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종합운동장 철거 놓고 육상계-야구계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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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종합운동장 철거 놓고 육상계-야구계 온도차

육상계 대안 없는 철거 반대, 졸속 행정 성토
야구계 신축 야구장 건립 원안대로 조속한 철거

  • 승인 2022-04-07 16:58
  • 수정 2022-04-29 21:09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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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를 앞두고 있는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지난 5일 유소년 육상 선수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문제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 정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체육계에서도 종목별 온도 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야구계에선 원칙대로 한밭종합운동장 철거와 '베이스볼 드림파크의'착공을 재촉하고 있는 반면 육상계에선 대체 연습장 환경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와 함께 존치를 바라고 있다.

기자가 5일 방문한 한밭종합운동장은 제법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운동장 입구에는 경기장 철거와 신축 야구장 착공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운동장 건물 내 사무실에선 경기장 철거를 위한 사무실 조성 작업이 한창이었다. 운동장 트랙에선 초등부 육상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고 여고 높이뛰기 선수들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이날 훈련을 지도하고 있던 육상부 지도자들은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직전까지 지금의 운동장에서 연습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대전시가 대체 연습장으로 제공 예정인 충남대 종합운동장과 대전대 캠퍼스는 거리가 너무 멀고 시설도 현재보다 열악하다고 토로했다. 윤종형 육상지도자는 "육상 종목에 활용되고 용기구만 억대 단위이며 종류도 다양하고 크기나 무게도 상당해 이전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학교와 훈련장 거리가 너무 멀어 연습시간 확보에 상당한 불편이 예상된다. 철거 직전까지는 현재 연습장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서칠만 대전육상연맹전무는 "용기구 이전뿐 아니라 사무실이나 헬스장 등 기반 시설도 8월이나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충분한 대안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는 경기장 이전 문제에 불만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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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과 한밭종합운동장의 조속한 철거를 촉구하는 시민단체가 충무네거리 앞에 현수막을 설치한 모습
이에 반해 지역 야구인들은 한밭종합운동장의 조속한 철거를 촉구하고 있다. 각종 정치적인 공세와 행정절차로 신축 야구장 사업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다. 김근영 대전시 야구협회장은 "경기장 철거가 빨리 진행돼야 서남부스포츠타운 사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미 노후화된 경기장이 정치적인 견해로 흉물로 전락하는 야구인들은 물론 시민들도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간이 미뤄질수록 야구장 건립비용만 늘어날 것"이라며 "이로 인한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육상 선수들의 훈련장 문제에 대해선 "같은 체육인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지만 서로 양보하고 극복해나가야 할 문제"라며 "선수들이 운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셔틀버스 운행을 비롯해 대전시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바로 앞에 나무만 볼 것이 아니라 큰 숲을 보는 시안으로 '베이스볼 드림파크'가 원안대로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전시는 이달 중 한밭종합운동장 철거를 위한 펜스 설치 등 본격적인 철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충남대 종합운동장 이전 관련 대전시 관계자는 "각종 규제로 인한 행정 처리 문제로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선수들이 훈련에 불편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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