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장애인의 불편함에 빚지고 있는 우리

  • 오피니언
  • D-MZ:청년칼럼

[D-MZ] 장애인의 불편함에 빚지고 있는 우리

김재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조직팀장

  • 승인 2022-04-25 08:23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김재섭ㅇㅇ
김재섭 팀장
1972년 미국 의회에서는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서비스에서 장애로 인한 차별을 금지하는 재활법이 통과된다. 그러나 닉슨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자 미국의 시민들과 장애 인권 활동가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1972년 10월에는 소아마비 장애인 쥬디 휴먼과 7인이 매디슨가에서 차도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5월에는 국회의사당까지 행진하고 링컨기념관을 점거하고 철야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1973년 재활법이 개정된다. 법은 개정됐지만 실질적인 시행규칙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 남아있었다.

재활법 개정 이후 미국 연방정부는 경제적 비용을 이유로 법 시행을 미루고 있었다. 대통령이 카터로 바뀌고 정부가 의지를 보이지 않자 1977년 4월 미국 각지에서 장애인과 장애인의 권리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항의가 시작됐고 시행규칙이 제정됐다. 공공서비스에서 장애인을 차별하면 안 된다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지만 장애인들의 싸움은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1978년 7월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 19명이 버스를 막아서고 길거리에서 밤을 지샜다. 이후 덴버의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미국의 저상버스는 그렇게 시작됐다.

대한민국의 장애인들은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고향에 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 정권의 색깔을 가리지 않고 보장하지 않았던 21년간의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2022년 4월 한국의 장애인들은 단순히 이동권만을 위해서 지하철을 타지 않았다. 장애인 권리보장법, 장애인 탈시설지원법, 장애인 평생교육법, 특수교육법 민생 4법의 제·개정과 내년도 23년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했다.

문명국가에서 몸이 아프다고 차별받지 않고 갑작스러운 사고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내 가족이 장애인이라고 차별받지 않기 위해 많은 시민을 대신해 휠체어에서 내려 땅바닥을 기어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탔다. 비장애인의 일상은 장애인의 비일상에 빚지고 있다. 지하철의 엘리베이터와 노약자, 유아차, 장애인,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버스는 오늘날 온몸으로 지하철을 타는 박경석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장애 인권 활동가들에 빚지고 있다.

대전의 저상버스 비율은 30%가 되지 않는다. 세종으로 가는 BRT 저상버스는 올해 하반기 도입될 예정이다. BRT 저상버스 도입은 직접 B1 버스를 온몸으로 막아섰던 장애인들의 싸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덕분에 올해 하반기부터는 노인과 임산부, 휠체어이용자들이 조금 더 편하게 세종시와 오송역을 오갈 수 있다.

2022년 대한민국에서는 장애인들의 요구를 비문명으로 규정하려는 사람이 있다.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는 것을 비문명이라 부른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저항해야 할 비문명이다. 우리가 바라는 문명은 장애인이라고 차별받지 않는 사회다. 우리는 그런 문명을 만들어갈 것이다./김재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조직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 연서면 월하리 폐차장서 불…"주민 외출 자제"
  2. 아산시, 전통시장 주차환경 "확 바뀐다"
  3. 한국 수묵 산수화 거장 조평휘 화백 별세… 충청 자연을 '운산산수'로 남기다
  4. [상고사 산책](16)별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 오성취루와 『환단고기』 석재의 천기누설
  5. 충남 선거구 획정, 행안부 재의요구 현실화… 도의회 6일 원포인트 임시회 다시 연다
  1. '정진석 공천 반대' 김태흠, 지선 예비후보 등록 연기
  2. 세종시 조치원 'A아파트' 입주민, 6일 일상 복귀한다
  3. 더불어민주당 장기수 천안시장 후보, "원팀으로 일하는 캠프 꾸릴 것"
  4. 이장우 "더욱 위대한 대전으로"… 재선 대전시장 출사표
  5. 충남도, 금강수목원 매각 재추진…"땅만 팔고 분쟁 위험은 세종에" 공분

헤드라인 뉴스


문동주 시즌 아웃 가능성…한화 이글스, 구세주는?

문동주 시즌 아웃 가능성…한화 이글스, 구세주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와 연이은 부상으로 시즌 초반부터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선발진의 핵심인 문동주마저 부상으로 수술이 예정되면서 시즌 아웃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리그 하위권 추락 위기 속에서 대체 자원 발굴에 성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5일 한화에 따르면 문동주는 현재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손상 등의 부상으로 인해 검진을 진행한 병원으로부터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수술 여부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술이 진행될 경우 시즌 아웃이 불가피할 것..

전남 보성 `녹차 마라톤` 흥행… 세종시에 투영한 모습은
전남 보성 '녹차 마라톤' 흥행… 세종시에 투영한 모습은

'달려야 산다'는 신조어로 연결되는 러닝 열풍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기제로 주목받고 있다. 파크 골프와 함께 전국적인 인기몰이를 하며, 지역마다 흥행 가능한 마라톤 및 러닝 대회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신청 가능한 대회만 올해 117개로 파악되고, 전체적으로 300~4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종시에선 4월의 조치원 복사꽃 마라톤대회(21회)와 10월 한글축제의 한글런(3회)이 가장 큰 규모 대회로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 어울림 마라톤 대회와 천변 러닝 대회 등 지역민 참가 중심의 대회도 열리고 있..

[지역민 염원, 대덕세무서 신설] 대전 세정 수요·공급 불균형… 불편은 지역민·기업 몫?
[지역민 염원, 대덕세무서 신설] 대전 세정 수요·공급 불균형… 불편은 지역민·기업 몫?

(가칭) 대덕세무서 신설을 둘러싼 요구가 경제계와 산업계, 시민단체 등 지역 각계로 확산되며 공론화되고 있다. 이에 중도일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정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등 지역의 현안을 짚어보고, 출마 후보들이 지역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6·3 지방선거 아젠다, 대덕세무서 신설' 시리즈를 3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세정 수요·공급 불균형 ② 경제계, 시민단체도 한 목소리 ③ 현실화 위해선 정치권 역량 결집 필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덕세무서 신설 목소리가 지역 전반으로 확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과 나무랑 놀자’…유성 어린이 한마당 행사 성료 ‘과학과 나무랑 놀자’…유성 어린이 한마당 행사 성료

  • 올해 첫 모내기로 본격 영농 시작 올해 첫 모내기로 본격 영농 시작

  •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