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0주년] MZ세대가 온다

[창간70주년] MZ세대가 온다

현안에 목소리내고 가치 소비에 중점

  • 승인 2021-08-31 14:36
  • 수정 2025-09-03 14:23
  • 신문게재 2021-09-01 50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MZ
/게티이미지뱅크
현재 우리 사회는 MZ세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981~1995년생인 밀레니얼 세대와 1996년생 이후 세대인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는 소비 시장뿐만아니라 정치, 문화, 사회를 주도하는 세력으로 성장하면서 사회의 주축이 됐다.그 어느 세대보다 인터넷에 익숙하고 가치 소비와 사회 참여 목소리가 높은 세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낮은 경제성장률로 구직난을 겪으며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이자 정규직과 내집마련, 결혼을 포기한 N포 세대로도 불린다.부모의 경제력으로 계층이 견고해지면서 공정을 외치는 이들은 그래서 국가, 통일 등의 거대 담론보다 각자도생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를 중요시하는 개인주의적 성향도 강하다.
중도일보는 창간 70주년을 맞아 이제는 사회의 초년생으로, 유통가의 큰손으로, 정치의 주요 변수로 등장한 MZ세대를 분석하고, 이들과의 공존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저축보다는 '영끌' 투자?…'한방'노리는 그들
대전에 거주하는 직장인 오은영씨(29)는 작년부터 주식 열풍에 뛰어들었다. 그는 아침에 눈을뜨면 가장 먼저 휴대폰으로 장이 시작 하기 전 주식 상황을 살펴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혹여 '단타' 타이밍을 놓칠 새라 일을 하는 중간에도 주식을 확인한다고 한다. 오 씨는 "지금 받는 월급으론 큰 돈을 모을 수 없어 한방을 노릴 수 있는 주식을 시작하게 됐다"며 "최근에 지인 중 한명이 주식으로 많은 돈을 벌었던 것을 들어 돈을 계속 잃어도 '나도 혹시?'라는 마음에 쉽게 주식을 접을 수가 없다"며 그 이유를 말했다.
현재 MZ세대 사이에서 월급을 모아 저축을 하던 기성세대의 재테크 방식에서 벗어나,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투자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수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

MZ세대들이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과거 2~30%였던 금리는 현재 금리는 한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더이상 저축으로 돈을 모아 집을 살수 없게 된 시대가 된 것이다.
그 어느세대보다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인 탓에 SNS가 일상의 한 부분으로 차지한 것도 한 이유로 풀이된다. SNS상에서 투자 성공 사례 인증 사진이 꾸준히 올라오며 이를 보고 투자를 시작하는 젊은 층들도 늘고 있는 것이다. 남들보다 뒤쳐지거나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 하는 현상인 '포모증후군' 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주식·코인·암호화폐로 큰 돈을 번 사례가 있으면 불안에 떨며 투자를 하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멈출 줄 모르는 투자 열풍에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등의 신조어까지 생기면서 MZ세대의 무리한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방'을 노리며 무리하게 투자를 하는 젊은 층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MZ세대의 가계대출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재호(목원대·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교수는 "미래에 대한 대안 없이 빚을 내면서까지 투자를 하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다"며 "금리가 올라간 뒤 이자를 갚지 못해 생기는 부정적인 상황까지 대비해야 할 때인데, 아직 그러고 있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정치권은 세대교체 중?…'우리는 실력있는 정치인을 원한다'
현재 한국의 정치판에서 새로운 판도가 시작됐다. 36세의 최연소의 나이로 '제1 야당'의 대표가 된 이준석 대표는 이 같은 MZ세대의 파워를 가장 고스란히 보여주는 단면이다.
사실 과거에도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없던 것은 아니다. 다만 4.7재보궐 선거 이후 청년세대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고, 정치인들은 기성세대가 아닌 청년들에 대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 들러리로 여겨졌던 MZ세대들은 이제 가장 중요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 참여에 있어 그들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바로 '공정성'이다. 기성세대의 정치에 청년들은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기성 정치를 특성 세대들의 기득권이 됐다고 판단했다. 더이상 아무리 좋은 결과를 내보인다 한들 과정이 공정하지 않으면 청년들의 뜨거운 눈초리를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발달로, 이들은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쉽게 드러내고 있다.

온라인 공간 안에서 생성되는 논쟁의 장에서는 사회적 지위나 신분에 상관 없이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들은 '#해시태그'를 달고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국민청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온라인에의 정치 참여는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정치적 효능감을 이유로 들 수 있다. 몇년 전 국정농단 사건으로 발생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규탄 촛불 시위에서 탄핵을 몸소 경험했고 이를 통해 '우리가 목소리를 내면 정치가 바뀐다'라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MZ세대의 표심을 사기 위해 앞다퉈 구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거나 춤을 추며 '젊음'을 따라하며 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다만 젊은 층들은 자신들에게 잘 보이려고만 할뿐, 정작 정치 부분에서는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지 않는다며 불쾌함을 표하고 있다.
대전의 한 대학생은 "우리는 재밌고, 친절한 정치인을 원하는 게 아닌데 우리의 흥미에만 초점을 맞추고 다가오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우리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결하고 바꾸는 모습을 보여주려하는 정치인을 원한다"고 말했다.

▲환경 보호를 위해 발 벗고 나서다
MZ세대의 최대 관심사는 '환경'이다.
기성세대가 남긴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 그들은 '더 이상 안되겠다'라며 환경 보호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디지털네이티브'라는 특징에 맞게 SNS를 통해 #제로웨이스트, #줍깅, #용기내프로젝트 같은 수 많은 챌린지들이 확산되고 있다.

그들이 하는 이러한 챌린지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대신 가정에서 다회용기를 챙겨 음식을 포장해오거나, 산책을 할 때 쓰레기 봉투를 챙겨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줍고 거리를 청소하는 등 일상속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다. 현재 이러한 운동은 우리 사회의 젊은 층들에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 환경에 대한 관심은 끝없이 치솟고 있는 중이다.
그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사는 소비패턴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한때 '욜로족(YOLO: YOUR OMLY LIVE ONCE)'이라 불리던 MZ세대들의 소비패턴이,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에 맞는 제품을 소비하는 '가치소비'트렌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또 다른 말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사회적 신념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는 '미닝아웃'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축산 과정에서 생기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 '채식주의자'의 길을 걷고 있다. 소 같은 반추동물의 장내 발효 과정과, 가축의 분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취지에서다. 더 이상 육류를 소비하지 않으며 대체 육류품을 구매하거나, 채소를 위주로 구매하는 등그들의 식탁 문화가 바뀌고 있다. 또한 제품을 구매하기 전 플라스틱이 아닌 빨리 썩을 수 있는 종이된 포장용기에 담긴 제품을 찾고, 비닐로 과대포장 된 제품을 거부하기도 한다.

황선재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개인의 가치관은 국가나 공동체에 초점을 맞췄던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의 가치 판단의 중심은 '개인'이 됐다. 국가의 경제성장 보다는 개인의 행복이 더 중요해진 것"이라며 "다만 '미국처럼 극단적 개인주의가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지만, 한국의 MZ세대들은 경로 의존성에 의해 기존의 것에서 변화하기 보다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응원하다 쓰러져도 행복합니다. 한화가 반드시 한국시리즈 가야 하는 이유
  2. "대전 컨택센터 상담사님들, 올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3.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4.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 여성 장애인들 대상 가을 나들이
  5. 김태흠 충남도지사, 일본 오사카서 충남 세일즈 활동
  1. "행정당국 절차 위법" vs "품질, 안전 이상없어"
  2.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3. 박경호 "내년 지선, 앞장서 뛸 것"…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도전장
  4. 올 김장철, 배추 등 농수산물 수급 '안정적'
  5. [2025 국감] 대전국세청 가업승계 제도 실효성 높여야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대전시 국감서 '0시 축제' 예산 둘러싸고 격돌

2년 연속 200만 명이 다녀간 대전시 '0시 축제' 운영 재정을 둘러싸고 여당 의원과 보수야당 소속인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뜨겁게 격돌했다. 이날 대전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전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민간 기부금까지 동원 우회 재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자발적 기부일 뿐 강요는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여당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민주당 한병도 의원(익산을)에 따르면 3년간 0시 축제에 투입된 시비만 124억 7000만 원, 외부 협찬 및 기부금까지 포함..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갤럽] 충청권 정당 지지도… '더불어민주당 51%, 국민의힘 29%'

충청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24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대전·세종·충청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1%, 국민의힘은 29%를 기록했다. 이어 개혁신당 4%, 조국혁신당 2%, 진보당 1%로 나타났다. 무당층은 14%에 달했다. 전국 평균으론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25%,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 진보당 1%, 기본소득당 0.2%, 사회민주당 0.1%, 무당층 25%로 조사됐다. 충청권에서 이재명 대통령 직무수..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기획] '가을 정취 물씬' 자연이 살아 숨쉬는 충남의 생태명소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고스란히 간직한 충남도의 명산과 습지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힐링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청양 칠갑산을 비롯해 예산 덕산, 공주 계룡산, 논산 대둔산, 금산 천내습지까지 각 지역은 저마다의 자연환경과 생태적 특성을 간직하며 도민과 관광객에게 쉼과 배움의 공간을 제공한다. 가을빛으로 물든 충남의 생태명소를 알아본다.<편집자 주> ▲청양 칠갑산= 해발 561m 높이의 칠갑산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명산으로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지니고 있다. 칠갑산 가을 단풍은 백미로 손꼽는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대전시 국감…내란 옹호 놓고 치열한 공방

  •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유등교 가설교량 안전점검

  •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자랑스런 우리 땅 독도에 대해 공부해요’

  •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 상서 하이패스 IC 23일 오후 2시 개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