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오징어게임과 과학기술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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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오징어게임과 과학기술 체험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

  • 승인 2021-11-18 10:56
  • 신문게재 2021-11-19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
지난달, 프랑스 파리 알렉산드리아거리에서 한 체험관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모여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린 탓에 거리에는 긴 줄이 생겼고, 체험관에 들어가기까지 대기시간만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고 한다.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넷플릭스에서 지난 10월 2일 오픈한 오징어게임 체험관 이야기다. 이 체험관에서는 오징어게임에서 나오는 놀이들을 직접 해볼 수 있고 드라마 속 진행요원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때문에 하루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든 것이다. 또 온라인에서는 드라마 속 놀이들의 규칙을 소개하거나 여럿이 직접 해보는 해외 크리에이터들의 유튜브 영상들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조회 수를 올리고 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는 총 7가지의 놀이가 나온다. 딱지치기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오징어게임 등 특별한 도구가 없어도 쉽게 해볼 수 있는 놀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놀이들이 생소한 외국인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화면 속 놀이들을 해보고 싶어지고, 체험관에 가보거나 유튜브 영상을 따라 직접 체험해본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소비자들의 직접 체험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체험 마케팅'은 이미 많은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마케팅 기법 중 하나다. 화장품 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들로 채워진 고급 스파를 열고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체험을 제공해 제품 구매로까지 이어지게 만들고 있다. 가전제품 기업들은 고객들이 매장에서 직접 다양한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고 있다. 이렇게 기업들은 전문가의 1대1 설명보다 더 효과적으로 소비자를 이해시키고 있다.

과학기술에도 비슷한 시도가 필요하다. 많은 과학기술 발전은 국가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 이해와 지지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혁신기술이나 첨단과학은 그 내용과 가치를 국민에게 전하기 어렵기 마련인데, 과학기술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면 그 어떤 좋은 설명으로도 채우지 못하는 부분까지 전할 수 있다.



지난 11월 12일부터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리고 있는 민간협력특별전 「로봇 일상다반」도 이런 시도 중 하나다. 이번 특별전은 우리 일상으로 다가온 로봇을 주제로 국립중앙과학관과 민간 로봇 기업들이 협업하여 개최했는데, 기획 단계에서부터 '직접 체험'에 초점을 맞춰 모든 로봇을 관람객들이 하나하나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그 결과 이번 「로봇 일상다반」 특별전에서는 우리가 늘 접하는 집, 병원, 카페와 같은 일상공간을 연출한 전시장에서 다양한 로봇들을 직접 만져보고, 조작해보고, 입어볼 수 있다. 또한, 한 회당 인원수를 최소화하여 최대한 모든 관람객이 직접 로봇을 체험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최신 로봇기술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하고 로봇과 함께 생활하는 일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 존 듀이(John Dewey, 1859~1952)는 "1온스의 체험이 1톤의 이론보다 낫다"고 했다. 과학기술에서도 국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기를 바라본다. 유국희 국립중앙과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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