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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역 대합실 의자에 앉아 있는 노숙자. |
노숙자들은 보통 역 인근에서 배회한다. 이들은 동부역 광장이나 서부역 광장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이날은 영하의 날씨라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노숙자들 또한 가족을 만나러 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들이 많이 들르는 편의점에 가봤다.
편의점 주인 A씨는 "이번 설이 눈도 많이 내리고 날씨도 추워져서 천안역 내에서 웅크리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역사 내 맞이방에는 노숙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모자를 뒤집어쓰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미동이 없었다.
혹시나 노숙자가 아닌 고객을 착각하는 것일 수도 있어 30분 뒤에 재방문한 결과 자리 잡은 상태 그대로였다.
이들이 왜 여기 있는지,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지에 대해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묵묵부답이거나 화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안타깝게도 역 내 누구도 이들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승객끼리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천안역을 관리하는 코레일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역무원실로 향했다.
역무원 B씨는 명함을 건넨 기자에게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며 "역사 내에는 진상 고객과 취객이 많아서 처음에는 경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B씨는 "노숙자들에 대해서는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제재할 수 없고, 이분들 또한 나중에 승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곤란한 입장"이라고 했다.
A 봉사단체 관계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정작 설날에 노숙자를 챙기는 개인이나 단체는 볼 수 없다"며 "이들도 설을 지내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마음은 아프지만, 명절에 일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며 "이들의 정상적인 사회 복귀를 위해 세심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천안=하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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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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