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고효율 전력반도체로 탄소저감 대응하자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고효율 전력반도체로 탄소저감 대응하자

문재경 한국전자통신연구원 RF/전력부품연구실 박사

  • 승인 2021-03-04 10:01
  • 신문게재 2021-03-05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TRI 문재경 박사2
문재경 한국전자통신연구원 RF/전력부품연구실 박사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석유·천연가스·석탄·원자력·바이오 연료·수력·풍력·지열·태양광 등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공급된다. 에너지는 형태의 변환(變換) 과정을 거쳐 공장 등 산업 분야와 교통 분야 그리고 주거와 상업지역에 최종적으로 소비된다. 미국 에너지국(DOE)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 세계에서 생산된 에너지의 30% 정도가 다시 전기로 변환돼 사용되고 있으며, 2030년 이후가 되면 8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생산된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마지막 전기로 변환하는 데 사용되는 핵심 부품 중 하나가 바로 '전력반도체'다. 전력반도체의 응용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에어컨·냉장고·세탁기·TV 등 가전제품을 비롯해 자동차·철도·에너지의 발전·의료기기 등 모터가 동작하거나 전원 공급이 필요한 전기 제품에는 어디에나 필요하다.

물론, 기존 전자제품들은 전력변환 효율이 낮은 실리콘 전력반도체를 사용 중이다. 이처럼 전력변환 효율이 낮을 경우 제품에 열이 발생해 오동작을 일으키거나 냉각기의 추가 설치가 필요하다. 이로써 제품의 수명 단축 등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는 발열로 인한 폭발 가능성에 대한 심리적 불안 요인도 존재한다. 따라서 시스템의 수명 향상과 전기 낭비를 줄이기 위해선 전기로 변환 과정에서 전력의 낭비가 적은 기술, 즉 전력변환 효율이 높은 전력반도체 기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차세대 고효율 전력반도체인 질화갈륨(GaN)이나 탄화규소(SiC)를 사용해 전력변환을 할 경우 기존 실리콘 전력반도체보다 효율을 최대 10% 정도 개선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전력 변환기기에 사용되는 차세대 고효율 전력반도체의 중요성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통계조사기관 Enterdata가 제공하는 '세계 에너지통계 2020'에 따르면 한국은 2019년 전력 소비량 세계 6위였다. 이 점을 생각하면 국내 연간 전력 소모도 줄이고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글로벌 규제를 모범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발 빠르게 차세대 고효율 전력반도체 기술의 국산화와 다양한 전력산업에 채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밝힌 가장 먼저 내연기관 신차판매를 중단하는 나라는 네덜란드·노르웨이로 그 시기는 2025년이다. 이어 독일·이스라엘·인도가 2030년, 미국·영국이 2035년경 내연기관 신차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도 내부적으로 2035년까지 신차판매 중 신에너지 차량 비중을 50%로 높인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 폴크스바겐·BMW 등 외국 자동차 회사들도 중국 내 전기차 비중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 등 주요 기관들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판매 대수 기준으로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약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로써 2030년대 후반이 되면 전기자동차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내연기관차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도요타의 자동차는 전기자동차의 인버터나 컨버터에 벌써 탄화규소·질화갈륨와 같은 차세대 고효율 전력반도체를 채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10% 이상의 연비증대와 유지비 절감이라는 슬로건으로 전기자동차의 경쟁력을 향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전기차의 글로벌 시장경쟁력 증대를 위해선 고효율 급속충전, 고효율 전력변환 모듈과 인버터·컨버터 등에 탄화규소, 질화갈륨과 같은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술 채택이 꼭 필요하다. 이러한 신기술 채택을 위해선 정부 지원과 산·학·연 연구자들이 힘을 모아 발 빠른 기술 국산화 또한 필요하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업이 2030년 이후에 펼쳐질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소비자·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우주·항공 등 다양한 전력산업과 관련된 거대한 저탄소 신시장의 기술 주도가 가능할 것이다. 문재경 한국전자통신연구원 RF/전력부품연구실 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3.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4.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5.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1.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2.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3.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4.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5.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