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과학·문화·교육의 도시' 대전(大田)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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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과학·문화·교육의 도시' 대전(大田)을 꿈꾸며

윤여표 대전대 총장

  • 승인 2022-04-26 09:44
  • 수정 2022-04-27 14:10
  • 신문게재 2022-04-27 18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윤여표 대전대총장
윤여표 대전대 총장
근래 우리가 체감하는 사회 변화의 속도는 실로 눈부시다. 그러한 변화를 선도하는 것은 단연 AI, IoT, 빅데이터 등 디지털 분야이다. 이 분야의 발전 속도는 하루가 달라 미래를 제대로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 기술의 진보가 꼭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그로 인해 인간의 가치와 존엄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인간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도 변화를 부르고 있다. 대전시는 오랫동안 교통 및 물류의 거점, 과학의 도시로 기능하며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견인해 왔다. 그러나 초연결시대가 도래하고 산업구조가 미래형으로 재편되면서 대전시가 오랜 시간 쌓아온 명성과 역할이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같은 위협 요인을 기회 요인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대전은 대한제국기인 1905년 경부선 대전역이 개통되면서 근대 도시로서 발전의 싹이 텄으며,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옮겨오면서 일약 지방행정의 거점으로 떠올랐다. 1970년대에는 국가 차원에서 대전 발전을 위한 거대 프로젝트가 가동되어 대덕연구단지가 만들어졌고, 1993년 세계박람회가 열렸다. 그 이후 1997년 정부대전청사가 건립되고 2010년에는 인구가 150만을 넘어서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다만 최근에는 대전시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인구 역시 수년째 감소하는 추세여서 우려를 자아낸다.

현재 대전시는 대전과학기술 10년 마스터플랜을 마련하여 시행 중이며 차세대 무선통신융합과 지능형 로봇, 바이오 메디컬 등을 중점 지역산업으로 선정하여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대전의 미래를 담보하기에는 부족하며, 한눈에 인지할 수 있는 대전의 대표 브랜드가 필요하다. '과학의 도시'라는 알을 깨고 미래에 대비하여 스펙트럼을 확장할 필요가 있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세계 유수의 도시들 가운데 '브랜드가치'가 높은 곳은 문화 요소를 기반으로 도시의 정체성을 창출하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렇다면 대전시에도 그런 도시들에 비견할 수 있는 문화 요소는 없을까?

우선 주목해볼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 근대화의 과정을 잘 보여주는 근대유산이다. 대전 구도심의 옛 문화유산들을 재생하고 스토리텔링하여 새로운 생명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수년 전부터 대전대학교가 주도해온 '오! 대전' 프로젝트와 같은 성공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근래 대전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지고 있으며, 대전의 구도심 일부와 대동하늘공원, 카페촌 등이 핫플레이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아쉬운 것은 그러한 관광이 당일치기로 끝난다는 점이며, 대전에 머물며 지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전이 문화유산의 보고라는 점이다. 대전에는 선사시대 이래 조선시대까지의 문화유산이 풍부하며, 특히 삼국시대의 대전은 고구려와 백제, 신라가 각축을 벌였던 곳이다. 그 때문에 산봉우리마다 돌로 쌓은 산성이 즐비하며, 우암 송시열 선생 관련 유적지를 비롯하여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문화유산도 많다. 대전이 과학의 도시이기도 하지만, 그에 더해 고대문화와 근대문화가 어우러진 특별한 도시이기도 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대전이 문화의 도시로 발돋움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또 수많은 난관이 가로막을 수도 있으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특별한 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 대전이 '과학'과 '문화', '교육'이라는 세 날개를 활짝 펴고 웅비하며, 누구나 오고 싶고 머물고 싶어 하는 아름답고 멋진 도시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윤여표 대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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