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취재 기록-26]명창 김창룡 한자 본명은 ‘金昌用’…예명은 ‘金昌龍’

[10년간의 취재 기록-26]명창 김창룡 한자 본명은 ‘金昌用’…예명은 ‘金昌龍’

‘호적(戶籍)’으로 본 판소리 명창 ‘김성옥 가문’의 내력은?
김성옥 아들 김정근 한자 본명도 “‘金定根→金正根’으로 써야”
김창룡 부인 ‘열녀 강선명’, “병든 남편, 자신의 다리 살을 떼어 먹여 살려”

  • 승인 2021-10-25 11:12
  • 수정 2021-10-25 13:40
  • 손도언 기자손도언 기자
26편_사진1김성옥일가전승계보_노재명작성
'김성옥 일가 중고제 판소리 전승 계보'…국악음반박물관 노재명 관장이 김성옥 명창 가문의 호적등본, 현장 조사, 문헌 기록 등을 토대로 '김성옥 일가 중고제 판소리 전승 계보'를 정리했다. <국악음반박물관 제공>

우리나라 판소리 '제(制)'는 동편제·서편제·중고제로 나뉜다. 또 판소리 가문으로 본다면 동편제는 '송흥록 가문', 서편제는 '박유전 가문', 중고제는 '김성옥 가문'으로 분류된다. 한마디로 판소리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고 판소리의 화석만 겨우 남아 뼈대를 맞춰야 한다면 판소리의 가장 중요한 척추 골격은 중고제의 김성옥 명창 가문일 것이다. 중고제의 고장인 충남지역은 김성옥 일가, 방만춘 일가, 심정순 일가 등이 '명가'를 형성하면서 판소리 대를 이어왔다. 특히 '김성옥 명창 일가'는 판소리를 거의 이루다시피한 명문가다. 김성옥은 아들 김정근에게 소리를 물려줬고, 김정근은 아들 김창룡과 김창진 명창에게 대를 물려줬다.

본보는 중고제 시리즈 '10년간의 취재 기록 25편'에서 김성옥 명창을 잠시 소개했다. 김성옥은 충남 논산 강경읍(1931년 4월 읍으로 승격) 출신이다. 김성옥은 조선 순조시대 인물이고, 강경읍에서 성장한 뒤 전북 익산 여산면으로 이거한다. 특히 김성옥은 판소리 장단 중 하나인 '진양조' 장단을 처음 발명했다. 김성옥의 진양조 소리를 송흥록·송광록 명창 형제가 듣고 영향을 받아 발전시켰다. 진양조는 느린 장단으로 매우 슬픈 소리를 할 때나, 진중하고 품위있는 대목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된다. 김성옥의 아들인 김정근도 논산 강경읍에서 태어났다.



노재명 판소리학자는 저서 '중고제 판소리 흔적을 찾아서(2012년)'를 통해 김성옥 명창 가문의 호적을 최초로 학계에 보고했다.

 

호적으로 본 김성옥 가문의 내력은 어떨까.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판소리 '뼈대의 축' 중심에 있는 김성옥 가문의 일부 한자 본명이 예명과 다르다는 점이다. 판소리의 역사책으로 불리는 '조선창극사' 94~95페이지를 보면 김정근 괄호 안에 김해 '김(金), 정할 '정(定)', 뿌리 '근(根)'자를 썼다. 그러나 조선창극사와 달리, 호적등본에는 김해 '김(金)', 바를 '정(正)', 뿌리 '근(根)'자로 표기돼 있다. '정'자의 한자가 다르게 표기됐는데 조선창극사는 예명, 호적등본은 본명이라고 여겨진다.  

 

26편_사진2김창룡적벽가음반_국악음반박물관소장
김성옥의 손자 김창룡 명창이 1926년에 녹음한 중고제 판소리 적벽가 '조자룡 활 쏘는 데' SP음반. 국악음반박물관에 의해 지금까지 단 1장 유일하게 발굴된 희귀음반인데 2018년 금간 채 발견됐다. 금이 가고 틈이 벌어진 부분을 노재명 관장이 1년간 촛농 등 물리적으로 채우고 재생해 디지털 복각 작업에 성공했다.음반은 김성옥 가문의 유서깊은 고형의 창법이 잘 담겨있다.<국악음반박물관 제공>

김성옥의 손자이자, 김정근의 아들인 김창룡 명창도 상황은 같다. 김창룡의 호적에 기록된 한자 이름은 김해 '김(金)', 창성할 '창(昌)', 쓸 '용(用)'인데, 음반과 문헌 등에는 '金昌龍(김창룡)'으로 돼 있다. 김창룡의 한자 본명은 '金昌用', 예명은 '金昌龍'이라고 판단된다.

김정근의 가족관계도 살펴봤는데, 모두 판소리 명창 또는 국악 관계자들로 구성돼 있다. 호적등본에 따르면 김정근은 1839년 6월 14일에 태어나서 1895년 3월 18일에 사망했다. 김정근 부인은 장정희다. 이 부부 사이에서 김영수(장남)와 김창룡(차남)이 태어났다. 장정희(張貞熙)는 김정근과 같은 해(1839년 11월 4일)에 태어나 1928년 4월 12일 충남 홍성군 결성면 용호리 560번지에서 사망했다.



김정근의 차남인 김창룡은 1870년 11월 7일 태어나 1943년 2월 24일에 작고했다. 김창룡의 부인은 강선명(姜善明)인데, 1874년에 태어나 1942년 12월 7일에 타계했다. 강선명은 병든 남편 김창룡을 위해 자신의 다리 살을 떼어서 먹여 살렸다는 '열녀'인데 이들 부부는 1년 간격으로 별세했다. 이런 것으로 봐서 부부 금슬이 좋았던 것 같다. 강선명의 부친은 강원오(姜元五)다. 본관은 진주다. 강원오는 김창룡의 장인이다. 조선음률협회 총무가 강원삼인데, 김창룡의 장인인 강원오와 혈연 관계일 가능성이 있다.

김창룡의 형은 김영수(金永壽)다. 그는 1866년 3월 9일에 태어나 1937년 4월 15일에 별세했다. 김정근과 아들 김영수의 생장지, 즉 태어나서 자란 곳이 충남 홍성군 결성면 용호리 624번지로 돼 있다. 용호리는 김창룡의 장남 김시준(김세준·판소리 명창), 김시준의 장녀 김채손 등의 출생지다. 김창룡과 김시준이 이곳 집에서 살았다.

김창룡은 1904년 무렵,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92번지 등에서 살다가 서울시 봉익동 14에서 사망했다. 김창룡의 부인 강선명은 서울시 돈의동 120에서 작고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3. 어깨·허리 부상 잦은 소방공무원에게 물리치료사협회 '도움손'
  4. '대량 실직 위기'…KB국민카드 대전 신용상담센터 노동자 150여 명 불안 확산
  5. 대전교육청 공무직 4일 총파업… 94개 학교 급식 차질
  1. 동구 정다운어르신복지관, 2025년 '정담은 김장나눔'
  2. 4일 밤사이 세종·충남 1~5㎝ 적설 예고
  3.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김장김치 나눔 행사
  4. "역대 최대 1조 2천억 확보" 김해시, 미래 성장동력·안전망 구축 탄력
  5. [2026학년도 수능 채점] 입시 전문가들이 말하는 정시 전략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