최근 5년 건설현장 사망자 1220명… 절반 이상이 '추락사'

최근 5년여간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의 절반 이상이 추락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건설현장 사망자는 총 122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추락사고 사망자는 642명으로 전체의 52.6%를 차지했다. 건설현장 사망자 2명 중 1명 이상이 추락사고로 숨진 셈이다. 전체 건설현장 사망자는 2021년 272명에서 2022년 238명, 2023년 244명, 2024년 209명, 2025년 199명으로 줄었다. 연도별 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 ‘은행 열매를 피해라’ ‘은행 열매를 피해라’

  • ‘한글, 예술이 되다’ ‘한글, 예술이 되다’

  •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3000석 증축 추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3000석 증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