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고동환 작가 "제 작품은 관객들이 와서 완성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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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고동환 작가 "제 작품은 관객들이 와서 완성해줘야 합니다"

'2021 아트랩대전' 다섯번째 '고동환 작가전'
이달 26일까지 이응노미술관 신수장고 M2 프로젝트룸

  • 승인 2021-10-07 15:57
  • 신문게재 2021-10-08 8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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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환 작가
전시장 복도에 불규칙하게 놓여 있는 10개의 삼각형 모형. 이 모형들을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관객들의 움직임을 통해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는 전시가 열린다.

대전 이응노미술관은 2021 아트랩 대전 다섯 번째 시리즈로 고동환 작가의 전시 '6개의 벽, 10개의 삼각형'을 진행한다.



아트랩 대전은 젊고 창의적인 청년 작가들을 선정해 전시공간을 지원하는 이응노미술관의 신진작가 발굴 프로젝트다. 이번 전시는 신수장고 M2 프로젝트룸에서 이달 26일까지 선보인다.

고 작가는 집, 공간, 도형을 소재로 안정성과 불안정성을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전시 제목 그대로 6개의 벽과 10개 흰색 삼각형만이 놓여져 있다. 심플해 보이지만 고 작가가 전시에 담고 있는 의미는 크다.



'집'이란 공간에 대한 그의 생각은 남다르다. 집은 아늑하고 편안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고 작가는 타국에서의 유학 생활과 잦은 이사로 안정적이지 못한 곳으로 인식한다.

Wall_01나무합판, 중고벽지, 중고시계 108X91CM 2021 (1)
고동환, Wall_01나무합판, 중고벽지, 중고시계 108X91CM 2021
전시장에 설치된 6개의 벽 앞면에는 평범한 가정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벽지와 가구가 붙어있다. 벽걸이 시계, 인터폰, 타요버스 거울 등 일상적인 가구들은 작가가 중고거래를 통해 구해온 것이다. 누군가의 손때가 묻은 가구를 사용한 데에는 집에 대한 관객들의 생각을 끄집어내기 위함도 있다.

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개인적인 서사는 완전히 배제했다"며 "타인이 집이란 공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을 보고 관객들이 집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꺼낸다면 성공했다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벽의 뒷면에는 앞면보다 화려한 패턴이 그려져 있다. 고 작가는 안과 밖에 전복된 작품을 주로 제작한다. 무엇이 안이고 밖인지 헷갈리게 표현하는 이유는 역시 그의 집에 대한 불 안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공간에 대한 불안정성을 관객들이 체험해볼 수 있는 요소도 마련했다. 전시장 복도에 널브러진 10개의 삼각형 조형물은 관객이 앉을 수 있는 의자는 아니다. 통행을 방해하는 요소에 불과하다. 고 작가는 관객들이 하나의 퍼포머가 돼야만 비로소 작품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관객의 생각과 감정을 끌어올리고 싶은 그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지점이다.

고 작가는 "안정적인 것을 찾기 위해 계속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불안전성을 표현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스스로 만족감과 안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시된 모든 작품은 작가가 미리 신수장고 M2 프로젝트룸 공간에 와서 구상한 것이다. 집이라는 공간을 집요히 파던 그는 집을 넘어 공간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에게 있어 공간은 전시 바깥의 영역이 아닌 전시의 대주제다.

고 작가의 목표는 전시장이라는 협소한 공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는 "흔히들 공간이라면 전시장 안이라는 공간만 생각하는데 바깥까지 연결해 공간의 영역을 확장시키거나 변신시켜는 전시를 하고 싶다"며 "예산 때문에 아직 현실적인 계획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봤을 때 '고생했겠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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