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쟤가 더 나빠요!

  • 오피니언
  • D-MZ:청년칼럼

[D-MZ] 쟤가 더 나빠요!

김영진 사회적협동조합 혁신청 이사장

  • 승인 2022-05-30 08:21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김영진
김영진 이사장
중도일보에 MZ세대 필진들이 모였다. 'D-MZ'(Daejeon-MZ generation)는 변혁의 최전방에 서 있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지역사회에 전하기 위해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무언가를 잘못한 사람에게 잘못한 것을 고쳐달라고 이야기할 때 제일 듣기 싫은 소리가 있다. "쟤가 더 나빠요!"



너는 왜 공정하지 않았니? 너는 왜 약자들을 대변하지 않았니? 너는 왜 불평등을 해결하지 않았니? 너는 왜 차별을 막지 않았니? 이 무수한 질문에 한결같이 "쟤가 더 나빠요!"라고 답한다. 무언가 바뀌길 바라는 마음에 혹은 애정을 가지고 하는 이야기에 한결같이 쟤가 더 나쁘지 않느냐는 얘기를 들으면 말문이 턱하고 막힌다.

여당과 야당 할 것 없이 모든 정치 이슈가 이 문구로 통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정치는 계속 누가 누가 더 나쁜지 대결하면서 스스로 더욱 못나지고 있는 것만 같다. 상대평가만 하다가 절대평가 점수가 낮아지는 상황이다.



국민이 정치를 바라보는 눈높이는 더욱 높아지는데, 정치권의 눈높이는 여전히 상대에게만 머물고 있다. 스스로 잘해서 선거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상대가 못난 사람이기에 자신을 뽑아달라고 말하는 것은 얼마나 염치없는 일인가.

지난 대통령 선거부터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까지 참 길었던 선거가 끝나간다. 누가 누가 덜 나쁜지 대결하는 이 선거에 승자는 없다. 승리한 곳이나, 패배한 곳이나 그들의 일상은 반으로 갈라졌을 것이며, 선거 후에도 여전히 같은 말을 하며 서로를 물어뜯고, 싸우고, 혐오하는 것이 반복될 것이다. 그렇게 정치와 우리의 일상은 하향 평준화 되어 갈 것이다.

정치의 하향 평준화가 어떤 세상을 만들지는 분명하다. 긍정보다 부정의 힘이 더욱 강해지는 세상. 자신이 잘하는 것보다 타인의 잘못을 더욱 바라는 세상. 세상은 이미 그렇게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일상은 갈라졌고, 사회를 보는 시선은 어느새 냉소가 가득하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이유는 주권자의 권리를 행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더 나은 사회에 대한 고민 속에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결과에 아름답게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담고 있기에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말한다. 이런 선거는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든다.

상대가 아니라 나의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바로잡아야 발전할 수 있다. 그리 긴 세월을 살지 않은 청년들도 일상에서 피부로 느끼는 이 간단한 사실을 정치가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나의 잘못을 잘못이라 인정하고, 나의 권리가 소중하다면 상대의 권리도 똑같이 존중할 수 있어야 다름을 이야기할 수 있다. ‘쟤가 더 나빠요’ 보다는 ‘제가 잘못했습니다’를 먼저 들을 수 있는 정치를 보고 싶다./ 김영진 사회적협동조합 혁신청 이사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합강동 스마트시티, 'L1블록 643세대' 본격 공급
  2. 과기정통부 '출연연 정책방향' 발표… 과기계 "기대와 우려 동시에"
  3. 장철민 "새 충청은 젊은 리더십 필요"… 대전·충남 첫 통합단체장 도전 의지↑
  4. 최저임금 인상에 급여 줄이려 휴게 시간 확대… 경비노동자들 방지 대책 촉구
  5. 한남대 이진아 교수 연구팀, 세계 저명학술지에 논문 게재
  1. 학생들의 헌옷 판매 수익 취약계층 장학금으로…충남대 백마봉사단 눈길
  2. 김태흠 충남지사 "대통령 통합 의지 적극 환영"
  3. 민주평통 동구협의회, '화해.협력의 남북관계' 재정립 논의
  4.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착수… '수산물 유통 중심으로'
  5. 지역대 육성 위해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전국 최초 조례 제정

헤드라인 뉴스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 전국 최초 조례 제정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 전국 최초 조례 제정

지역대 육성과 안정적 지원을 위해 대전시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이하 라이즈)' 2차연도 사업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업 지속성을 위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라이즈 관련 운영 조례를 제정했는데, 라이즈 위원회 구성도 기업인과 과학기술계까지 포함해 다양화할 예정이다. 시와 대학 실무자 간 소통 협의체를 마련하고, 정부의 초광역 개편에 발맞춰 사업 계획을 수립해 내년에는 가시적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시는 라이즈 사업에 참여하는 지역 대학과 간담회..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