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0주년]'수평적 문화 익숙...다양성, 공정 보장돼야"

[창간70주년]'수평적 문화 익숙...다양성, 공정 보장돼야"

MZ세대 신입 기자 4명이 말하는 가치관, 사회문제
"실수를 용인해 주는 사회가 됐으면"

  • 승인 2021-08-31 14:36
  • 수정 2025-09-03 14:23
  • 신문게재 2021-09-01 17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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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신입기자들이 셀프사진관에 모여 사진 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이재운기자(26), 이유나기자(27), 정바름기자(26), 김지윤기자(26).

"너네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MZ세대가 온다'. 'MZ는 누구인가?', '유통가, MZ잡아라' 등 요즘 나오는 10개의 기사 중 절반이 MZ세대에 대한 기사다.



MZ세대가 유통가의 주류소비계층 뿐 아니라 회사의 신입으로, 문화의 주축으로 성장하면서 언론과 도서에서는 MZ 세대를 분석하고, 그들의 신념과 생각에 대해 끊임 없이 토의하고 결론을 내린다.

이제 이들을 배제하고는 어떤 전략이나 업무도 수행할 수 없게 되자 기성세대들은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MZ의 화법을 공부하고, 이들과의 공존을 모색하기도 한다.



중도일보는 창간 70주년을 맞아 MZ세대 신입기자인 김지윤, 이유나, 이재운, 정바름 기자 4명이 바라보는 사회현상과 가치관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을 담았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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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이유나, 이재운, 정바름, 김지윤 기자

 

-여기 모인 4명 모두가 사회생활이 이번이 처음이다. 입사한 지 6개월 정도 됐는데, 처음 회사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정바름= 선배들이 간혹 '넌 참 당돌하다'라는 얘기를 하시곤 해. 사실은 선배들을 대할 때 나름대로 예의를 갖추고 행동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선배들 앞에서 한마디도 안하는 후배는 불편하실까봐 나도 모르게 오버를 했던 것 같아. 저 말을 듣고 나서 선배들이나 어른들을 대할 때 어느 정도까지 선을 두고 행동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이유나=인사나 위계질서에 집착한다고 생각을 하긴 했어. 그들에겐 익숙하겠지만, 나는 처음 해보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리고 같은 언어를 쓰지만 세대차이, 문화차이가 너무 나서 가끔은 '아 내가 북한사람이랑 대화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

▲이재운=일을 할 때 스스로 일을 찾으려하고, 눈치 빠르게 일을 캐치하던 기성세대와 다르게 우리는 주어진 일을 체계에 맞게 하는 게 더 편하고 익숙한데 이런 부분을 잘 이해를 못하시는 것 같았어. 또 기성세대는 상사에게 '모른다, 어렵다'라는 말을 하는 것 자체를 꺼려하고 안했지만, 우리는 모르면 바로 물어보고, 피드백 받길 원하잖아.. 이런 부분도에서도 세대 차이를 느꼈어..

▲김지윤=음 나는 아직도 가정환경 같은 호구조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게 좀 놀랐어. 예전에는 이런 질문들을 당연하게 했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우리 세대들은 저런 질문을 엄청 불편해 한다는 걸 모르는 것 같더라고.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MZ세대들에 대해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없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재운=예전에는 회사가 잘 되면 나도 잘 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우리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아. 물론 회사가 성장하고 높이 올라가면 좋겠지만, 내 행복과 성취감에 연결된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래서 나는 업무도 좋지만 내 행복도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워라밸을 따지는 걸 꼭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김지윤=워라밸은 당연히 따져야 하는 거 아닐까? 많은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일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선 충분한 휴식이 필요해. 워라밸을 너무 낯설게 보지 않고 기성세대들도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개인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이유나=기성세대는 한 직장을 오래 다니는 '평생직장'이 당연시 됐지만, 우리는 아냐. 더 좋은 환경과 조건이 있으면 그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해. 더 좋은 인력을 뽑기 위해선 이제는 기업들도 직원들의 워라밸을 존중해줘야 하지 않을까?


-기성세대인 X세대와 MZ세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재운=X세대는 수직적인 체계에 익숙하고, MZ세대는 수평적인 체계에 익숙한 것 같아. 우리는 교육 과정에서 토론을 하고, 경청을 하는 방법을 배우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배우고 자라왔잖아.

그래서 상대가 누구든 자유롭게 의견을 말 하는 거에 거리낌이 없는 것 같아.

▲김지윤=X세대는 '그렇구나'라는 생각을 잘 안하고 타인에 대해 너무 관심이 많은 것 같아. 누군가 특이한 차림으로 길을 걸어다니면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서슴없이 말을 하기도 하잖아. 나와 상대방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해.

▲이유나=우리는 공정, 평등에 민감하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이익과 관계가 없어도 옳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고 생각해.

▲정바름=모든 X세대가 그런 건 아니지만, 나이 어린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것 같아. 반말이 생활화 됐고 이게 문제라고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초등학생이여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사회 전반적으로 기성세대들은 낮은 혼인율과 출산율을 청년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MZ세대가 바라본 결혼에 대한 이미지는 무엇일까? 그들이 결혼이 아닌 혼자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유나=인구가 부족한건 문제가 맞긴 하지만, 혼인과 출산은 개인의 선택인데 우리의 탓으로 돌리는 것에 맞지 않다고 봐. 환경이 오염되고 주거공간이 부족한 상황인데 인구만 많아진다고 경제 성장이 지속 가능한지 의문이 들어. 그리고 결혼은 당사자들만의 일이 아니라 가족과 가족이 만나는 거잖아. 지금 나는 내 삶을 살기도 버거워서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건 꽤 부담스럽지.

▲김지윤=지금 사회는 우리가 결혼과 출산을 피하는 게 돈 때문이라는 일차원적인 생각만 하는 것 같아. 사실 결혼을 하면 남자든 여자든 책임감이 생기고, 또 사회적으로는 아직 남성이 출산휴가를 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잖아. 돈도 중요하지만, 결혼하고 출산을 한다고 우리가 마냥 축복받는 걸까? 라는 의구심도 생겨. 이제 사회는 인구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뭔가를 변화하려고 하기 보다는 적응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

▲정바름=나는 기성세대가 너무 무책임하다고 생각해. 청년들이 자리를 잡고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지금 봐봐. 집값은 치솟고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인데 우리가 어떻게 결혼을 할 수 있겠어? 돈이 없는데 말야.

▲이재운=동기들의 의견에 동의해.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지금 우리 사회는 생애 주기별로 해야 하는 일이 정해져 있잖아. 난 그걸 원하지 않아. 우리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형태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 결혼은 더 이상 1순위가 아니고, 내 미래의 행복에는 결혼만 있는 게 아니니까.


-얼마 전 까지 MZ세대는 정치에 무관심 하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최근 MZ세대들의 정치 참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남자(20대 남자유권자), 이여자(20대 여자 유권자)가 정치권의 주요 변수로 등장한 것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정바름=부동산이나 아파트 투기, 인국공 문제 등 불공정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것 같아. 우리는 공정함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정부는 좋은 결과만 내 놓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가장 공정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 꽤 컸어.

▲이재운=청년의 말을 대변해주겠다는 정치인들은 많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었을까? 그 말을 철썩같이 믿었지만 그렇다 할 결과물이 없었잖아. 그래서 우리 스스로 '내 말을 대표해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하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여하게 된 것 같아.

▲김지윤=일단 SNS를 통해서 익명성이 보장 된 채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는 게 정치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준 것 같아. 지금 에브리타임같은 익명 포털사이트에서 대학생들은 정치에 대한 담론이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잖아. 그래서 과거보다 지금 청년들이 정치에 적극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MZ세대 입장으로써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김지윤=보수적인 사회상에서 벗어나서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 아직도 소수자나 장애인에 대한 시각이 부족하잖아. 동물권도 마찬가지야. 소수가 보호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

▲정바름=우리가 자생력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어. '청년이 잘 살아야 이 나라가 산다'라고 말로만 하지 말고 청년들이 기반을 쌓고 자리를 잡아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야.

▲이유나=친환경적인 활동을 많이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다른 나라들은 생활 쓰레기를 줄이려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부족하잖아. 정부나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환경 문제 해결에 나서줬으면 좋겠어.

▲이재운=아직은 우리가 어른들의 눈에는 미숙한 아이처럼 보이겠지만, 그 부족함을 유연하고 따뜻하게 이해해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 실수를 용인해주고 부족하다면 이끌어주는 세상이 더 좋지 않을까?
정리=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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