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이 만난 사람]조명환 월드비전 회장

  • 사람들
  • 뉴스

[한성일이 만난 사람]조명환 월드비전 회장

학습부진아에서 세계적인 학자가 되기까지
미국 어머니의 원조를 45년간 받은 사랑을 한국 월드비전 회장이 되어 세계 어린이들에게 쏟다

  • 승인 2021-05-07 09:24
  • 수정 2021-05-07 10:03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20210412_102739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이 지난 1월 취임 후 대전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첫 대전 방문을 했다. 이에 조명환 회장을 월드비전 대전지부 사무실에서 만나 취임 소감과 그동안 활동해온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나비넥타이를 맨 멋진 신사는 음악가를 연상케 했다. 밝고 친절하고 환한 분위기의 매너 남 조명환 회장과의 인터뷰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즐거웠다. 조명환 회장은 필자에게 ‘God loves 한성일 박사님’이라고 사인을 해서 그의 책 <꼴찌박사>를 선물로 건넸다. 조 회장의 자전적 에세이인 이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 장편의 신앙고백서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이해력이 부족해 가족과 드라마도 같이 못 보고 여동생들에게 ‘형광등 오빠’ 소리를 들었다는 학습 부진아 조명환 회장이 세계적인 학자가 되기까지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는 듣는 내내 감동으로 다가왔다.

20210412_102737
-조 회장님, 월드비전 회장님이 되셨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1월19일 백범기념관에서 제9대 월드비전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각 교회를 방문하고 있는데요. 월드비전은 한국이 미국, 캐나다, 호주에 이은 4위 국가입니다. 한국월드비전이 세계의 G2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있는 직원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을 만나니 너무나 좋습니다. 대전 직원들을 보고 싶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대전을 찾았습니다.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서 도와주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 그 기대감이 너무나 컸답니다. 월드비전 회장이 되고 나서 참 좋은 마음을 가진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너무나 좋습니다. 남을 도와주려는 사람을 만나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이겠습니까. 36년간 교수 생활을 하면서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났는데 월드비전에 와서는 100 퍼센트 남을 위해 후원하는 사람만 만나니 좋은 거죠. 마음이 따뜻하고 사랑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행복입니다. 월드비전 직원들은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사람들이 좋다 보니 그 사람들을 매일매일 보는 게 행복이지요. 행복이란 이런 거구나 느끼며 살고 있답니다. 저는 월드비전 회장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습니다. 올해로 월드비전 창립 71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7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 한국은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91년부터는 원조를 해주는 나라가 됐습니다. 정말 의미가 깊죠. 전 세계에 월드비전 직원이 3만7000여 명이 있고 3조 원의 예산으로 1억5000여 명의 전 세계 어린 아이들을 돕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많이 성장해왔죠. 한국 월드비전은 2030년 80주년을 맞게 되는데 세계인에게 자랑할 수 있는 대한민국입니다. 글로벌 NGO로 인정받는 월드비전의 한국 회장에 취임하면서 3가지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첫째는 직원이 행복하고, 둘째는 대한민국이 자랑하고, 셋째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월드비전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월드비전 기부금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할 것입니다. 신뢰받는 월드비전을 만들겠습니다.

20210412_102740
-조 회장님은 미국인 어머니로부터 45년간 원조를 받으며 살아오셨다고 하던데요. 들려주실까요?



▲저는 태어나서 45년간 매달 15달러씩 미국인 에드나 어머니에게 후원을 받아왔습니다. 교수가 되었을 때도 에드나 어머니의 후원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언젠가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 살아왔습니다. 구체적으로 언제 할 것인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을 때 지난해 초에 헤드헌터가 찾아와 회장을 맡아 달라고 하더군요. 언젠가 할 일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해 고사했거든요. 교수로 정년퇴직 후 좀 놀다가 하려고 생각했는데 은퇴를 1년 남겨두고 찾아온 겁니다. 3명이 면접을 봤는데 제가 됐다고 연락이 오더군요. 이게 운명인가보다 하고 회장으로 취임을 하게 됐죠. 항상 우리가 계획한 대로 모든 일이 딱딱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로 했죠.

20210412_130907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과 월드비전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직원들의 간담회 시간
저는 현재 금호성결교회 장로 직분을 맡고 있는데요. 부모님은 이북에서 피난 오셨습니다. 아버지는 고 1때 혼자 혈혈단신으로 피난 오셔서 친척 하나 없이 매우 어렵게 살아오셨죠. 집안이 너무 가난하고 학력도 중졸이다 보니 그때 당시 서울 충무성결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하시던 어머니가 아기를 낳자 세이브 더 칠드런을 통한 후원자 연결로 미국인 후원자 에드나 어머님에게서 매달 옷과 우유를 후원받았고 제 나이 마흔다섯이 될 때 에드나 어머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매달 15달러의 후원금과 격려편지를 받게 된 거죠. 원래 만 18세가 지나면 원조도 끊기게 되어있는데 저는 에드나 어머니의 요청대로 영어로 편지를 주고 받게 되면서부터 구호기관을 통하지 않고 에드나 어머니와 직접 편지 왕래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에 유학 갔을 때 3번이나 에드나 어머니를 찾아가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는데 어머니가 99세 되던 해는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 싶어 드디어 찾아뵙게 되었지요.

con5-worldvision-ceo-sponsor1
미국인 어머니 에드나와 함께 한 조명환 회장
네브라스카 주의 세인트폴 작은 마을에 살고 계시던 에드나 어머니를 뵙던 날은 눈물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어머니는 결혼도 안 하시고 여동생과 두 분이 살고 계셨는데 교사로 정년퇴직 후엔 마을의 작은 편의점 직원으로 일하셨습니다. 저보다도 가난한 어머니가 저를 평생 후원해오신 겁니다. 마흔 살에 처음 만난 어머니와 1주일간 함께 지내고 돌아 왔습니다. 마을에선 저를 위해 파티를 열어주셨죠. 동네잔치가 열렸는데 동네 주민들은 태어나서 동양사람을 처음 봤다면서 너무나 반겨 했습니다. 감동의 시간이었죠. 미국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도움으로 성공한 것을 너무나 기뻐하고 프라이드를 느꼈습니다. 제가 월드비전 회장이 되고 나서야 하나님이 에드나 어머니를 통해 ‘너도 이렇게 살아라’ 하는 교훈을 주신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20210412_102744
저는 평생 두 가지 비밀을 안고 살아왔습니다.

하나는 원조를 받은 사실입니다. 제 가난을 자랑할 것은 아닌 것 같고, 부모님이 얼마나 능력이 없었으면 그랬을까 하고 손가락질 받으실까 봐 일부러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또 하나는 제가 대학교 들어갈 때까지 공부를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열심히 노력은 하는데 아무리 해도 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겁니다. 대학을 못 들어갈 상황이 됐을 때 아버지 친구분께서 건국대에 미달학과가 있다며 공과대학 미생물공학과를 지원하라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때는 생명공학이 산업도 없고 취직도 안되니 인기가 없을 때라 아무도 안가니까 비인기과라서 미달이었던 겁니다. 저는 시 쓰는 것을 좋아하는 문과생이었는데 이과를 지원하다 보니 적성에 안 맞았죠. 당연히 학점도 안 좋았습니다. 그런 사람이 공부가 직업인 교수가 돼 있으니 신기하죠. 제가 좋은 성격인 게 천천히 가더라도 꾸준히 가는 성격입니다. 박사가 되고 교수가 되기까지 제 가장 큰 장점인 꾸준함과 성실함이 큰 역할을 했죠. 나이 마흔아홉에 또다시 미국 유학길에 올라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정치와 경제, 리더십을 배웠습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가 되자마자 아시아태평양 에이즈학회 회장에 당선됐습니다. 아마 생물학 공부만 하고 있으면 이런 일을 못 할 텐데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두루 공부하다 보니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학회 회장도 된 거죠. 정치인, 기업인, UN 사람들과 일하게 되면서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에서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공부한 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아프리카 아이들은 가난해서 에이즈 치료가 안 되고 있는데 이 아이들을 돕기 위한 후원금 모금에 발 벗고 나섰죠. 가난과 질병, 불평등 속에서 사는 아이들을 위해 에이즈 퇴치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20210412_102746
-케네디스쿨에 입학하실 때 에피소드를 들려주시지요. 미국 유학 시절에는 많은 에피소드가 있으실 텐데요.

▲케네디스쿨에 입학원서를 냈을 때 학교에서 요구한 것은 1년에 수업료가 1억이 드는데 다른 사람의 후원을 받아서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독지가들을 찾아가 부탁했는데 다 거절당했습니다. 대학교수가 왜 네 돈으로 가지 내 돈을 달라고 하느냐며 거절하더군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습니다. 리턴이 있어야 되겠다 싶어서 수업료를 후원해주신 분 중 돈 많은 할머니가 혼자 살고 계신 경우에는 매 주 한 번씩 전화를 해드리기로 약속하고, 어떤 분에게는 한 달에 한 번씩 찾아뵙기로 하고, 어떤 분에게는 장례를 치러드리고, 어떤 분에게는 아들의 주례를 서 드리고, 어떤 분에게는 평생 멘토가 되어드리기로 했습니다. 6개월에 걸쳐 근 40명에게 후원을 받는데 성공했죠. 마흔 아홉살에 안식년을 맞아 드디어 케네디스쿨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con5-worldvision-ceo2
제가 젊은 시절 오하이오 주립대학에 유학갔을 때는 열정이 넘치고 노력도 정말 많이 했지만 이해력이 달리다 보니 학사경고를 받고 제적당했습니다. 너무 창피해서 1년을 오하이오 공원 벤치에서 생활했습니다. 아리조나대학에서 에이즈 전공자 교수님이 불러주신 덕분에 학교를 옮기게 됐는데요. 유전공학을 공부하러 미국에 갔다가 오하이오대학에서 쫓겨나 생뚱맞게 에이즈 전공자가 되었죠. 암 연구도 아닌 에이즈 연구를 하게 되다니 내 운명은 내 뜻대로 되는 게 없고 남이 선택해준 결과로 가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temp_1618225109086.1866081106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과 월드비전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건국대도 내 뜻과 상관 없이 아버님 친구의 안내로 미달학과를 간 것처럼 그때 당시 에이즈 연구를 아무도 안 할 때라 에이즈로 박사학위를 받으니 경쟁자가 없어서 대학교수로 쉽게 임용이 되었습니다. 제가 공부를 마칠 때가 되니까 에이즈가 세계 각국에 창궐하게 돼 난리법석이 난 겁니다. 그래서 제 전공이 각광을 받게 됐죠.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머리도 안 좋은 제가 미국에 유학을 가게 됐고, 교수라는 직업을 갖게 된 것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이지요. 지금 전 세계에 3700만 명의 에이즈 환자가 있는데요. 2030년까지 에이즈를 정복하는 게 목표입니다.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아서 그렇지 지금은 약만 있으면 치료가 됩니다. 에이즈는 치료받기 시작하면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처럼 완치는 안 돼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게 됩니다.

제가 미 메사추세츠 공과대학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다닐 때는 블록체인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20210412_102804
-회장님은 취미가 무엇인지요.

▲제가 평생 공부만 하고 살다 보니 특별한 취미는 없는데요. 영화를 보거나 춤추고 노래하는 것, 쇼를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예쁜 카페에 가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쿠키를 먹고 음악을 듣는 것을 즐기죠. 영화는 첩보영화를 좋아합니다. 책상에 한번 앉으면 8시간을 내리 붙어있기 때문에 허리 운동, 근육운동을 위해 아침 저녁 운동을 합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저에게 경영과 사업의 눈을 뜨게 해준 소중하고 고마운 분입니다. 과학자와 경영자의 만남이었죠. 치료약을 만들어 인류에 기여하는 일을 둘이 같이 하자고 뜻을 모으게 됐죠. 아무리 좋은 약과 백신을 만들어도 사업화가 안되면 아무 의미가 없죠. 과학자와 경영인이 합자해 회사를 차리고 직원을 채용하고 변호사와 회계사를 고용해 의료산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과학의 산업화과정을 배울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였습니다.

20210412_102824
-회장님이 쓰신 책 <꼴찌박사>에 대해 들려주실까요?

▲‘God loves you, Trust His love,I pray for you’ 는 미국인 어머니 에드나 어머니께서 제게 45년간 보내주신 편지의 맨 마지막 문장인데요. 이 책의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열등생이 아시아·태평양 에이즈학회장이 되고, 하버드 케네디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애리조나 대학에서 미생물·면역학 박사학위를 받고 건국대 교수가 되기까지 45년간 배달된 하나님의 사랑을 기록한 책이지요. 두란노서원에서 제가 커밍아웃한 내용을 책으로 만들자고 제안해 왔습니다. 기독교실업인연합회 CBMC에서 특강을 했던 게 계기가 됐습니다. 이것도 하나님의 뜻인가보다 하고 따르게 됐죠. 제가 이해력이 달려 공부도 못하고 사람과 대화할 때 말귀도 잘 못 알아듣고 그런 사람인데 하나님은 저에게 기적을 심어주셨죠. 내 머리로 박사가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막막할 때마다 일으켜 세워준 에드나 어머니의 원조금 15달러와 사랑의 편지는 오늘의 저를 있게 한 원동력입니다. 하나님은 에드나 어머니의 손으로 사랑을 쓰셨죠. 하나님은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게 하셨습니다. 저는 주님의 한없는 사랑과 은혜를 이 책으로 기록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주님은 저를 지으시고 잘 길러주셨습니다. 저의 보이지 않는 끈이셨습니다. 내 삶을 적신 것은 주님의 사랑이었습니다.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습니다.

20210412_102836
-회장님, 올해가 중도일보 창간 70주년을 맞는 해인데요. 저희 중도일보에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들려주실까요?

▲인터뷰를 해주시는 중도일보에 감사드리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중도일보가 어려운 사람을 돕고 도와주는 신문이 되시길 바랍니다.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이 지역의 빛이 되시길 바랍니다.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중도일보가 되시길 바라고, 변함없이 독자들을 위해 소금의 역할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20210412_130616
사진 왼쪽부터 이기복 하늘문교회 원로 감독, 필자,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
-회장님,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실까요?

▲전 세계 모든 어린이가 풍성한 삶을 살아가길 꿈꾸는 월드비전에서 회장이 되어 인사드리는 이 순이 정말 커다란 감동입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아이들 곁에 서는 일은 저의 운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5년 동안 후원을 받아오며 나눔의 기적을 인생으로 체험한 저였기에 '후원'과 '어린이'에 대한 마음은 언제나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었고 무엇보다 어린이를 위한 일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었지요. 마음 속에 품은 꿈은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학회장이 되면서 이루어졌습니다.

아무리 좋은 약이 개발되어도 비싼 약값과 치료비 때문에 진료 한번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가난한 에이즈 환자들을 보고 연구실의 연구자가 아닌 '발로 뛰는 연구자'로 나설 수 있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전 세계의 정치인, 기업가 등을 직접 만나 후원금을 모으며 가난한 에이즈 환자를 돕기 위해 달려오기를 20여 년인데요. 제 삶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20210412_130622
월드비전 회장이 되고 나니 에드나 어머니가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제가 후원아동으로서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저 역시 다른 이에게 사랑을 베풀며 살기를 에드나 어머니는 간절히 바랐던 것입니다. 긴 세월 동안 흔들림 없는 행동으로 보여준 에드나 어머니의 마음을 깨달은 저는 이제 월드비전과 함께 사랑을 흘려 보내는 일에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나아가려 합니다. 에드나 어머니에게 받은 사랑을 기억하며, 전 세계 곳곳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내일을 꿈꾸며 살아갈 수 있도록 열심을 다하리라 다짐합니다.

'후원자'와 함께 살아온 삶이기에 저는 어느 때보다 뚜렷한 목표와 계획을 갖고 월드비전 회장으로서의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우선, 후원금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집중하려 합니다. 후원금으로 만들어 내는 변화의 결과와 가치가 후원금 이상의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 정책과 역량을 개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며, 국제 파트너십으로 이루어진 월드비전은 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건들이 이미 갖추어져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지역사회를 누구보다 잘 아는 현지 직원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후원금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어린 시절 저는 나를 생각해 주고 지지하는 후원자님이 계시다는 것에 큰 힘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가난했지만 후원자님의 존재로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씩씩하고 당당하게 성장했어요. 지금 우리 후원자님들이 아이들에게 그런 존재임을 꼭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은 후원자님으로 인해 든든하고 신나는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바로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temp_1618225109092.1866081106
사진 왼쪽부터 오정호 새로남교회 담임목사,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
후원은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쁘고 행복해지는 통로입니다.

월드비전은 70년 전,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습니다. 한국전쟁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돕고자 시작된 월드비전은 전 세계 100여 개 회원국을 둔 세계 최대 국제구호개발 NGO로 성장했고, 도움을 받던 사무소로 시작한 한국월드비전은 이제 전 세계 월드비전 중에서 최대 후원국의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지금은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되었지만, 제가 태어났던 시기의 대한민국은 전 세계 가장 취약하고 열악한 나라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 당시 가난했고 열등생이었던 저에게 미국인 '에드나 넬슨'이라는 분이 저의 후원자가 되어 주셨고,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무려 45년간 매달 15달러씩 보내주신 후원금은 저에게 꿈을 꾸게 해주었으며 저의 미래를 열어주는 열쇠가 되었습니다.

월드비전은 70년의 역사를 통해 수많은 아동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더 나아가 꿈꿀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곳곳에는 가난, 불평등, 질병, 전쟁으로 소외되고 고통 받고 있는 아동들이 있고, 월드비전은 그들의 곁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선한 영향력으로 한국은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났고, 지금은 받았던 도움을 다시 돌려주는 월드비전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아동들이 풍성한 삶을 누리게 하는 가장 신뢰받는 월드비전이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

이러한 기적을 만들어가는 여정에 기꺼이 뜻을 함께하는 많은 후원자님들과 자원봉사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함께해 주십시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국장 겸 편집위원 hansung007@





20210412_102954
-조명환 회장은 누구?

▲건국대학교 미생물공학과 학사,석사, 미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행정학 석사,미 애리조나대학교 대학원미생물 면역학 박사. 건국대학교 생명과학특성학과 교수, 아시아 태평양 에이즈 학회 회장. 미 메사추세츠 공과대학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미 메릴랜드대학교 겸임교수(생물학,미국정부학).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평가위원.유엔에이즈(UNAIDS)자문위원.넥솔바이오텍(셀트리온 전신)공동창업/공동대표.미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객원교수.대한민국 인물대상-생명과학.미 메릴랜드대학교 글로벌 교수상.대한민국 창조경영 대상,대한민국을 이끄는 재계인물500人.한국을 이끄는 혁신 리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올해의 인물 선정.'AIDS: Take a Long-Term View' 공동저자(뉴욕FT Press 2011).《꼴찌 박사》저자(두란노201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홈플러스 문화점 결국 폐점... 1월 급여와 설 상여금도 밀린다
  2. 서산지청서 벌금 내부횡령 발생해 대전지검 조사 착수
  3. 행정통합 논의서 소외된 교육감 선출… 입법조사처 "교육자치 당초 취지 퇴색되지 않아야"
  4. 반의 반 토막난 연탄사용… 비싸진 연탄, 추워도 못 땐다
  5. [새해설계] 설동호 교육감 "남은 임기, 창의융합인재 키우는 정책 실행"
  1. [기고] 대전·충남 통합, 대전은 왜 불리한가-통합 교육감 선거, 헌법 원칙과 제도 설계의 딜레마
  2. [내방] 맹수석 전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장
  3. 세종 집무실·의사당 건립비 ‘5조원 육박’…예산안 확보는?
  4. [영상]대전 빼고 충청특별시? 말도 안 되는 것! 시민들에게 물어봐야
  5. ‘겨울철 화재 조심하세요’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통합 정부 청사진 나온다…권한 및 재정특례 주목

대전충남 통합 정부 청사진 나온다…권한 및 재정특례 주목

<속보>=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발표하는 '행정통합 인센티브'에 지방분권을 위한 과감한 지원이 담길지 주목된다.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지만, 권한 배분과 재정 특례·행정 운영 모델 등 정부의 통합 지자체 청사진은 '감감무소식'이라는 중도일보 보도 이후 4일 만에 정부가 전격 발표에 나선 것이다. <중도일보 1월 12일자 1면 보도> 15일 중앙정부와 대전시, 충남도,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오후 1시 30분 서울청사 합동브리..

3년 새 인구 두 배… 청주 오송, 산업도시 넘어 정주도시로
3년 새 인구 두 배… 청주 오송, 산업도시 넘어 정주도시로

청주 오송 인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국 유일의 KTX 철도분기역을 품은 청주 오송읍이 첨단 바이오산업 육성과 함께 생활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며 살기 좋은 정주도시로 급성장하고 있다. 오송의 인구는 2022년 말 2만4862명에서 2025년 12월 기준 4만9169명으로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최근 1년 새 청주시 내에서 가장 큰 폭의 인구 증가를 기록한 지역도 오송이다. 청주시는 다양한 세대가 정착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생활환경 전반에 걸친 정주여건 개선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시는..

세종 올 3000억 규모 한글문화단지 기반 다진다
세종 올 3000억 규모 한글문화단지 기반 다진다

세종시가 한글 문화도시 정체성과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한다. 올해는 3000억 원 규모의 한글 문화단지 조성 발판을 마련하고, 2027 국제비엔날레 성공 개최를 위한 '한글미술관' 건립을 통해 한글의 세계화와 산업화 기반을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남궁호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풍요와 품격이 있는 문화·체육·관광도시' 도약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4대 핵심과제로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도시 기반 조성 ▲한글문화 중심도시 도약 ▲체육·관광 인프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청권 ‘초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발령 충청권 ‘초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발령

  • 노인복지센터에 울려퍼지는 하모니 노인복지센터에 울려퍼지는 하모니

  • ‘겨울철 화재 조심하세요’ ‘겨울철 화재 조심하세요’

  • 이장우 대전시장 만난 장동혁 대표 이장우 대전시장 만난 장동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