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부자와 토성 리턴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부자와 토성 리턴

  • 승인 2020-08-11 10:16
  • 수정 2020-08-11 16:59
  • 신문게재 2020-08-12 18면
  • 박솔이 기자박솔이 기자
편집국에서_바탕사진
여자가 물었다. "부자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되죠?"

그루가 답했다. "해빙(having)을 하세요."



그 책을 만난 건 '토성 리턴'을 5개월 앞둔 어느 날이었다. 우리는 인생에 있어 2번의 '토성 리턴'을 겪는다. 토성의 공전 주기는 29.45년으로 태양을 한 바퀴 돌고 제자리에 오는 시간을 말한다. 즉, 잘못된 환상 또는 관념에서 벗어나 크게 도약하는 시기. 28~30세와 58~60세에 찾아오는 그 시기를 앞두고 나는 그 책을 만났다.

나를 기다리는 토성 리턴의 환경은 코로나19로 경제는 연신 경고음을 울리지만 주식시장은 동학개미들로 어느 때보다 뜨겁다. 서울 집값은 내려올 생각이 없고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의 큰 손은 30대가 차지하고 있다.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모두 거품이라는 만류에도 청년들은 부동산으로 몰린다. '작고 귀여운 내 월급'에 늘 불만이고 좁혀지지 않는 자산격차를 어떻게든 줄이고 싶다는 마음이 불안한 부자의 길로 안내했다.



하지만 그 책 '더 해빙'은 말한다. 해빙(having)을 하라고. 해빙은 나에게로 부의 기운을 가져다 준다. 방법은 간단했다. '없다'고 불안해하지 말고 '있다'고 편안함을 가져라.

아는 지인이 외제차를 샀다고 했을 때 내 차가 볼품없어 보였다. 왜 나는 외제차를 살 수 있는 돈이 없는지…. '없음'에서 시작된 불안과 짜증이 몰려왔다. 해빙 렌즈를 끼고 다시 생각해봤다. '있음'에 생각하고 기분이 어땠는지에 집중했다. 나는 차를 갖고 있다. 이 차를 계약하고 통근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행복감에 젖었다. 차를 인수 받았을 땐 나도 차가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어깨가 으쓱였다. 결과적으로 내 차에 대한 만족감이 배로 느껴졌다.

물론 책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자기 최면'이라고 손가락질할 테다. 하지만 어떠한가. '있음'에서 시작된 편안함이 미래의 불안함을 잠재워 준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은가. 친구의 추천으로 들었던 펀드도 수익률이 없으면 어떡하나, 모아둔 돈이 물거품이 되진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해빙의 렌즈를 끼고 '나도 펀드를 갖고 있어, 적은 돈이라도 할 수 있잖아?'하고 생각하니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펀드 상황이 좋아 예상 수익률을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는 얘기였다. 할렐루야! 해빙의 효과가 나타난 걸까.

나의 토성 리턴은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 현실에 맞춰 꿈과 기대치를 수정하는 날이 머지않았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말은 현실이다. 이 현실은 부자가 되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해빙을 하는 방법을 알았으니 기대치를 높여볼까 한다. 어떤 역경을 가져다줄지 모르는 토성 리턴. 적어도 난 좀 더 일찍 건강한 마음과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았으니 두렵지 않다.

편집2국 박솔이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행복로 통큰세일·빛 축제’로 상권 활력과 연말 분위기 더해
  2. '2026 대전 0시 축제' 글로벌 위한 청사진 마련
  3. 대성여고 제과직종 문주희 학생, '기특한 명장' 선정
  4. 서산 대산단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기존 전기료比 6~10%↓
  5. 세종시 반곡동 상권 기지개...상인회 공식 출범
  1.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2. 세밑 한파 기승
  3. 셀트리온 산업단지계획 최종 승인… 충남도, 농생명·바이오산업 거점지로 도약
  4. 충남대 올해 114억 원 발전기금 모금…전국 거점국립大에서 '최다'
  5. 세종교육청 '학생생활교육지원센터' 활짝

헤드라인 뉴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에 충청 3선 조승래 의원 거론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에 충청 3선 조승래 의원 거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각종 비위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가운데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 중 충청 출신이 거론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인공은 현재 당 사무총장인 3선 조승래 의원(대전유성갑)으로 그가 원내사령탑에 오르면 여당 당 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이 모두 충청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민주당은 김 전 원내대표의 후임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를 다음 달 11일 실시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보선을 1월 11일 실시되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날짜와 맞추기로..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30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0대 직장인의 구..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서울 고척 돔구장 유형의 인프라가 세종시에도 들어설지 주목된다. 돔구장은 사계절 야구와 공연 등으로 전천후 활용이 가능한 문화체육시설로 통하고, 고척 돔구장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였다. 돔구장 필요성은 이미 지난 2020년 전·후 시민사회에서 제기됐으나, 행복청과 세종시, 지역 정치권은 이 카드를 수용하지 못했다. 과거형 종합운동장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충청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에 고무된 나머지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서다. 결국 기존 종합운동장 구상안은 사업자 유찰로 무산된 채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행복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 세밑 한파 기승 세밑 한파 기승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