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고등직업교육,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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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고등직업교육,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병기 대전보건대총장

  • 승인 2022-05-03 10:48
  • 신문게재 2022-05-04 18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이병기 대전보건대총장
이병기 대전보건대총장
중소기업으로서 각 분야의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우량기업을 히든 챔피언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히든 챔피언이 월등히 많은 국가는 다름 아닌 독일로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하더라도 압도적인 차이로 많은 수의 히든 챔피언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독일의 체계적인 직업교육시스템과 마이스터 제도를 들 수 있는데 마이스터 또는 장인이란 한 분야에 있어 최고 경지에 오른 전문가를 뜻하는 말로 독일을 비롯해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등의 국가에서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이들 국가는 모두 이른바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분야의 전문가가 '장인', '마이스터' 등의 이름으로 존경과 인정을 받고, 그러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체계적인 고등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고등직업교육분야의 '참 선진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두 개의 초대기업에 좌지우지 되는 경제시스템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인정받는 다양한 전문직업인들이 받치고 있는 탄탄한 국가 경제 시스템과 직업교육을 받고 취업한 이들에 대한 높은 사회적 인식과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고등직업교육, 이야말로 2022년 대한민국이 가야 할 '참 선진국'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고등직업교육 참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고등직업교육을 받고 해당 분야에 취업한 취업자들에 대한 처우개선이다. 전문대졸 신입사원의 임금은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지만 대졸자와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낮은 임금으로 일을 하고 있다. 고등직업교육을 받은 취업자들에 대한 국민적 인식 변화와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형 마이스터가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며, 오랜 시간 노하우를 축적하고 기술의 정점에 오른 마이스터가 나오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에 중소기업들은 영원히 히든 챔피언의 벨트를 가질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취업률을 향상 시키고 교육 양극화를 해결하며 취업과 동시에 전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고등직업교육 취업자에 대한 인식 변화와 처우 개선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두 번째는 전문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다. 전문대학의 주된 교육방식은 실험 · 실습 위주로 이루어진다.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를 반영하고 업그레이드되는 최첨단 기자재 등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그에 반해 등록금은 오랜 기간 묶여 있고 전문대학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은 일반대학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초가 되는 전공지식에 더해 최신 기술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미래의 마이스터(장인)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고등직업교육의 최전선에 있는 전문대학을 위한 체계적인 재정지원과 적정한 확대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은 전문대학에 대한 변화와 혁신의 의지, 그리고 지속가능한 정책 시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적극적인 마이스터 대학 제도 시범 도입 및 확대 재생산, 전공심화과정 수요 상한 해제 등 전문대학과 관련한 다양한 시도와 변화가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하고 적절한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시도가 단기 실적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변화와 혁신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특권 없는 대한민국, 공직사회부터 실천합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고위공직자의 호화 관사(官舍) 문제 개선의지를 밝혔다. 고위 공직자에 제한 적용되는 특권 철폐, 세금 운영의 투명성 등 여러 논리들을 관사 문제 개선을 통해 밝혔다고 볼 수 있지만 그 본질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변화', '혁신', '개혁'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 생각한다. 바야흐로 혁신의 시대, 변화의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대한민국 고등직업교육의 최전선에 있는 전문대학의 혁신과 변화에 새로운 정부에 대한 의지와 실천을 기대해본다.

이병기 대전보건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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